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쪽 그럼에도 아주머니가 프랑수아즈를 집에 두었던 것은, 그녀의 잔인함을 잘 알면서도 그 시중을 높이 샀기때문이다. 마치 성당 채색 유리에 합장한 모습으로 그려진 왕과 왕비의 치세가 실제로는 피로 얼룩진 역사임을 보여 주듯이, 나는 점차로 프랑수아즈의 상냥함이나 뉘우침 또 여러 미덕들이 부엌 뒤채의 비극을 은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P217
220쪽 이와 마찬가지로 프랑수아즈는 어떤 하인이라도 우리집에 오래 붙어 있지 못하도록 그 끈덕진 의지로 매우 교묘하고도 가혹한 술책을 썼는데, 그해 여름 우리가 거의 매일같이 아스파라거스를 먹어야만 했던 것도, 아스파라거스 껍질을 도맡아 벗기던 부엌 하녀가 냄새 때문에 심한 천식 발작을 일으켜서 마침내 우리 집을 떠날 수밖에 없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을 우리는 여러 해가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 P220
214쪽 "젊은이, 자네에게는 하늘이 항상 푸르기를 바라네. 그러면지금 내게 다가오는 이 시간처럼, 숲은 이미 어둡고 밤이 빨리 저무는 시간이 와도, 내가 지금 하늘을 쳐다보면서 그러듯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을걸세." - P214
226쪽 그러나 게르망트라는 이 이름에, 우리 친구의 푸른 눈 한가운데에는 마치 보이지 않는 바늘 끝으로 찔린 듯 작은 갈색홈이 나타났고, 눈동자 나머지 부분은 하늘색 물결을 분비하면서 반응했다. 눈꺼풀 언저리가 검어지더니 아래로 축 처졌다. 그리고 쓰디쓴 주름이 잡혔던 입은 이내 제 모습을 되찾으면서 미소를 지었다. 반면 그의 시선은 흡사 온몸에 화살을 맞은 아름다운 순교자의 시선처럼 여전히 고통스러워하는 것같았다. "아니, 나는 그들을 알지 못한다네."라고 그가 말했다. - P226
233쪽 ·"제가 하려는 말은 그게 아닙니다." 하고 나무처럼 고집 세고 하늘처럼 냉혹한 아버지께서 가로막았다. "장모님께 무슨일이 일어날 경우, 외진 곳에 있다고 느끼지 않으시도록 혹시그곳에 아시는 분이 있나 해서 물어본 겁니다." "어느 곳에서나 마찬가지로 그곳에서도 나는 누구나 알지만, 동시에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라고 르그랑댕이 좀처럼 항복하지 않으며 대답했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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