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쪽 그러나 몇 해 전부터 나는 더이상 아돌프 할아버지 방에 들어가지 않았다. 내 잘못으로 할 아버지와 우리 가족 사이에 생긴 불화 때문에 할아버지가 콩브레에 오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그 상황은 이렇다. - P133
138쪽 그리하여 - 수업 시간이 변경되어 운이 나쁘게도 몇 차례나 할아버지를 만나러 갈 수 없었고 또 앞으로도 만나러 갈 수없다는 구실로 -어느 날인가 나는 우리가 방문하기로 정해진 날이 아닌 다른 날, 마침 부모님께서 점심 식사를 평상시보다 일찍 끝내셨으므로 그 기회에, 혼자 가도 좋다고 허락받은 광고 기둥 대신 할아버지 댁으로 달려갔다. - P138
145쪽 실제로 그 기억이 얼마나 강렬했던지, 두 시간 후에는 부모님께 수수께끼 같은 두세 마디 말을했고, 그것만으로는 내게 부여된 새로운 중대한 의미를 충분히 분명하게 전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져, 내가 할아버지를 방문한 것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얘기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것이 할아버지에게 누를 끼치리라고는 결코생각도 하지 못했다. 내가 그걸 원치 않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길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내가 별로 나쁘게 생각하지 않은 방문을 부모님께서 나쁘게 생각하시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 P145
143쪽 나는 일어섰다. 분홍빛 드레스를 입은 여인의 손에 키스하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을 느꼈으나, 마치 그녀를 유괴라도 하는 것 같은 지나치게 대담한 행위처럼 느껴졌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해야 할까, 하지 말아야 할까?‘ 나는 망설여졌다. 드디어 무엇인가를 하는 데 있어 해야 할지 어떨지를 묻는 것은그만두기로 했다. 그래서 조금 전까지 그녀를 위한 것이라고생각했던 모든 이유들을 내팽개치고, 맹목적이고도 무분별한몸짓으로 그녀가 내민 손에 입술을 갖다 대었다. - P143
136쪽 배우들의 연기는 아직 내가 모르는 세계였지만, 예술이 보여 주기를 허락한 모든 형태들 중에서 내가 예술을 느낄 수 있는 최초의 형태였다. 각각의 배우가 대사를 낭독하거나, 긴독백에 어떤 미묘한 느낌을 풍기는 방식에서 가장 미세한 차이들이 헤아릴 수 없이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 P136
146쪽 그 일이 있은 지 몇 년 후에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지만, 돌아가시기 전까지 우리 가족들 가운데 어느 한 사람도 할아버지를 결코 다시 보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은 문이 잠긴 아돌프 할아버지 방에 들어가지 않게 된 것이었다. 부얶 뒤채 근처에서 서성거리고 있으니까 프랑수아즈가......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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