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는 ‘바람‘으로 시작된 제주의 역사 그리고 그 속에 살아남은 사람을 그리기 위해서는 기존의 미술 양식을 전부 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후원의 고요하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그리는방식으로는 도저히 제주의 원시적이고 척박한 미학을 담아낼 수 없었다.

그는 거친 바람을 피하는 법이 아니라, 그것과 마주하는 법을배워야 했다.

ㅡ변시지 - P348

휘몰아치는 격정의 바다를 그리던 화가는 말년으로
갈수록 작품에서 더욱더 여러 요소를 제거해
나가더니, 종국에는 노란 화면에저 멀리 쪽배 하나를
그리고 말았다.

변시지는 "선 하나, 점 하나로 모든 것을 그린 것과 똑같은 느낌을
표현하는 데에 30년이 걸렸다고 말했는데,
이는 결코 과장이 아닐 것이다.

끊임없이 방황하고 자기 갱신을 계속하며, 평생 예술과 고독한 사투를 벌였던 화가 변시지.
그는 유화와 드로잉 약 5천점, 수묵화 약 1천점을 남긴 2013년 87세의 생을 마감했다.

ㅡ변시지, 점하나 - P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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