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그의 문장은 다의적이고 함축적이고 상징적이어서, 문학적으로는 높은 평가를 받지만, 번역자에게는 애매모호해서 ‘이게 무슨 뜻인가‘를 수시로 점검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그러니 매 순간 한숨이 나올 수밖에! (나는 그래도 프랑스어판과 일본어판을 참고할 수 있어서 다행히 그럭저럭 나아갈 수 있었다.) - P795

자기 시대의 관점, 취향, 태도에서 반걸음 앞서면 동시대인들이 그럭저럭 따라가지만, 한 걸음 앞서버리면 따라가지 못하고, 그래서 아예 무시해버린다. 그게 선각자들의 운명이 아닐까. - P801

이처럼 어느 한 면으로만 읽어서는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거나 관점에 따라 그 해석과 평가가 달라지기도 한다는데 이 작품의 위대함이 있다. 바꿔 말하면 작품 전편에 보이는(또는 숨겨진) 상징과알레고리들이 『모비 덕』을 위대한 작품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 P799

「모비딕」이 방대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작품 속에 담긴 시간적, 공간적, 철학적 폭과 깊이가 상당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모비 딕은 참으로 복잡하고 난해한 느낌을 주는데, 그 내용과 전개가 매우 다층적이고중층적이어서 그렇다.

•다층적이란, 소설의 내용과 전개, 그 층위가 다양하다는 뜻이다.

쉽게말하면 내용이나 전개 방식의 수준이 들쭉날쭉하다. 심오하고 고답적인것에서 실소를 자아내는 것까지. 예를 들면 매플 목사의 설교와 퀴퀘그와의 첫 만남을 보라. 이렇게 판이한 성격의 장면이 서로 이웃해서 나온다.

중층적이란, 그 의미가 중의적이고 복합적이라는 뜻인데, 퀴퀘그의 손도끼를 예로 들면, 이것은 살인의 흉기 (74)이기도 하고 평화와 우정의도구(113쪽)이기도 하다. 맨 마지막 장면에서는 관이 구명대 노릇을 하고있다. 

또, 주인공인 모비 딕은 선인가 악인가?
이처럼 모비 딕은 다층적 구조, 중층적 의미를 가진 사람과 사건과 사물들의 전시장 같기도 하다. - P803

고전은 대체로 재미가 없거나 내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지만,
관점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고전은 어렵기 때문에 고전이라고 말할 수도있다.

아무나 쉽게 쓸 수 있는 책이라면, 그런 책을 고전의 반열에 올려놓고 존경할 이유는 없을 테니까.

좋은 고전은, 다시 읽을 때마다 전에 읽을때는 미처 몰랐던 바를 새삼 이해하게 되는 기쁨도 대단한 것이다. - P80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