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광기도 놀랍지만 그 종자의 단순함은 더하네요. 
섬에 대해 저토록 믿고 있으니, 아무리 실망을 거듭해도 머릿속에서 그 생각을 끄집어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저들을 고쳐 주시도록 기원하며......
신부가 말했다. 
우리는 지켜봐야겠지. 그 기사와 종자의 터무니없는 이 상상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두고 보세나. 마치 두 사람이 똑같은 틀에서 만들어진 듯하니 주인의 광기도 종자의 바보짓 없이는 한 푼 가치도 없을 것 같군. - P78

이미 잊힌 기사도를 내가 다시 소생시켜 세상에 되돌려 준 일에 대해서는 뭐라고들 하던가? 

그러니까 산초, 이러한 일들에 대해서 자네가 들은바들을 내게 말해 주면 좋겠네.

좋은 일을 부풀리거나 나쁜 일을 없애거나 하지 말고 말일세. 충신은 아부하느라고 부풀리거나 쓸데없는 존경으로 줄이거나 하는 일 없이, 사실을 있는 그 모습 그대로 주인에게 말씀드리는 법이네. - P80

용기라든가, 예의범절이라든가, 무훈이라든가 하는 나리의 일에 대해서는 하는 말들이 다 다릅니다요. 

<미쳤지만 재미있다>라고 하는 사람도있고,
 <용감하지만 운이 없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으며, 
<예의는 알지만 적절치 않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요. 동네에 하도 말들이 많아서 나리나 저나 뼈 하나 온전하게 남지 않을 정도입니다요. - P81

그러니 산초! 나에 대한 이야기도 훌륭한 사람에 대한 이런 중상들인 게야. 자네가 말한 것보다 더 심한 게 아니라면 말일세.

빌어먹을, 바로 그거라니까요!
산초가 대답했다.

더 있단 말인가?
돈키호테가 물었다.
아직 꼬리의 껍질도 벗기지 못했습니다요.
산초가 말했다. - P82

어젯밤에 바르톨로메 카라스코의 아들이 살라망카에서 공부해서 학사가 되어 돌아왔기에 제가 인사를 하러 갔었습니다요. 

그런데 그 사람 말이 나리에 대한 이야기가 <기발한 이달고 돈키호테 데 라만차>라는 이름으로 이미 책이 되어 나돌고 있다는 겁니다요. 그리고 저에 관해서도 산초 판사라는 바로 제 본명으로 그 책에서 이야기되고 있으며,
둘시네아 델 토보소 님에 대한 것이며 우리 둘만이 보냈던 다른 일들까지 몽땅 나온다고 했습니다요. 저는 그저 놀라 성호를 그었지요. 어떻게 그런 것들을 작가가 다 알 수 있었는지 말입니다요. - P82

각자 취향이 다르듯이 의견들이 다양합니다. 

누구는 기사님 눈에 브리아레오스나 거인으로 보였던 풍차 모험이라고 하고, 

또 누구는 물방앗간 모험이라고 합니다. 

나중에야 두 무리 양 떼로 보였던 두 군대에 대한 이야기가 좋다고 이 사람이말하면, 

저 사람은 세고비아에 묻으려고 운반해 가던 시체 때문에 벌어진모험을 칭찬하지요. 

한 사람이 갤리선으로 끌려가는 죄수를 해방시킨 대목이 다른 모험들보다 월등하다고 하면, 

다른 사람은 용감한 비스카야인과의 싸움을 포함해서 성 베네딕트 교단의 두 거인과 있었던 모험에 견줄 것은 없다고 합니다.
「학사님」 산초가 말했다.
거기에 양구에스들과 벌인 모험이 들어 있나요? 그 왜 우리 착한 로시난테가 변덕이 나서 말도 안 되는 짓을 할 마음이 생겼던 그때 일 말입니다. - P87

「그 일은 하느님께 맡기시오, 산초」 돈키호테가 말했다. 

그러면 모든게 잘될 것이오. 아마 그대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잘될지도 모르지. 하느님의 뜻이 아니면 나무에 있는 잎도 움직이지 않으니 말이오.

「그렇습니다. 삼손이 말했다. 
「하느님이 원하신다면야 섬 1천 개라도산초에게 다스리게 하실진대, 하물며 섬 하나쯤이야 반드시 주시겠죠.

「제가 여기저기서 통치자를 보아 왔는데......」 산초가 말했다. 「제가보기에 제 신발 바닥에도 미치지 못할 인간들인데 <나리> 소리를 들으며은으로 떠받들어집니다요.」 - P90

3-94쪽

하지만 저는 그런 비평자들이 좀 더 인정이 많아지고 좀 덜 용의주도해져서 자기들이 험담하는 작품의 밝디밝은 태양의 미립자에까지 신경을 쓰지 않아주었으면 합니다. 

훌륭한 호메로스도 때때로 존다라는 말도 있으니,
가능한 한 작품에 그림자를 적게 하고 빛을 주기 위해서 작가가 깨어 있었던 사실을 더 많이 고려해 주었으면 한답니다. 

그리고 그들이 좋지 않게 본 것이 아마도 한낱 점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사실 그 점이 때로는-얼굴을 더 아름답게 보이게도 하거든요. 

아무튼 저는 책을 출판하는 사람들은 대단한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말씀드리는겁니다.

책을 읽는 사람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을 쓴다는 일은 불가능하고도 불가능하니까 말입니다. - P9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