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 그 코끼리는 그들이 어렸을 때 서커스단에서 함께 공연을 하던 코끼리였는데, 그들이 코끼리를 기르게 된 연유는 다음과 같다. - P134

그날 아침, 쌍둥이자매 중 동생이 코끼리에게 삶은 콩을 주러 들어갔다가 뭔가 비릿한 냄새를 맡은 건 겨우내 기승을 부리던 동장군이 슬슬 떠날 채비를 하던 어느 해 늦겨울 아침이었다. 
- P125

그 계집아이의 남다른 오감은 처음으로 세상의 사물들과 마주쳤던그 순간을 뇌리 속에 깊게 새겨넣어 평생 잊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축축하고 미끈거리는 느낌, 피비린내, 어둠과 부패의 온기, 찝찔함, 거무튀튀하고 굵은 몇 개의 기둥들, 그리고 똑같이 생긴 두 개의 작고 하얀 원형, 그 원형 한가운데에서 울려나오던 호들갑스런 목소리... - P124

아이는 앞으로 기어가 코끼리가 먹고 있는 콩을 주워먹으려는 듯 손을 내밀었다. 

놀란 언니가 달려가 아이를 안아올렸는데, 어찌나 무거웠던지 오래 전 코끼리에게 밟혀 가뜩이나 허리가 부실한 언니는 곧 비명을 지르며 아이를 동생에게 넘주었다.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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