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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 거칢에 대하여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2월
평점 :
흔히들 홍세화 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진보 세력들을 향한 우선적인 비판은 늘 똑같았다.
" 대안 없는 비판질 지겹다. " 혹은
" 비판하는건 좋은데 너무 비현질적으로 뜬구름 잡는 대안을 제시하다 밑천이 드러난다. " 등등.
그런데 난 여기서 홍세화와 진보 세력들을 향해서 다른 한 가지를 부탁하고 싶다.
일단 책의 내용 몇 줄을 살펴보자.
" 오늘처럼 권력과 물질이 승리를 구가하는 시대에 지배와 복종에 맞서겠다는 자유인은 모순적 존재일 수 있다. 자유인으로 남기 위해서는 세속 사회에서 패배자가 되어야 한다. 인간사에서 반지배주의자(아나키스트)는 자유인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들은 거의 숙명처럼 패배자의 길을 걸었다. "
" 누구의 어법을 빌려 감히 말하건대, '조금 더 낫게' 패배하는 자유인이 되게 하고 싶은 안간힘에서 비롯된 것이다. "
이 부분들만 읽어봐도 수십년째 진보 세력들이 못 고치는 문제가 뭔지 잘 드러난다.
그건 바로 "우린 결국 소수파에 불과하다." "어차피 해봤자 안된다."
"해보나 마나 우린 이미 졌다. 승산 따윈 없다." 라고 미리 결론 내려버리고선
'고독한 소수파의 장엄함과 근엄함' 에 '패배의 비장미' 를 팔아먹는다.
아주 지긋지긋하다.
맨날 입바른 소리만 해대면서 논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우위만 점한다 뿐이지
결국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점진적인 측면으로나
한 번에 확하고 치고 나가는 급진적인 면으로나
늘 실패만 겪어온게 이 나라의 진보 세력들 아닌가 ???
더 길게 쓰고 싶지도 않다.
이 책의 저자인 홍세화 그리고 여타 진보 세력들에게 제발 부탁한다.
위에 적은대로 ' 패배의 비장미 ' 그만 좀 팔아 먹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