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큔, 아름다운 곡선 자이언트 스텝 1
김규림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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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을 고를 때, 사람마다 보는 기준이 있다. 책 표지나 책 제목, 그리고 출판사를 보기도 한다. 나는 주로 작가의 믿음으로 책을 고르는 편에 속한다. 그래서 첫 소설을 응원하는 자이언트 스텝 시리즈는 나에게 책을 고르는 데 새로운 도전이었다.


<큔, 아름다운 곡선>은 잘 읽히는 것은 물론, 쉽게 이야기에 다가갈 수 있었다. 현실에 일어나지 않은 세계에 관해서 글을 쓴다는 건, 하나의 세계관을 창조해야 하는 일이다. 그럴수록 세계관의 허점이 드러나기 마련인데, 이 소설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깨끗할 만큼 빈틈 없었다.


이 소설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건 사랑이다. <큔, 아름다운 곡선>은 사랑을 '쉽게' 다루지 않았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은 어느 순간에 확 와버린 것이 아니라, 천천히 당신에게 녹아드는 사랑이다. 사랑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편견 없이 그저 '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려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영화 <Her>이 떠오를 만큼, 사랑에 관해 진지하고 아름다웠다..


또한, 인상 깊었던 점은 에필로그다. 1부와 2부 사이에 에필로그가 있다는 건, 나에게 새로운 구성이었다. 에필로그는 소설 속에 생겼던 궁금증을 풀어주었고, 정말 소설 속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큔, 아름다운 곡선>은 자이언트 스텝 시리즈의 아주 좋은 시작이다. 세상에 없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참신함과 아름답기도 한 사랑 이야기. 이는 다음 자이언트 스텝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채워준다. 

저도 이제 당신처럼 유한한 삶을 살게 됐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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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일 (양장)
이현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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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겪었을 사춘기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실 책이 꽤 두꺼워서 "못 읽으면 어쩌지" 걱정했다. 그러나 괜한 걱정이었다. 이틀 동안 다 읽었다. 하루만 투자해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거다. 그 이유는 문장들이 서로 잘 연결되어서 자연스럽게 잘 읽힌다. 이런 책이 굉장히 오랜만이었다. 나도 영상 미디어에 익숙해진 사람인지라, 요즘은 책 읽기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막히는 부분이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분 없이 술술 잘 읽었다. + 작가의 문체에 감탄했다..!!!


단순한 소재와 익숙한 인물들이다. 특이하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뻔한 이들의 이야기에 서서히 스며들었고, 궁금하게 만드는 부분도 있어 지루하지 않았다. 뒤에 갈수록 "뻔한 이야기"라는 생각에서 벗어났다. 그러니 이 소설은 끝까지 놓지 않고 읽어야 한다.😲


주변에 한 명쯤은 있을 것 같은 나래, 보람, 곽근 등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그럼에도 전혀 헷갈리거나 "얘가 누구야"하지 않았다. 이름을 딱 들으면, '아. 시끄러운 애'하고 떠올랐다. 그만큼 작가가 인물의 성격과 이름, 상황을 잘 꾸렸다는 뜻이다.


작가를 모른 채로 읽었던 소설이다. 다 읽고 난 후, 인터넷검색을 통해 알았다. "이현" 앞으로 그의 작품을 찾아볼 것 같다. 읽으면서 그들과 함께 고등학교를 다시 다니는 것만 같았다. 내가 그들과 함께 같은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공감이 됐다. 그리고 나 혼자만의 공감이 아닐 거라 믿는다.


호정이와 은기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여전히 각자의 일과 공부를 하며 살아갈까? 아니면 여전히 상담하고, 돈 벌며 치열하게 살아갈까? 그건 잘 모르겠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 눈물을 흘리며 조금씩 버티고 있다. 지금은 충분하지 않다. 현재 텅 빈 곳이 채워지진 않을 것이다. 그래도 조금 시간이 지나면, 서로가 있다는 것만으로. 그것만으로 충분해 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때의 은기를 생각하면 기우뚱한 가로등이 떠오른다. 한낮에 홀로 불이 켜져 있는 가로등. 그러다 밤이 되면 슬그머니 빛을 잃고 어둠에 잠기는 가로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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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 산책하듯
김상현 지음 / 시공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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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에 호감이 있다. 하지만 산책이 나의 귀찮음을 이기지 못해서, 고작 학교 가는 길이 나에겐 산책이었다. 항상 친구와 등하교 했던 나는, 친구에게 가끔 거짓말하며 혼자 걸어가곤 했다. 그럴 땐 부정적인 기분에 가득 차서 혹여나 친구에게 상처를 줄까 두려워서였다. 혼자 걸어가면 생각이 정리되고, 멍한 기분이 들어서 나는 길에 기분을 풀어놓았다.

 

하루 동안 책 한 권을 읽는 건 오랜만이다. 뻔한 말이지만, 책 자체가 제목 자체이다. 매 순간 산책하듯 그림을 보고 읽었다. 읽고 나니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평소 책을 읽을 때, 작가님의 조언들을 듣고 있는 혹은 이야기를 듣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말하지 않은 채 그저 길을 걷는다. 누구의 이야기도 않은 채 온전히 걷는 길.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알 것만 같은 느낌을 간직하고 있다. 그 길은 도시 중에 가장 시골 같은 곳일 것이다. 그런 곳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서, 온전히 둘만 걷는 곳. 나는 그런 곳에서 작가님과 걸은 듯하다.

 

공감이 가득한 책이다. 생각에 잠기면, ‘나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사나?’, ‘너무 깊게 생각하나?’ 하면서 생각의 깊이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이젠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구나하며 피식 웃을 것이다. 공감의 위로를 슬며시 건넨 책이 있기에 나는 덜 외롭게 생각할 것 같다. (작가님은 위로가 싫다고 했지만, 나한텐 이것이 좋은 영향이다.)

 

오래 마음속에 남는 책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산책에 대한 호감이 행동으로 옮겨가 내 삶에 변화를 줄 듯하다. 좋은 책이 무엇인지 정의를 내릴 순 없지만, 내 삶에 작은 변화를 준다면 그것이 좋은 책 아닐까?

 

아슬아슬해서 잊어버리고 싶은 어떤 순간. 과감하게 끊어내면 가벼워질 수 있을까. 하지만 확신이 없어서, 일단 묶어두어본다. 상처는 여전히 그대로, 매끄럽게 이어지지도 않겠지만, 매듭은 항상 눈에 띄고, 어딘가에 툭툭 걸리니까 종종 돌아봐주었음 해. 그때 내가 위태로웠음을.’

 

시공북클럽에게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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