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이상하다. 우선, 건설업체나 첨단 기술업체들의 수주로 인해 미국업체들이 OPEC의 오일달러를 흡수할 것이라는 논리가 살짝 불안해 보인다. 미국을 제외하고도 다른 나라도 얼마든지 수주 계약에서 흘러나오는 달러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당장 우리나라의 중동건설붐을 봐도 그렇다. 물론, 사우디 등 친미적인 정권에서 혜택을 준다면 어떨까? 하는 전제가 깔린다면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긴 하다.
그러나 두 번째 주장은 좀 더 이상하다. 달러를 찍어내 얼마든지 염가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미국이 공납품을 받듯 상품을 받을 수 있다고? 이거 왠지 MMT(Modern monetary theory)아니야..?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미국이 염가로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찍어내야 한다. 그런데 달러가 많아질수록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는가. 실제로 미국도 인플레이션 파이터라는 폴 볼커 전 연준 이사장 시절(79~87)에는 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며 자국경제를 희생하면서 고생했었다.
그런데 얼마든지 염가로 구매할 수 있다고 해석하다니, 뭔가 이상하다.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것 없이 염가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인플레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이론이 성립해야 한다. 그게 바로 MMT일텐데, 70년대부터 미국이 MMT를 주장하며 인플레 없이 달러를 찍어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코소보 사태에서 NATO군의 개입이 유로화 견제를 위했다는 말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NATO군이 미국의 뜻대로만 돌아가는 구조인가? 다국적군이 아니었던가. 설사 미국이 정말로 유로화 견제의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면 그 의견에 EU가 쉽게 동의하며 원하는 대로 끌려갔을까? 그저 그럴듯한 음모론으로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저자의 주장은 '제 6장: 향후 황금은 다시 화폐의 왕좌를 차지할 것인가?'라는 대목에서 더 종횡무진 돌아다닌다.
중국의 위안화가 국제통화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금이 수단이 될 수 있다. 라는 주장들은 거침없이 흘려 보낸다. 결국 저자는 현재 통화체재를 깍아내리고 위안화의 부상을 바라는 것일까? 이 책은 이를 위한 수단인 걸까! 나는 엄청난 프로파간다에 휘말려 버리고 만건가!!!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