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358쪽하지만 무리는 그가 달아나는 것으로 만족하고 더 이상 총을 쏘지 않았다. 그리고 겨우 정신을 차린 산초를 그의 당나귀에 실어 주인 뒤를 따라가게 내버려 뒀다.
산초가 당나귀를 몰 만큼 정신이 들었던 것은 아니고, 그저 당나귀가 로시난테의 발자국을 따라갈 뿐이었다. 당나귀는 로시난테 없이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었던 것이다.
돈키호테는 상당한거리까지 떨어지게 되자 고개를 돌려 산초가 따라오고 있는 것을 보고 그를 기다렸다. 그를 추격해 오는 자가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말이다. - P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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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다시는 당나귀 울음소리를 내지 않을 겁니다요. 하지만 편력 기사가 도망가느라 자기의 훌륭한 종자를 적의 수중에 내버려 둬 쥐똥나무 가루나 맷돌에 갈리는 밀처럼 녹초가 되게 만들었다는 말은 꼭 할 겁니다요.
물러나는 자는 도망가는 게 아니야.
돈키호테가 말했다.
왜냐하면 산초, 잘 알아 두게.
신중함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용기는 무모함으로 보며, 무모한 자가 이룬 무훈은 그의 용기라기보다 오히려 요행으로 인한것으로 보기 때문이지.
그래서 고백하건대, 나는 물러선 것이지 도망간 것이 아니네. 이 일에 있어서 나는 많은 용사들을 따라 했던 셈이야. - P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