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의 기술 - 박병창의 돈을 부르는
박병창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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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기술적 분석보다 기본적인 분석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기술적 분석의 지표들은 이미 과거에 만들어진 지표이고, 그러한 지표를 해석하는 건 결국 뒷북치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본 서적에서 접근하는 기술적 분석에 관한 내용은 사뭇 다르다고 생각이 듭니다. "어떤 기술적 지표가 유용하니 이걸 써라, 주가 조작 세력의 뒤를 쫒아라, 기술적 지표를 통해서 미래 주가흐름을 예상할 수 있다~"라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기술적 분석에 관한 편견과는 다른 책이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다른 책이라 생각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술적 지표가 아니다!

단기 트레이딩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기술적 지표를 이용한 주가의 예측? 수 십번의 거래를 통한 수익 쌓아가기?

여러 가지 이견들이 나올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것은 거래비용(세금+수수료 등)을 감안하고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느냐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조건이 가장 중요하다고 가정한다면 "코스피가 다음달에 몇 포인트가 될 것이냐?"나 "거래횟수는 어느 정도인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될 겁니다.

특히나 단기 거래라면 단기 거래에 맞는 수익 포인트를 잡는게 중요합니다. 당장 오늘 치고 빠져야하는 데이트레이더에게 3개월 이상의 기간이 걸리는 회계지표나, 긴 기간을 두고 판단하는 기술적 지표는 무의미하겠죠.

그럼 단기 트레이더는 무엇을 참고해야 할까요? 책에서는 단기 트레이더, 그중 데이 트레이더와 단기 스윙트레이더(1주일 이내 등)가 사용하기 적합한 소재를 제공합니다.

바로 거래량+주가움직임 입니다. 책에 나온 용어를 사용하자면 곰(매도 주체)과 황소(매수 주체)의 움직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곰과 황소에 집중하는 이유는 주가를 움직이는 가장 큰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 다를 수 있겠지만요.)

호가창을 살펴보면 하루에도 수십 아니 수백,수천, 수만의 거래가 만나고 체결됩니다.

키움증권의 호가창

호가창은 좌측의 매도물량과 우측의 매수물량으로 구성됩니다. 주가는 매도물량보다 강한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오르게 됩니다. 그래서 상한가인 주식의 호가창을 보면 매수물량은 많은데 매도 물량이 하나도 없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매수세가 매도세를 삼켜버린 것! 즉, 황소의 힘이 곰의 힘을 압도한 것입니다. 반대로 주가는 매도세가 매수세보다 강해질때 하락합니다.

거래량은 매수 및 매도 체결 전체의 합이다. 즉. '많이 샀다고' 또는 '많이 팔았다고' 주가가 변하는 것이 아니고 '올려서 사고, 내려서 파는' 황소와 곰의 수급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그것이 주가 움직임의 핵심이며, 차트 분석의 핵심이다.

본문 p.23

즉, 단기 트레이딩에서 핵심은 주식을 얼마나 강하게 사려고(팔려고) 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매수세가 세지면 가격은 오르고, 매도세가 세지면 가격은 내릴테니까요. 많은 기술적 지표나 차트의 해석법이 존재하지만 저자분은 결국 본질은 하나이며 이를 해석하는 방식의 차이일뿐이라고 말합니다. 그 본질은 바로 주식에 가해지는 힘입니다.

주가의 기본적인 원리를 알았다고 해도 모든게 해결되진 않습니다. 결국 어떤 종목을 매매할지가 남아있으니까요.

매매종목을 선정하는 매매원칙. 그 매매 원칙을 위해 저자는 3종류의 상황을 제시합니다.

① 5일선 위에서 급등하는 주식.

② 5일선과 20일선의 사이. (상승하던 주식이 조정받을 때 사기.)

③ 20일선 아래. (급락 후 반등을 노리는 주식)

각 상황별 주식에 접근하는 방식은 다릅니다. 급등하는 주식, 눌림목(상승하다 조정받는 구간), 반등하는 주식 등 평가해야하는 방식과 접근 태도도 다릅니다. 그러나 위 세 가지 모두 해석은 앞서 말한 주가 움직임을 결정하는 매수세/매도세에 따라 접근합니다.

또한 각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A상황에는 B해야한다."라는 맹목적인 결론이 아닌 "어떠한 근거나 절차에 따라 A를 B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라는 관점이 여타 기술적 지표 서적과 차별화된 장점입니다.

매매 타이밍의 핵심적 개념.

첫 장에서 차트를 해석하는 방식이 나왔다면 두 번째 장은 매매 타이밍을 해석하는 방법입니다.

매매타이밍을 해석한다고 적혀있지만 책의 주요 내용은 단기 트레이더(스켈퍼~단기 스윙)들이 어떤 지표를 보고, 지표를 해석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책에서 다루는 지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시간

②가격

③거래량

④속도

⑤움직임과 멈춤

각 지표들은 저마다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또 자신이 매매하는 구간에 따라 바라봐야하는 시간대 역시 다릅니다.

예를 들어, 시간요소를 살펴본다고 합시다. 데이 트레이더라면 주가의 변동성이 심한 장 초반과 장 막판을 이용한 매매를 실시할 것입니다. 스윙이라면 종가베팅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각자의 방식에 따라 다른 시간지평선을 바라본다는 점입니다.

가격, 거래량, 속도, 움직임과 멈춤 역시 동일합니다. 각 지표가 주로 나타나는 현상과 그 움직임을 자신의 매매와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아쉬운 점과 느낀점

기술적 분석에 관한 책을 주로 읽는 편은 아닙니다만, 본 서적이 좋은 책이라는 점은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내가 이렇게 얼마를 벌었어!"라거나 "내 지표가 최고다!"라는 형식의 책보다, 주가의 움직임을 납득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와 함께 결합한 책이어서 그렇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첫째, 논리적 근거에 비해 데이터가 없던 점입니다. 책에서 나온 많은 논리와 그 전개방식은 납득할 수 있었지만 정말로 그러한 것인지 의문도 들었습니다. 5일선 위에서 제시한 매매방식이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는지, 공매도 잔량등을 이용한 투자법의 장기적 승률은 어느 정도인지 등 통계적인 요소가 없었습니다. 물론 책의 분량이나 내용 측면에서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관련 내용이 있었다면 보다 유의미한 책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둘째, 리스크 관리에 관한 부분이 부족했던 점입니다. 트레이딩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리스크 관리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베팅해야 적절한지는 많은 트레이딩 서적에서 다루고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해당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분할 매수와 분할 매도등을 활용하는 방식은 언급되어 있었지만 해당 부분을 체계적으로 다루는 부분이 부족해서 아쉬웠습니다. 돈을 버는 것뿐만 아니라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두 가지 아쉬움을 언급했지만 본 책의 장점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책 곳곳에서 보이는 많은 장점들이 휠씬 크니 말입니다. 가장 인상깊은 대목을 꼽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시장이 약세여서 급등하는 주식이 별로 없거나 주가 움직임의 힘이 약할 때, 급등 주식에 집중하던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약세 주식의 매매원칙으로 해야 할까? 그렇게 해서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시장이 아닐 경우 투자하지 않고 쉬는 것이 더 좋다.

대부분의 전문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 원칙에 맞지 않는 시황에서는 투자를 멈추고 쉬어간다.

본문 p.59

결국 기술적분석도 올바른 방식(수익을 내는 방식이겠죠)을 선택하고 이를 꾸준히 지켜나가는게 핵심이 아닐까 합니다. 적고보니 기본적 분석과 크게 다르지 않네요. 고수들은 통한다는 말이 맞나 봅니다.

무림고수는 서로 알아보는 법이다.

한 줄 평: 기술적 분석 지표가 아닌 원리를 보자.

추천 독자:

-기술적 분석에 관심있는 단기 트레이더.

-주가의 형성원리에 관심이 있는 독자.

-단기 트레이딩의 매매요소에 관심 있는 독자.

(호가창 스켈퍼분들에게는 별로 일수도..?)

난이도: 上

(용어는 간단하나, 내용을 이해하고 적용하는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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