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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희의 정치썰전>


 이철희는 JTBC의 간판 프로그램 중 하나로 소위 시사'예능'인 <썰전>을 통해 대중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온 인물이 아닌가 생각한다. 필자 역시 100분 토론같은 심야 시사 토론 프로그램에서 간간히 보고 어렴풋이 기억하는 인물이었는데 썰전을 통해 완전히 각인하게 되었다. 따라서 '정치'라는 총칼없는 전쟁터같은 공론장에서 그는 보수 지지자들의 비판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필자가 TV를 통해 봐온 바로는 그 나름의 뚜렷한 신념을 가지고 진보의 입장에서 요목조목 세태를 비판해가며 선방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에 나온 이 책을 통해 TV프로그램이라는 가공되고 정제된 논평이 아니라, 글로써 좀 더 깊이 있게 풀어낸 그의 생각을 좀 더 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이번에 교육부가 이른바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 시행을 알리며 대학 강사들의 열악한 현실이 다시 이슈가 되었다. 시간강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되었다는 이 법안이 오히려 대학의 입장에서 그들의 입맛에 맞게 악용되어 구조조정 및 처우 악화의 우려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대학원생으로 진로를 택해 생활하고 있지만 학문을 꿈꾸며 대학원에 진학한 이들의 장래가 특히 국내에서는 녹록치 않다고 생각된다. 제목 그대로 시강제강사를 지내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는 그러한 의미에서 필자의 선배의 이야기인 셈이기도 한다. 저자의 경험을 날것으로 담아낸 이야기가 필자에게 어떠한 의미로든 동기부여를 해줄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




 <가난이 조종되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 창조되어 올해에 유행했던 두 가지 담론 '노오력'과 '수저계급론'의 공통점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자각으로 탄생했다는 점이다. 한 시대의 유행어가 이렇게 공통적으로 사회문제를 꼬집고 있다는 점은 이례적이라 할 만 하다. 그만큼 젊은 세대가 사회에서 불평등을 체감하고, 그만큼 이 불평등의 문제가 극에 치닫고 있다는 의미는 아닐까? 또한 이미 여러번 제기되었던 질문, 불평등 문제는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이 가능한가? 불평등 문제를 연구해온 사회학자 에드워드 로이스는, 70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정책의 변화를 따라 올라가며 제목 그대로 불평등을 '조종'한 배후 파헤치기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목차를 살펴보니 가난과 불평등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려 시도했던 이론들을 파헤치고, 경제, 정치, 문화, 사회시스템 등 가난을 조장한 네 가지 분야의 심도있는 탐구가 매우 흥미로울 것으로 기대한다.



 <도덕적 불감증>


 사회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개인적으로 지그문트 바우만은 관심을 갖고 있는 학자 중 한 명이다. 대표저서인 <액체근대>에서 소개된 개념을 바탕으로 유동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불안정한 모습을 짚어낸 사회적 시대진단가이기도 하다. <도덕적 불감증>은 이 유동하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간다운 삶의 조건을 회복하기 위한 조언을 담은 대담집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인간적 감수성의 측면에서의 성찰을 바탕으로 풀어낸 이야기가 매우 궁금하다.





 <미식 쇼쇼쇼>


 대한민국은 현재 미식 공화국이다. 맛집 프로그램을 벗어나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쿡방이 유행하는 시대가 되어 이제는 어느 때이든 최소한 하나의 채널 이상에서는 음식을 다루는 방송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가 음식에 열광하는 모습을 성찰적으로 돌아보게 되는 순간이 있다. 카메라는 음식의 유래나 영양학적으로 의미있는 정보 등을 전달하기보다 윤기 자르르한 그 모습을 최대한 맛깔나게 담아내는데 혈안되어있다. 그리고 대중 역시 그러한 모습에 현혹되어 이제는 음식이 섭취하는 먹거리를 넘어 문화적인 맥락으로 '소비'하는 것이 되었다. 현대 소비사회에서 음식은 포르노가 되었다. 유행을 따라 수없이 출간된 음식 관련 도서들 중에서 특히 이 책을 주목하는 이유 역시, 음식에 대해 다룬 책이 아니라 미식에 '미쳐있는' 현대인의 소비문화를 꼬집는 비판적인 시각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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