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뭐야? 우리 프로젝트 말이야. ... 작별하지 않는다.
작별하지 않는다.
작별인사만 하지 않는 거야, 정말 작별하지 않는 거야?
완성되지 않는 거야, 작별이?
미루는 거야, 작별을? 기한 없이?
- P193
시고 심심한 산열매를 또 끓이려는 걸까.
연둣빛이 도는 맑은 차에서 풀냄새가 났다.
191, 193
잔에서 입술을 땐 인선과 눈이 마주쳤을 때 나는 생각했다. 그녀의 뱃속에도 이 차가 퍼지고 있을까. 인선이 혼으로 찾아왔다면나는 살아 있고, 인선이 살아 있다면 내가 혼으로 찾아온 것일 텐데, 이 뜨거움이 동시에 우리 몸속에 번질 수 있나. - P194
왜 나한테까지 아무렇지 않은 척한 걸까? 아프다 해도 나는 천적이 아닌데.
우린 대화를 나눴어, 너도 봤지.
사실은 어떤 말도 나눠진 적 없었던 걸까? 새는 새였고, 나는 인간이었을 뿐일까?
하지만 모든 게 끝난 건 아니야.
정말 헤어진 건 아니야, 아직은.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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