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4쪽 그만하게, 산초, 말을 삼가게, 넘어지지 않도록 말일세. 하지만 사실 자네가 그 거친 용어로 죽음에 대해서 한 말은 훌륭한 설교가나 할 수 있는 말이긴 하지.
자네에게 말하는데 산초, 자네는 천성이 착하고 사려가 깊어서 손에 설교대 하나만 쥘 수 있다면 그런 잡소리들을 하면서 세계를 돌아다닐 수도 있을 걸세. - P274
22-295쪽 그렇게 30분쯤 그대로 있다가 다시 밧줄을 당겨 올리기 시작했는데 아무런 무게도 느껴지지 않고 밧줄이아주 쉽게 올라왔으므로, 그들은 돈키호테가 동굴 안에 그대로 갇혀 버린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걱정에 산초는 비통하게 울면서 사실을 확인하고자 다급하게 밧줄을 끌어 올렸는데, 80브라사쯤 올렸을 때 무게감이 느껴지기 시작해 두 사람은 기뻐 어찌할 바를 몰랐다.
...
나리, 아주 잘 돌아오셨습니다요. 우리는 나리께서 그곳에 살림이라도차리신 줄 알았습니다요」하지만 돈키호테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다 꺼내 놓고 보니 그는 두 눈을 꼭 감은 채 잠들어 있는 모양이었다. 땅바닥에 눕히고 묶었던밧줄을 풀었는데도 눈을 뜨지 않았다. 그들이 몇 번이나 둘러치고 메치고두들기고 흔들기를 한 끝에야 돈키호테는 아주 깊고도 깊은 잠에서 깬듯 기지개를 켜면서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놀란 듯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 P295
20-273쪽 자네의 그 침묵은 지금까지 자네가 말했고 지금도 말하고 앞으로도 살면서 계속 말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걸세. 더군다나 내가 죽는 날이 자네가 죽는 날보다 먼저 온다는 것은 무엇보다 당연한 이치일세. 그러니 자네가 입 다물고 있는 모습을 내가 보게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조차할 수 없군. 자네가 마시거나 잠을 자고 있을 때라도 말일세. 그나마 그것이 내가 신신당부할 수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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