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의 기술
문제의 재해석 1. - 캐논의 재해석 : 소비자들은 좋은 카메라를 원하는게 아니라, 사진을 잘 찍고싶어 한다.

캐논: 문제의 재해석
“소비자들은 좋은 카메라를 원하는 게 아니라, 좋은 사진을 원한다”
1980년대 초반, 전 세계 전문가용 카메라 시장은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니콘과 캐논이 양분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니콘이 조금 더 우세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언론사 사진 기자들이 대부분 니콘의 수동식 카메라를 주로 사용하였기 때문입니다. 니콘의 아성을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던 캐논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전 세계 수만 명을 대상으로 카메라 사용자들을 조사하였는데, 여기에서 ‘당연하지만 의미 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대부분의 아마추어 카메라 사용자들이 사진을 잘 못 찍는다는 것입니다. 당시의 카메라는 초점과 빛의 양을 아마추어 사용자들이 스스로 정해서 찍어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아 10장을 찍으면 제대로 된 사진이 한두 장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이 비싼 값을 주고 전문가용 카메라를 구매하는 이유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인데, 대부분은 원하는 사진을 못 얻기 때문입니다. 이 발견으로부터 캐논은 다음과 같은 통찰을 얻게 됩니다.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좋은 사진이지 좋은 카메라가 아닙니다. 좋은 카메라를 산 것은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인데, 그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 일반인이 사용하기 어렵다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래서 캐논은 카메라에 전자동 칩을 내장하여 거리만 조절하면 빛의 양과 사진의 특징을 카메라가 알아서 처리해주는 자동카메라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수동카메라에 대비한 자동카메라가 탄생하게 되었고, 1990년대를 넘기면서 수동카메라시장을 뛰어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계속해서 발전하여 지금의 디지털 EOS 시리즈가 되었는데, 이를 통해 니콘의 절대적 시장우위가 캐논과 양분하는 모습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례에서 역시 우리는 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문제를 재정의하는 것의 힘입니다.
이 경우 역시 재해석의 공식이 적용됩니다. “A 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B였구나”라는 반응이 나오게 되면, 이미 효과는 충분하다고 봐야 합니다. “A 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B”라는 반응은 웬만한 자극 수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충분한 놀라움과 감동, 정보처리의 빈도 증가에 따라 발생하는 높은 수준의 인지반응이 일어난 상대입니다. 이와 같은 예를 정리하자면 무척이나 많습니다. 마케팅은 사례의 학문입니다. 가능하면 많은 사례를 알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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