방울져 떨어지는 시계들의 파문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신은주.홍순애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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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을 좋아한다.

우리는 갖고 있지 못한 서사성과 스토리를 그들은 꽉 움켜쥐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때로 일본소설이 몹시 싫어진다.

너무 가볍고, 일상적인 문장들......

소설은 무엇보다 문장의 예술이기에, 문장이 아름답지 못하고,

문장에 힘이 빠져 있다면, 그건 이미 소설이 아니지 않을까.

히라노의 이번 작품은 문장의 힘을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가를 철저하게 실험한 단편집이다.

늦은 밤, 수도꼭지에서 똑똑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자꾸만 귀를 어지럽혀 잠 못 든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히라노의 이번 소설에서도 비슷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살아가면서 놓친 풍경들, 살아가면서 무심히 흘려보냈던 지난 상처들이, 내 마음 속에서 남몰래 얼마나 큰 파문을 일으키며 몰래몰래 크게 자라왔는지......

지독한 우울과 지루함에 견디기 힘들던 요즘....

히라노가 문득 발견하게 해준 내 안의 이 낯선 파문-

반갑고,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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