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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전달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11월
평점 :
#도서지원 #서평
✦ 꿈 전달 - 우사미 마코토, 이연승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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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펼쳤을 때부터 그냥 무섭기만 한 괴담집은 아니겠구나, 그런 느낌이 있었어요. 그리고 읽다 보니 그 예감이 딱 맞았습니다. <꿈 전달>은 소리치며 놀래키는 공포가 아니라, 사람 마음 속 어둠이 어떻게 조용히 스며드는지 보여주는 이야기였어요. 11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한 편씩 천천히 맛보는 재미도 있었고요.
이 책의 공포는 늘 작은 틈에서 시작됩니다. 누군가의 꿈, 오래된 집, 닫힌 수족관, 어딘가 묻어둔 기억 같은 것들. 겉으론 아무 일도 없어 보이지만, 그 안에서 잠자고 있던 무언가가 슬쩍 고개를 드는 순간… 분위기가 서서히 뒤틀리기 시작해요.
무서움은 갑자기 훅 들어오지 않아요. 대신 물결처럼 잔잔하게 퍼지며 마음을 덮습니다. 읽는 내내 “이 이상한 느낌은… 대체 어디서 시작된 거지?” 하고 스스로에게 묻게 되더라고요. 책을 덮고 나서도 묘하게 남는 그 찝찝함… 아직도 잔상이 남아 있어요.
그리고 읽다 보면 결국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공포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감정은 전염되고, 어둠도 마찬가지예요. 죽은 자에서 산 자에게, 그리고 사람에서 사람에게 이어지는 마음의 파장. 그게 이 책에서 가장 섬뜩한 부분이에요.
우사미 마코토 작가님은 이미 일본에서 심리 서스펜스의 장인으로 유명하다고 하죠.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 있는 괴이한 감정, 그리고 우리가 애써 외면해온 감정의 그림자를 아주 섬세하게 건드립니다. 이 작품에서도 그 매력이 그대로 느껴졌어요.
책을 덮고 나면 이런 질문이 떠오릅니다.
“진짜 무서운 건 보이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알고도 외면한 마음일까.”
조용한 공포, 서늘한 감정, 오래 남는 여운을 좋아하신다면 <꿈 전달>은 분명 좋은 선택일 거예요. 읽는 동안보다, 다 읽고 난 후가 더 무서워지는 이야기들.
잘 읽었습니다 .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