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소 국어선생이 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의 글에서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듣게 될 때, 혹은 그 아이만의 개성과감성이 반짝이는 문장을 만나게 될 때 가슴이 벅차다.

기차역에서 쏟아져 나오는 한 무리 군중처럼 엉겨 붙어 있던 커다란 덩어리에서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분화된다.

얼굴과 몸통이 돋고 팔과다리가 가지처럼 뻗어 나온다. 무채색에서 컬러로 표정이 생기면서, 내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온다. 아이들의 글을 통해 개별성을확인하는 나는 영락없는 국어선생, 옛 제자를 만나도 이름과 등시에 그 애가 썼던 글이 생각난다. - P182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일수록 그 아이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책이 재미없다는 아이에게는 예전에읽은 책 중에서 좋았던 책이 있었는지, 없다면 지금 무슨 과목을좋아하는지, 취미는 무엇인지 등을 물어보고 조금이라도 흥미를갖는 분야와 연결시켜야 한다. - P177

"난 아침 독서는 안 해. 아이들이 아침에 헐레벌떡 학교에 오면 얼마나 정신이 없는데. 자리에 앉으면 한숨 돌리고 친구 얼굴도 보고,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을 해야지. 
어떻게 아침부터입 다물고 책에 코를 박으라고 하냐고. 아침 독서는 너무 비인간적이야." - P184

홀랜드 직업 유형에 따라 진로도서 목록을 만든 건 2017년여름이다. 2학기에 비문학 도서를 읽는데, 단순히 지식을 주는 책보다는 학생 개개인의 관심사에 맞는 책을 추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떠오른 것이 홀랜드 직업 유형 검사였다. 1학년 진로시간에 홀랜드 직업 유형 검사를 하는데, 검사 결과에 따라 각자의 진로 유형을 알고 있으니 그에 맞는 책을 추천하면 되는 것.
중학생에게 필요한 진로 교육은 직업 교육이 아니다. 특정 직업을 얻기 위한 구체적인 정보보다는 직업인으로서 삶의 경험을 들어 보는 의미가 더 크다.
- P187

책이 좋았는지,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는지, 혹은 불편했는지를 글로 써 보자고 한다. 말은 날아가니 글로 남겨 보자고, 대단한 발견이나 결심이 아닌 사소한 느낌이어도 좋다고, 책을 읽으면서 타인을 보고, 글을 쓰면서 나를본다.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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