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위대한 시인이라 해도 자신의 시대와 자기 역량의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러한 한계에만 주목하여, 모든 종교가 상호 이해하는 시대에 새삼스럽게 단테가 뭔가, 지옥을 믿고 게다가 그곳에 정적을넣고 싶어하는 냉혹한 인간의 시를 왜 읽는가, 

혹은 한 여성을 향한 짝사랑을 축으로 삼아 종교를 논하고자 한 망상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하고 싶은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한 반론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해도 우리는 단테에게 부정적인 면을 배우려는 게 아니다.

나는 자유로운 정신으로 인류 고전의 하나인 단테의 텍스트에 즉해서 자기 자신의 눈으로 배우라고 권고하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서 우리는 위대한 선구자가 시대의 억압에 어떻게 대항했는지,
어떻게 자신의 한계에 도전했는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며,
무엇보다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인간으로서 보다 잘살고 진정한 행복을 얻기 위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지,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지를 배울 수도 있을 것이다.

추방당한 삶 속에서도 자기 자신과 신에게 충실했던 한 인간이 인류에게 보낸 선물이 바로 <신곡>이다. - P6

단테의 신곡은 천국을 위해 쓴 책이라는 것을, 

즉 우리는 단테와 함께 고전문학적 교양으로 지옥을 

오성과 상상력으로 연옥을 편력한 후,

그제야 마침내 빛으로 충만한 천국에서 이성적 정신이 신의 지복으로 초대받는 기쁨을 위한 책이라는 것을 실감해야 한다. 

그리고 『신곡』은 그런기쁨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지상에 있는 고통스러워하는 사람과 
연옥에서 고통받는 영혼을 위해 마음을 다해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그리고 
천국의 지복을 마음에 품고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 성취되는 천상과 지상의 사랑의 교류 노래인 것이다.

이를테면 지옥편은 문학, 연옥편은 철학, 그리고 천국편은 신학의 연습의 장이라 말할 수 있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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