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대단한 능력 |
지금까지 인간의 판단력이 떨어지거나 실수 등에 대해서만 다루었다. 이것만 보면 인간이 멍청한 동물이라고 드러내놓고 표현하지 않았을 뿐, 인간이 얼마나 비합리적인가를 서술한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인간의 나쁜 면만을 늘어놓으면 인간에게 결례가 되는 일이므로 반대로 인간의 뛰어난 능력에 대해서도 다뤄보자.
그림2-2가 무엇으로 보이는가?
누구나 짐작하듯이 이 그림은 침울하고, 고뇌하는 얼굴이다. 눈, 코, 입 어느 것 하나 그려져 있지 않지만 사람 얼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그림이 기뻐하거나 웃고 있는 표정이 아닌 침울한 표정의 얼굴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정말 대단한 능력이다.
가족이나 친지의 얼굴을 떠올리기 바란다. 그림으로 그리거나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겠지만, 곧바로 그 사람의 얼굴을 떠올릴 수는 있을 것이다. 목소리만 들어도, 아니 발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알 수 있는 사람도 있다. 30년 만에 만난 친구의 얼굴을 곧바로 알아볼 수도 있다. 그 이유를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얼굴을 보거나 목소리 톤만으로 그 사람이 지금 어떤 기분인지 어느 정도는 추측할 수 있다. 어린이는 凸 형태의 나무 장난감을 자동차로 생각하고 놀기도 한다.

그림 2-2
이처럼 명시되지 않은 정보를 읽어낼 수 있는 것은 인간의 뛰어난 능력이다. 이런 능력 때문에 어린이는 ‘흉내놀이’나 ‘상상놀이’가 가능하다. 모국어 습득능력도 대단한 기교이다. 이 능력은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갖고 있다.
인간의 이런 뛰어난 점을 간과하고 단순히 ‘인간이 비합리적’이라고 판단해버리고, 왜 그렇게 비합리적인가, 그것밖에 안 되는가라고 말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결론이다. 이 점에 대해서도 차차 살펴보기로 하자.
< 출처 : 행동경제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