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잘사는 집 아이들이 공부를 더 잘하나? - 사회계층 간 학력자본의 격차와 양육관행
신명호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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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현장 탐방, 래미안 사는 4명만 해오더라”



꿈조차 계층에 발목이 잡히는 사회. 현장에서 보기에는 어느 정도일까. 서울 송파구의 한 중학교 영어 교사는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방학 숙제로 자기가 하고 싶은 직업 현장을 찾아가서 리포트를 써오도록 했다. 35명 한 반에서 4명만 해왔는데, 넷 다 ‘래미안’에 산다.

집이 여유가 있으니 학부모가 내신에도 안 들어가는 숙제를 챙겨주고,

학생들은 다섯 장짜리 방학 숙제를 제본까지 해서 들고 왔다.

리포트한 직업도 의사 아니면 변호사다.

아버지가 그런 직종에 있어서 접근이 쉬웠던 거다.

다른 학생들? 우선 이렇다 할 꿈이 없고,

내신 반영 안 되는 숙제까지 관심가질 부모가 없고,

무엇보다 직업 현장에 접근 경로가 없다.”

이래서야 꿈을 갖는 것부터가 보통 일이 아니다.


회사원이 의사보다 ‘나쁜 꿈’은 아니다.

PC방 사장을 꿈꾸는 금천구의 고등학생이 외교관을 꿈꾸는 강남구의 고등학생보다 행복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청소년 하나하나의 꿈은 그 직종의 위신과 평균소득으로 환산해 우열을 나눌 것이 못 된다.

하지만 청소년의 꿈이 부모의 경제력에 연동하는 현상이 전반적으로 나타난다면,

집안 사정에 따라 꿈을 가질 가능성부터가 제약이 되는 사회라면,

그 결과로 ‘꿈의 양극화’라 부를 만한 현상에 가속이 붙는다면,

한명 한명 꿈의 가치를 인정하는 ‘착한 태도’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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