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서 그런 불행한 일을 당했는지, 어떻게 하면 당하지 않을 수 있었는지도 모르는채 말이오. 그러니 지금 내가 이토록 혼란스러운 일에 개입해서 내 생각을 말한다면 아마도 경솔한 판단을 내리게 될 거요. 

이것이 투구가 아닌 대야라는 여러분의 말에 대해서는 이미 대답했소. 

하지만 이것이 길마인지 아니면 말 장식품인지 밝히는 일에 있어서는 감히 단정을 내리지 못하겠소.

그러니 오로지 여러분들의 현명한 판단에 맡기겠소. 어쩌면 여러분들은 나와 같은 정식 기사가 아니기 때문에 이 성의 마법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일 수도 있소. 그러니 자유롭게 생각하셔서 이 성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실제 모습 그대로 판단하시오. 나에게 보이는 대로가 아니라 말이오. - P692

......

이발사는 객줏집이 뒤집히는 것을 보고 다시 자기의 길마를 움켜쥐었고 산초도 똑같이 했다. 돈키호테는 칼을 쥐고 관리들을 공격했다.

돈 루이스는 하인들에게 자기는 놔두고돈키호테와 한편인 돈 페르난도와 카르데니오 그리고 돈키호테를 도와주라고 소리 질렀다.

신부는 고함을 쳤고 객줏집 안주인은 비명을 질렀고딸은 괴로워했으며 마리토르네스는 엉엉 울었고 도로테아는 어찌할 바를 몰랐고 루스신다는 멍하니 있었으며 도냐 클라라는 기절해 버렸다.

이발사가 산초를 때리자 산초는 이발사를 죽도록 했고, 돈 루이스는 도망치지 못하도록 감히 자기 팔을 붙들고 있던 하인을 주먹으로 쳐 입을피투성이로 만들었다.

판관은 돈 루이스를 지켰으며, 돈 페르난도는 관리 한 명을 발밑에 놓고 마구 짓밟았다. 객줏집 주인은 다시 소리를 치면서 성스러운 형제단의 도움을 구했다

이리하여 객줏집이 온통 울음과 고함과 외침과 혼란과 공포와 놀라움과 불운과 칼질과 주먹질과 몽둥이질과 발길질과 피바다로 변했다. - P695

나는 섬을 원하지만 다른 놈들은 다른 더 나쁜 것들을 원합니다요 사랑은 각자 자기가 한 일의 자식입니다요. 인간인 이상 난 교황이 될 수도 있는데, 하물며 섬을 다스리는 사람이 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겠습니까요. 게다가 우리 주인님은 받을 사람이 모자랄 정도로 많은 섬들을 손에넣으실 수 있으니까요. 이발사 나리, 당신도 말씀 좀 가려 하세요 이발하는 일이 다가 아니에요. 같은 말이라도 차이가 있는 법입니다요. - P720

그런 종류의 책들이 갖는 주된 목표가 그저 즐겁게 하는 데 있다고 하더라도 온통 그토록 터무니없는 엉뚱한 내용뿐이라면 어떻게 그런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영혼이 느끼는 즐거움이란 눈이나 상상력이 관망한 사물의 아름다움과 조화에서 비롯되어야 하는 것이거든요. 자체에 추함과 부조화를 가지고 있는 사물은 우리에게 어떤 만족도 불러일으킬 수가 없습니다. - P722

거짓도 진실로 보이면 보일수록 좋고, 그 가능성이 의심스러운 것보다 그럴듯해 보이는 것일수록 더 즐겁다고 말입니다. 거짓을 이야기할 때라도 그것을 읽는 사람들의 이해와 맞아떨어져야 하는 법입니다. 불가능한 일을가능한 일로 만들고 엄청난 사건들을 평범하게 써야만 독자들의 마음을사로잡을 수 있고, 그래야 독자들이 놀라기도 하고 몰두하며 흥분하거나즐겨서 감탄과 즐거움을 함께할 수 있게 되지요. 진실성과 자연을 모방하는 일을 기피하는 자는 이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사실 완벽한 작품은이렇게 진짜같이 쓰고 사물을 모방하는 데 있는 것을 말입니다. - P7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