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테이블 너머로 건너갈 때
조나단 레덤 지음, 배지혜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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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인 앨리스는 실험에서 발견한 작은 웜홀 "결함"과 사랑에 빠진다. 물리학적으로 접근해 대학이 원하는 방향으로 실험을 마치려는 소프트 박사와 달리, 앨리스는 "결함"과 소통하려고 한다. 결국엔 자신의 몸도 내던질 준비가 되어있을 정도로 빠져버리는데. 그런 앨리스를 이해하면서 불안해 하는 연인 필립. 


앨리스는 순수한 열정의 사랑을 하고 있다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과 애정이라고... 필립은 누구보다 앨리스를 이해하지만 ㄱ결국 그녀가 테이블을 건너가 웜홀에 몸을 내던지게 된다면? 불안은 점점 커진다.


우리가 이별을 예감했을 때 불안해하고, 전전긍긍하고, 두려워하고, 그러면서도 헤매고 새로운 사람에게 흔들리는 마음.. 그 마음이 sf적인 상상력과 함께 섞이며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이 독자로서 훤히 보이게 한다. 


경계학을 다루고 평가하는 일을 하는 필립이 그런 이별 앞에 놓여있음 또한 꽤 의미가 있다. 그의 직업처럼 어떤 경계에서 이쪽도 저쪽도 선택하기 어려울 때, 그게 진짜 감정이고 사랑이고 연애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를 바라보게 된다. 앨리스와 필립과 함께 사는 두 장님처럼, 필립은 점점 보이지 않는 세상을 질투하고 있는 것이다.


미셸 공드리가 이 작품을 얼마나 로맨스적 화법으로 잘 만들어낼지, sf적 요소는 얼마나 잘 살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렇다. 앨리스는 공허와 현실의 경계에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공허는 차갑고 별나고 비인간적인 장소가 아니었다. 사실 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나에게 말을 거는 것과 같은 공허. 짝사랑이었다.
그녀의 사랑도 짝사랑이 틀림없었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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