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워런 버핏, 숙향의 주식 투자 이야기 - 더욱 진화해 돌아온 투자 고수, 숙향이 안내하는 경제적 자유의 길
숙향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숙향님의 신간이 나왔습니다!

한국의 가치투자자라면 이 한 줄의 문장말고 이 책을 표현할 다른 표현이 필요할까요?

숙향님은 한국의 가치투자자 중에서 그레이엄의 투자법의 계승자로 유명합니다. 전작에서도 본인은 버핏보다 그레이엄의 방식에 가깝다는 말을 하셨죠. 그래서인지 이번 서적도 출렁이는 변화구보다 우직한 직구가 가득한 책이었습니다.

(숙향님의 전작에 관한 짧은 서평입니다. )

큰 틀에서 주식투자 방법이 달라지셨거나, 아주 새로운 내용이 담긴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은퇴로 마주한 전업투자자의 삶''가치주 부진 장세를 돌파한 기록'에 관한 내용은 진화한 숙향님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 기쁘기만 합니다.

아마 이 서평을 읽으시는 분들은 숙향님의 첫 번째 책 '이웃집 워런 버핏, 숙향의 투자일기'를 먼저 접한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본 서평 역시 그 차이와 변화한 모습에 초점을 맞춰볼까 합니다.

(물론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께도 적합한 서평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숙향님의 마법공식

투자 구루들은 저서에서 자신들의 기업 가치 평가 공식을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마 해당 업무로 밥을 벌어 먹어야(?)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면에서 본인의 공식을 공개해주신 숙향님의 책은 무척이나 반갑습니다. 공식은 전작과 동일합니다.

내재가치 = (BPS + EPS X10) /2

BPS = 최근 연도 BPS

EPS = (최근연도eps ×3)+(전년도eps ×2)+(전전년도eps ×1) / 6

p.137

숙향님은 해당공식의 아이디어를 상속세법에서 비상장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서 얻었다고 합니다.

물론 공식에 해당한다고 모든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 한 가지 조건을 거신게 있는데요.

숙향님의 투자기업 선정 조건

1. PER이 10 이하일것

2. PBR이 1 이하일것

3. 배당수익률이 은행 정기예금 금리 이상일것

4. 순현금 기업일것

숙향님의 선정조건들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PER, PBR의 극단적 저평가는 안전하지만 시간을 요하는 투자법입니다. 언제 재가치를 받을 수 있을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그럴 때 아래의 3번, 4번 조건들이 시간의 위험성을 보완해줍니다. 높은 배당수익률은 투자자에게 지속적인 수익을 제공하고, 순현금 기업은 아무리 부정적인 상황이라도 기업이 망하지 않게 해줍니다.

네 가지 조건으로 언급하지 않으셨지만 'CEO 및 대주주의 임금 및 이력 등에 집중'하시는 모습 역시 책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이 조건 역시 망하지 않는 기업, 언젠가 재평가 받을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대주주가 뒷 주머니를 차고, 대량의 워런트를 발행하는 등 소액주주를 도외시 한다면 좋은 주식은 될 수 없습니다. 단순한 트레이딩 대상이 될 뿐이죠. 그런 의미에서 믿을 만한 대리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주식을 사는 것, 즉 도덕성 있는 경영자를 선택하는 것은 저평가 주식의 선정에서 중요한 기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능력있지만 정직하지 않은 경영자보다 정직하고 평범한 경영자를 선호한다는 버핏의 말처럼 말입니다.

숙향님의 최근 이야기

숙향님의 전작에 담긴 경험담과 지식들은2016년도까지의 내용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08년도 리만브라더스 사태'나 '97년도 IMF'와 같은 시기의 투자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요. 돈 주고도 못 들을 중요한 시기의 경험들이지만 이 후 주식시장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한 숙향님의 코멘트에 대한 갈증은 계속 되었습니다.

본 책이 전작과 다른 부분이라면 역시 이 경험에 대한 부분입니다. 본 책은 2016~2020년 사이의 가치투자자가 겪어야 했던 희노애락이 담겨져 있습니다.

2017년, 바이오주와 삼성전자만 가던 소위 '될.놈.될. 장세'

2018년, 미중 무역분쟁의 한 해.

2019년, 한 일 경제전쟁의 한 해.

2020년, 코로나로 인한 10년만의 대폭락 시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난이도 높은 시장이었습니다. 해당 시기에 '같이투자'가 아닌 '가치투자'를 하는 분들의 방식은 어떤 방식일까 싶은데요. 숙향님 같은 고수 분들도 수 많은 번민과 다짐을 반복한다는 점을 보면 참... 투자가 어렵다는 생각과 함께 위안이 생기기도 합니다.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역시 2017년 입니다. 다 같이 안 되면 모를까 나만 안 되면 그게 더 마음이 복잡해지곤 하는 법입니다. 책의 좋은 글귀를 하나 옮겨봅니다.

어쩌면 저의 가치투자는 '가치'를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4차산업이라는 엄청난 시대·산업의 변화를 멍한 머리와 게으름으로 말미암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요.

그러나 기업의 가치는 현재의 자산·수익 가치로 이미 나와있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적, 정확하게는 당기순이익과 확실하게 수령할 것으로 예상되는 배당금입니다. 설사 내년 혹은 그 후년에 정말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면서 크게 후회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실행하고 있는 이런 원리·원칙 그 이상의 수치·예상에 대해서는 눈 감고 귀 막으려고 합니다.

p.41~42

현재를 돌아보면서 원칙을 지키는 태도. 숙향님의 원칙은 18년도 큰 수익으로 돌아왔습니다. 올바른 원칙을 지키며 나아가는 것에서 숙향님 같은 고수와 저 같은 초보 투자자들의 차이가 갈리는 걸까요? ㅎㅎ;;

투자에서 내 방식이 틀린 것 같다는 흔들림이 올 때 돌아볼만한 문구입니다.

투자의 목적은...

숙향님의 2016년 책과 현재 책의 가장 큰 차이점은 '직장인 투자자'에서 '전업투자자'로 변신하셨다는 점입니다. 일반 전업 투자자와 다른 은퇴라는 비자발적 방식으로 말입니다.

숙향님의 책에서 나오듯 모든 투자자는 언젠가 전업 투자자가 됩니다. 그게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말입니다. 그리고 해당 시기에 마주하게 되는 소득 절벽의 충격은 누구도 피할 수 없습니다.

숙향님은 소득 절벽에서 벗어나는 훌륭한 대책으로 주식투자를 권유합니다. 배당을 지급하는 염가의 주식을 보유하는 숙향님의 방식 역시 이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배당금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의 창출, 저렴한 주식을 통한 고가 매수 방지, 분산투자를 통한 개별 기업 위험의 회피.

숙향님 투자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세 가지 장점은 젊은 투자자에게도 유용하지만 은퇴한 투자자에게 꼭 필요한 방식일 겁니다.

본 책의 PART3에 나오는 숙향님의 은퇴 계획 역시 투자자로써 참고할만합니다. 단순히 배당을 추구하는 방식보다 적절한 자본수익을 추구하는 것의 중요성, 시간이 지날수록 강력해지는 복리의 마법은 은퇴를 고려할 때 꼭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숙향님 투자방식을 보며 느낀 점이라면 투자의 목적이 단순히 '고 수익률의 추구'에 있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모든 개미들은 슈퍼개미를 꿈꾸지만 이를 위해서 감수해야 할 위험이 많습니다. 고 레버리지가 필요하다거나, 때로는 너무 리스크가 큰 투자를 해야할 때도 있습니다. 물론 슈퍼개미가 되신 분들의 투자실력도 훌륭하시고 본 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투자에서 추구해야 할 것은 고 수익률에만 있지 않습니다. 몇%의 수익률 상승을 위해 수 십시간을 모니터 앞에서 고뇌하기보다 즐거운 일들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더 가치있지 않을까요?

주식 투자의 목적이 돈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이지, 돈을 불리는 데만 있지 않다는 숙향님의 말씀처럼 말입니다.

전작과 차이점들.

전작에 이어 꼬박 4년만에 만나는 숙향님의 책입니다.

숙향님의 첫 책이 나왔던 2016년 11월 말경(11월24일) 코스피 종가는 1971.26포인트 였습니다. 두 번째 책이 발행된 2020.11.11일 종가는 2485.87포인트입니다. 4년동안 26%가량 올랐으니 대략 연 6% 가량의 수익률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모두가 위험하다 하는 주식투자지만, 단순 지수투자만으로도 은행 예금 금리의 3배 가량에 달하는(요즘 특판 금리도 2%대가 많으므로)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숙향님 말대로 주식시장에 장기 투자하는 것은 옳았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라 할 수도 있었겠지만 숙향님의 투자방식을 잘 따랐다면 더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도 있었겠습니다.

코스피 종가도 26%나 변화한만큼 숙향님의 두 번째 책도 본질은 변하지 않았지만 나름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앞서 언급했듯이 공유해주시는 시기의 변화입니다. 전작에서는 IMF시기, IT버블시기, 리만브라더스 사태의 기억들이 주를 이뤘다면 본 책에서는 최근의 주식시장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최근에 주식시장에 뛰어든 투자자에게는 본인의 경험을 떠올리며 다른 투자자들은 이렇게 생각했구나를 비교해볼 수 있는 좋은 내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08리만이나 IT버블의 광기와 공포는 미래의 어느 투자자라도 돌아볼만한 교훈이 되기에 한 번쯤 언급이있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마 이번 코로나 사태때 숙향님의 리만 사태에 대한 내용을 떠올리며 견뎌냈던 제 모습이 떠올라서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둘째, 다독가이신 숙향님이 인용하는 책의 종류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전작에서는 대망을 비롯해 다양한 문학서적들과 투자서적이 같이 언급되었다면 본 책에서는 투자서적이 많이 인용되었습니다. 특히 숙향이 추천하는 도서 104선(p.318)은 어떤 투자서적을 읽을까 고민하는 투자자에게 좋은 안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용하는 서적의 종류가 투자서적으로 집중된 데는 전작과 다른 책의 구성도 한 몫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전작에서는 2016년까지 31년간의 투자내공과 인생경험을 한 권에 담아내던 책이니만큼 본인의 소개나 성향에 관한 부분이 일부분 할애되었습니다. 그러나 본 책은 전작에서 많이 설명된 부분이 생략된 만큼 투자서적에 보다 집중된 소개가 있지 않았나 합니다. 물론 두 권 모두 훌륭한 책입니다.

셋째, 독자와 질의응답 부분입니다. 숙향님은 투자 카페에서도 포트폴리오를 공개하시고 활발히 활동하시는 만큼 질문을 던지는 독자들도 많은 모양입니다. 책을 내시고 이에 대한 독자의 질문에 답해주시는 코너가 전작과 달리 신설 되었습니다. 다른 독자들의 날카로운 질문과 명쾌한 답변은 독자에게 주는 또다른 선물이었습니다. :)

느끼는 점

숙향님의 투자법을 보며 느꼈던 것은 주식시장에 정말 다양한 투자법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최신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주신 부분에서 느껴졌습니다. '인포바인 투자 사례(p.241)'가 그 예 입니다. 보통 버핏의 투자법이 가치투자로 많이 거론됩니다만 해당 투자법은 투자하는 기업을 자세히 분석하는 것으로 일컬어 집니다. 소위 말하는 필립피셔의 '투자하는 기업의 숟가락 개수까지 파악하자'와 같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숙향님의 인포바인 투자는 조금 방식이 달라보입니다.

책에 언급된 부분에서는 "동사의 매력적인 재무제표에 반해 주식을 보유했으면서도 정작 이 기업의 사업(BM)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습니다.(p.241)"라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 후의 내용에 대해서도 동사의 현금과 재무제표, 경영진에 대한 내용은 있으나 사업모델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크게 담겨있지 않습니다.

숙향님 본인도 BM에 대해 문외한인 투자법이 어느 정도 위험성이 있다고 언급하셨습니다만, 저는 어쩌면 가치투자자가 가져야할 과감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했습니다. 최근에 읽은 어느 책에서는 단순히 저렴하다는 이유, 성장성이 좋다는 이유 등으로 과감하게 매수할 필요도 있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악수끝에 장고라는 말처럼 때로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게 가치투자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왜 주가에 선반영 되어있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물론 숙향님의 모든 투자 방식이 이렇다는 뜻은 아닙니다.)

책에서 아쉬운 점을 꼽자면 숙향님의 명언 "안 먹고 말아!"에 대한 설명이 생략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전작에서 나온 명대사인데요. 너무 비싼 주식은 사지 않으면서 외치시는 대사입니다.(전작 p.200) 저평가 주식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꼭 필요한 명구가 아닐까 싶은데요. 저평가 주식 투자에서 필요한 덕목인 인내를 가장 잘 표현한 대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책에서는 해당 대사에 대한 부분이 생략되어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한 줄 평: 안전한 주식투자의 길. 모든 투자자는 전업투자자가 된다.

추천 독자:

-안전한 주식투자를 지향하는 투자자.

-노후 준비에 고민하는 중년 투자자

-직장인 투자자

-숙향님의 전작을 읽어본 투자자.

난이도: 中

(전작과 같이 보면 더욱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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