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자들
아이셰귤 사바쉬 지음, 노진선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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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주소는 어디일까?❜

<인류학자들>은 2020년대 청춘의 디아스포라를 투명하게 담아낸 소설이에요.

낯선 도시에서 집을 찾아다니는 아시아와 마누.
그들의 시선 속엔 외로움과 설렘이 고요하게 공존합니다.

이 작품은 향수나 신파 대신, 조용히 ‘삶의 자리’를 찾아가는 젊은 이방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줘요. 공원을 걷고,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장면들은 마치 인류학자의 현장 노트처럼 섬세하고 감각적으로 다가옵니다. 저는 특히 이 부분에서 묘한 전율을 느꼈어요. 그들의 관찰이 곧 ‘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달까요.

외국이라는 낯선 공간 속에서도 삶의 온기와 관계의 결을 놓치지 않는 이 소설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청춘의 이야기처럼 다가옵니다.

읽는 내내 ‘소설’이라기보다, 에세이에 가까운 고요한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어요.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세상은 확장되었고 동시에 축소되었다. 우리 둘을 담기에 충분할 정도로 늘어나 하나의 온전한 우주가 되었으며, 우리를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커튼 뒤로 사라졌다.”

한 문장, 한 문장이 인간의 삶을 탐구하고 관찰하는 시선으로 가득한 책.
그 중심엔 늘 불안과 두려움이 있지만, 우린 그 속에서도 일상을 반복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죠.

어쩌면 이건,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도요. 비현실 같은 현실을 이해하려 애쓰는 ‘다른 얼굴의 우리들’의 작은 탐구처럼요.

결국 <인류학자들>은 낯선 세상 속에서도 스스로의 자리를 찾아가는 여정이자, 우리가 여전히 삶을 관찰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주는 이야기였어요.

조금은 외롭고, 조금은 서툴지만 그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꼭 건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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