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의 게임에서 승자가 되는 법 - 내 돈을 지키는 성공 투자 전략
찰스 D. 엘리스 지음, 이혜경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에 따르면 세상에는 '패자의 게임'과 '승자의 게임'이 있다.

승자의 게임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게임이다. 더 많이 성공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

테니스 경기라면 아름다운 샷을 통해 점수를 가져오는 프로들의 경기라 할 수 있겠다.

아름다운... 경기...?!

반대로 패자의 게임은 실수에서 점수가 나오는 게임이다.

끝없이 반복되는 실수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 상대방의 실수를 파고 들 수 있느냐가 바로 패자의 게임의 핵심이다.

아마추어들의 테니스 게임에서 점수는 멋진 서브,리시브가 아닌 실수에서 나오는 것처럼.

패자의 게임... 결코 크보를 비하하는 건 아닙니다...;;

저자에 따르면 주식시장에서 투자는 이미 '패자의 게임'이다.

모두가 이미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를 하고 있기에 상대방의 실수를 통해서 수익을 올리는 패자의 게임이라고 말한다. (테니스 패자의 게임과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패자의 게임이 된 주식시장

주식시장이 '패자의 게임'이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시장 유동성의 90%는 매섭게 훈련된

전문 투자자들에 의해 좌우된다.

2. 블룸버그 단말기, MBA 학위 등으로 무장한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실력은 일반 개인보다 뛰어나다.

3. 훈련된 매니저들에 의해 시장이 움직이기 때문에 실수를

통한 이익이 아니라면 초과이익을 달성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를 기반으로 시장은 초과수익을 달성하려는 노력이 성과를 좌우하기보다 상대방의 실수를 파고드는 일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시장으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패자의 게임에선 개인 투자자들이 초과이익을 달성하는 일은 당연히 어렵다. 그뿐 아니라 숙련된 매니저들마저도 비슷한 실력을 가지고 있기에 지속적인 초과수익은 더더욱 힘들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들은 섣불리 직접투자를 하거나, 뮤츄얼 펀드(공모 펀드)에 투자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개인 투자자에게 권유하는 투자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저비용으로 시장을 복제하는 인덱스 상품을 권한다.

인덱스 상품을 권유하는 이유는 바로 비용효율성에 있다.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에 의해 좌우되는 펀드는 연수수료가 1%에 육박한다. 자산가들의 돈을 맡기로 유명한 사모펀드뿐 아니라 공모펀드의 수수료가 그렇다.

펀드 수수료를 내고도 시장을 초과하는 이익을 창출해내는 펀드들은 몇 개나 될까?

이익을 창출해내는 펀드 중 장기적으로 시장을 상회하는 펀드는 또 얼마나 될까?

펀드의 수익률도 문제가 되지만 더 큰 문제는 해당 펀드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관한 것이다.

책에 따르면 미국에서 펀드 개설 10년 뒤, 기존 성격을 유지하면서 살아남은 펀드는 36%에 불과하다.

(책 p.204, 표17-4)

내가 가입한 펀드가 시장을 상회하는 수수료를 만들면서 내 노후를 책임져 줄 수 있을 만큼 자산을 굴려줄 확률은 얼마나 될까? 또 그러한 펀드매니저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까?

훌륭한 펀드매니저를 고른 후 일시적 부진을 감내하는 것까지 생각하면 개인투자자들에게 인덱스를 뛰어넘는 액티브 상품을 고르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리스크의 범위와 베팅의 한도.

시장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면 리스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리스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피할 수 없는 리스크피할 수 있는 리스크.

피할 수 없는 리스크는 주식 시장 자체에 투자하는 리스크를 말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경제든 정치든) 주식 시장이 급락하는 순간에 어느 주식을 막론하고 시장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이렇게 내가 어떤 주식을 들고 있든 피할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위험을 피할 수 없는 리스크라고 말한다.

피할 수 있는 리스크는 특정 주식이나 주식군(IT, 반도체, 건설)과 같은 섹터에 투자함으로써 발생하는 리스크를 말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건설산업이 불황을 겪게된다면 해당 리스크는 건설 섹터에 해당하는 주식이나 주식군에만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러한 리스크는 다양한 섹터나 주식에 분산 투자 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

저자는 두 가지 리스크뿐만 아니라 개인의 투자 방식에 따라서 리스크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았다.

장기투자자를 예로 들어보자.

30년뒤 주식을 인출하거나 배당을 받을 목적으로 인덱스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는 단기적인 1~2년의 변동성은 리스크로 간주하면 안 된다. 정확히는 해당 리스크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며 빈번한 거래를 통해 더 많은 수수료를 지불하는 행위를 그만둬야 한다. 그에게 발생할 리스크는 높은 인플레에 의한 장기적인 자본이익의 손상이지, 단기적인 수익률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기투자자는 시장의 변동성을 이용한 수익률 극대화가 아닌 장기자산배분 전략을 통한 인플레 방어에 초점에 두어야 한다.

개인 투자자들의 목적은 시장 수익률 상회가 아닌 필요한 때에 인출해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의 확보다.

돈이 최우선 가치가 아니라면, 시장 수익률 상회보다 주변 사람들과 같이 지내는 시간이 풍요로운 삶의 조건일 것이다.

물론, 삶에서 베팅의 순간은 온다.

왜 찰스 다윈도 그러지 않았는가, 인생에 3번의 기회가 온다고.

저자도 훌륭한 투자 기회가 올 수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해당 기회가 왔을 때 무작정 뛰어들기보다 다음의 질문을 던져보기를 추천했다.

1. 그 계획이 진짜 제대로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2. 무엇이 잘못될 수 있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3. 이 한 번의 투자에 내가 포트폴리오 상당부분을 투자해야 한다고 분명히 확신하는가?

4. 만약 가격이 하락하면 진짜로 더 많이 매수하고 싶어질까?

p.146

명심하자. 기회가 왔을 때 리스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인생의 기회가 아닌 투자의 기회가 왔을 땐 더욱이!

총평 & 아쉬운 점.

300페이지에 가까운 책이지만 내용은 간단하다.

내가 투자전문가 오래해보니까 알겠드라,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따라가기보다 인덱스가 더 나은 듯.

근데 주식 비중은 좀 많이 드는 게 나을듯.

책 내용은 요런 느낌이다...

맞다. 대다수 개인들에게 맞는 방식이라 생각한다. 워렌 버핏도 매일 2~3시간씩 투자에 신경을 쏟을 자신이 없다면 인덱스가 더 낫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너무 단편적인 전략을 나열한게 아닌가 싶다. '패자의 게임'이라는 용어와 함께 시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은 좋았으나 너무 단편적인 내용에 치우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강조한 '인덱스 상품'만 해도 그렇다. 시장 수익률을 추구하는 전략을 베타(β)전략이라고 한다.

저자는 단순히 인덱스를 이용하는 게 좋다는 말로 책을 끝맺었지만 베타전략은 그 깊이도 다양성도 만만치 않게 깊다.

최근 발간한 '절대수익 투자법칙'이라는 책에서 나왔듯이 '올웨더 포트폴리오' 역시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면서 낮은 변동성과 1~2%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고 있다.

https://blog.naver.com/dhghtjq/222047829045

올웨더 외에도 '올 시즌스', '영구 포트폴리오', '60/40'전략 등 베타를 추구하는 전략은 다양하다. 그러나 책에서 언급된 전략은 주식 인덱스 투자라는 설명에 국한된 것이 아쉽다.

한 가지 더. 베타 전략의 가장 큰 맹점은 과열된 시장에서도 공포에 질린 시장에서도 선택이 아닌 시장에 휩쓸릴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위대한 나스닥도 닷컴 이후 전고점 회복에 15년 걸렸다.;;

닷컴 버블 이후 시장이 회복되는데 15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일본 주식시장은 30년에 가까운 시절동안 전고점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버블의 한 복판에서 투자를 시작한 사람은 어떡하란 말인가??

비단 닷컴까지 가지 않더라도 최근 코로나 사태에서 S&P500은 -30%가 넘는 폭락을 기록했다. 아무리 단기 변동성을 무시하라 해도 깊은 골짜기를 무시할 수 있을까..?

그럼 어찌해야 할까, 좋은 투자법은 존재하지 않는걸까?

좋은 투자법은 존재하지 않는가..?

주인장은 투자자의 심리 안정을 위해 책에서 '자산배분전략'을 조금이라도 언급했으면 했다.

아마 지면 상 문제가 더 컸겠지만, 단순한 인덱스 전략으로 책을 마무리 지은 부분이 아쉬웠다. 세상은 인내심 뛰어난 성인군자 분들만 있는게 아니다.. TT

국내에 적용해보면..?

책의 초입에서 옮긴이 분이 말한 것처럼 이 책은 미국 시장을 기반으로 나온 이야기다.

그렇다면 한국 시장에선 어떨까? 몇 가지 부분에서 잘 들어맞는지 확인해 보았다. 확인한 점은 다음과 같다.

1. 한국 펀드 수수료도 비싼가?

2. 국내 주식시장은 어떤가?

(기관투자자비중/우상향여부 등)

첫째, 국내 펀드 수수료는 어떠한가? 이다.

책에서 저자가 언급한 펀드의 수수료는 1%가 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했다. 국내는 어떨까?

아래의 그림은 네이버 금융에서 확인한 국내 주식형 펀드의 개략적인 개요다.

음... 수익률 뿐만 아니라 총보수도 1%를 넘는 경우가 왕왕 보인다.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순. 총보수가 1%가 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일단 수수료로 연마다 1%를 넘게 주고 시작하는 것 같다.;;

수익률은 어떨까? 네이버 펀드에 나와있는 '국내 일반주식형 펀드'와 '국내 중소형 펀드'의 올해 수익률과 3년 수익률을 비교해 보았다.

우측이 일반주식형 펀드, 좌측이 중소형주식펀드.

일반 주식펀드의 3년 수익률은 -4.55%, 동기간 코스피 200의 수익률은 -4.49%다. 1%수수료를 감안하면 실제 수익률은..;;

중소형 펀드의 경우 조금 더 낫다. 3년 수익률은 +4.58%, 동기간 코스피 소형주 수익률은 -3.33%다. 올해 수익률은 어떨까? 올해 펀드 수익률은 +10.42%, 동기간 코스피 소형주 수익률은 +5.37%다. 훌륭하다!

그러나, 3년 보유하고 4%대 후반 수익률인데, 연 1% 수수료를 떼면 어떻게 될까..;;

물론 지속적인 우상향을 보여주는 펀드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펀드의 수익률이 지속할지 의문이 들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가 과연 그런 펀드를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다. 내가 맡긴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인력이 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사에 따르면 펀드매니저의 평균 근무기간이 5년 10개월에 불과하다. 기존 3년 동안 뛰어난 실적을 기록한 펀드매니저가 내돈을 맡은 후 2년 뒤에 빠져나간다면 그 펀드는 내가 원했던 펀드일까..?

액티브 펀드매니저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뛰어난 실력을 인정한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수수료와 펀드의 지속여부 문제는 한국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다.

둘째, 미국시장과 한국 시장의 특성비교다.

저자는 미국시장을 90%의 유동성을 기관투자자가 지배하는 시장이라고 했다.

국내시장은 어떨까?

2019년 기준 코스피 거래대금의 48%, 코스닥 거래대금의 85%의 비중을 개인투자자가 차지하고 있다. 과연 패자의 게임이 실현될 만한 자금을 기관 투자자가 운용하고 있는가?

2020년 동학개미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상황은 더 급변했다.

국내증시는 하루 거래금액의 80%가 개인투자자인 시장이 되었다.

기관투자자들보다 수익률이 저조함을 떠나서, 미국시장을 지배하는 주체가 기관이라면 한국시장은 개인투자자의 비중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국내 증시가 패자의 게임인지 자문해야 하는 수치라고 생각한다.

인덱스 상품의 효과도 국내에 적용될지 의문이다. 박스피라는 오명이나 코스피의 우상향에 대한 의문을 떠나 한국시장의 문제점 중 하나가 특정 섹터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코스피200에서 33%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단순히 인덱스에만 투자하는 전략으로는 '피할 수 있는 리스크'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는 것이다.

저자의 말이 미국시장에서는 적절할지 모르겠으나 국내증시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투자자를 위한 변-패자의 게임에서 개미의 생존법은?

저자가 제시한 패자의 게임의 생존법은 패자의 게임을 하지 않는 것이다.

시장 수익률을 이기기 위해 노력하거나, 그러한 펀드매니저를 찾기위해 노력하기보다 문제의 초점을 바꾸는 것이다. 즉, 시장 초과수익률을 노리는 패자의 게임 보다 '장기목표, 자산 구성, 투자 정책' 등에 집중하는 승자의 게임으로 문제를 바꾸는 것이다.

그러나 조금 다른 시각에서 패자의 게임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가 생각한다.

빅쇼트의 인물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는 패시브 투자와 ETF가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주범이라 지적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대다수가 평균을 따라가려 할 때 시장에 그 만큼 기회가 존재하리라 생각한다.

국내 증시가 기관 투자자 및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력 아래 놓이지 않고 있다면 (저자의 말대로 유동성의 90%에 달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시장은 불합리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 투자자가 기관투자자를 이겨야 할 필요는 없다. 개인투자자들의 목표는 충분한 주주환원과 성장을 보여주는 기업과 동행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장에 급급하지 않고 뛰어난 주식과 기업을 찾는 데 노력한다면 그것만으로도 투자의 목표와 수익률 달성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한다.

물론 인덱스와 자산배분을 적절히 활용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최대 무기를 버리지 않으면서 말이다.

오타:

p.126의 주석 25에 주석24와 동일한 내용이 적혀있다. 오타로 보인다.

한 줄 평: 평범한 사람들의 위한 비범한 투자법.

추천 독자:

-패시브투자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

-주식하고는 싶지만 뭔지 잘 모르겠고 어렵다는 친구.(혹은 가족)

-펀드말고 다른 방식에 끌리는 투자자.

-인덱스 상품에 대해 궁금한 투자자.

난이도: 中上

(초보자가 보기에는 어려운 내용과 용어가 많다. 문체가 딱딱하다.;;)

※이 책은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작성되었습니다. 저자와 번역가 출판사에 감사의 관점이 들어있을 수 있으니 취급주의!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