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토록 경뇌유를 쥐어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나는 오랫동안 되풀이된 경험을 통해 인간이란 어떤 경우든 자기가 얻을 수 있는 행복에 대한 개인적 평가를 결국에는 낮추거나 어떤 식으로든 바꾸어야 한다는 것, 행복은 결코 지성이나 상상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내나 연인, 침대나 식탁, 안장이나 난롯가, 전원 같은 데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이제 이 모든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경뇌유를 영원토록 쥐어짜고싶다. 어느 날 밤에 나는 환상 속에서 낙원의 천사들이 저마다 손을 기름통속에 넣은 채 길게 줄을 서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 P566

하지만 솔로몬도 말하고 있다. "깨달음의 길에서 벗어나 헤매는 자는(실아 있는 동안에도) 죽은 자들 속에 있으리라." - P576

우리는 오랜 고생 끝에 이 세상에서 가장 덩치 큰 동물에게서 비록 적지만 매우 귀중한 경뇌유를 뽑아낸 뒤, 녹초가 되었지만 참을성 있게 몸에 묻은 오물을 씻어내고, 영혼의 임시 거처인 육신을 깨끗이 유지하면서 사는 법을 배우자마자, "고래가 물을 뿜는다!
"하는 외침소리에 영혼은 용솟음치고, 우리는 또 다른 세계와 싸우러 달려가, 젊은 인생의 판에 박힌 일을 처음부터 다시 되풀이하는 것이다.

오, 윤희여! 오, 피타고라스여! 2천 년 전 빛나는 그리스에서 그렇게 착하고 슬기롭고 평화롭게 살다가 죽은 그대여. 나는 지난번 항해에서 그대와 함께 페루의 해안을 달렸고, 풋내기 소년으로 환생한 그대에게 나는 어리석게도 밧줄 잇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 P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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