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 1부 1장 심리에 호소하는 가격 '9999999' - 1
01 상품 가격이 10달러가 아닌 9.99달러라면 왜 더 잘 팔리는가?
 - 9로 끝나는 모든 가격이 구매행동에 미치는 실제적 영향

숫자 9로 끝나는 가격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사실 이 가격이 생겨난 원래 이유는,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전략 마케팅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하워Hower(1943)에 따르면,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사이 미국에서 가게 영업자와 책임자들이 판매원들의 횡령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가격이라고 한다. 매번 고객에게 잔돈을 거슬러 주어야 했기 때문에(당시에는 현금만으로 물건 값을 치렀다), 판매원들이 고객에게서 받은 돈을 들고 계산대로 돌아오게끔 만들었다. 게다가 망치 하나가 2달러가 아닌 1.99달러인 경우, 고객들은 흔쾌히 1센트를 돌려받았던 것이다.

 이러한 가격 정책은 거의 1세기에 걸쳐 시행되어 왔지만, 실제로 그 효율성을 테스트해보기 위한 과학적 연구나 경험적 실험은 거의 진행된 적이 없었다. 이후 1996년이 되어서야 9로 끝나는 가격이 구매행동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연구가 나오게 된 것이다.

 실험자는 가격이 7달러에서부터 120달러(평균 30달러)까지인 여성복 169벌을 담은 24페이지짜리 카탈로그를 2종류로 제작해, 3만 명의 표본여성에게 우편으로 발송했다. 첫 번째 카탈로그에는 모든 가격의 끝자리가 '.00'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 7.00달러, 18.00달러, 50.00달러, 100달러). 그리고 두 번째 카탈로그에는 제품은 첫 번째와 동일하지만 모든 가격의 끝자리가 '.99'로 표시되어 있었다(6.99달러, 17.99달러, 49.99달러, 99.99달러).
 표본 집단은 60만 개 이상의 여성 주소에서 무작위로 추첨했으며, 이 주문 실험은 6개월에 걸쳐 기록되었다.
                                                                                                                                                                       <쉰들러schindler와 키바리안kibarian, 1996>



 


0.99


0.00


구매율(%)


3.23


3.07


평균 구매총액 (달러)


80.91


78.75


가격의 끝자리에 따른 구매율과 평균 구매총액


 통계 분석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평균 구매총액이 .99인 경우에서 조금 올라갔다. 9로 끝나는 가격이 구매를 활발하게 촉진시킨다고는 볼 수 없지만, 소비자들이 좀더 돈을 쓰도록 있끌기는 했다. 또한 보충분석들에 따르면, 소수점이 없는 가격의 카탈로그를 받은 소비자들은 제품 전체에서 동일한 비율(25%)로 제품보다는, 50에서 100달러 사이의 제품을 더 산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100달러 이상에서 9로 끝나는 가격(109.99달러, 199.00달러)은 더 이상 효과가 없다고 분석되었다.

 따라서 개인의 구매행동에 숫자 9로 끝나는 가격은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진행된 최근의 사례연구 또한 그 영향력을 확인시켜주었다. 가격의 효과에 대한 첫 번째 평가는 좀더 고전적인 상황에서 진행되었다.

거리에 있는 조그만 식료품점의 치즈 코너에서, 2시간마다 제시된 상품의 가격을 9로 끝나는 가격과 소수점 없이 끝나는 가격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관찰자는 치즈 코너 앞에 멈춘 소비자의 행동을 몰래 관찰했다. 이틀에 걸쳐 조사된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치즈코너 앞에 멈춘 고객 중 가격이 9로 끝났을 때에는 51.2%가 치즈를 산 반면, 소수점이 없이 끝나는 가격이었을 때에는 44.1%만이 치즈를 구매하였다.
 게다가 쉰들러와 키바리안의 사례에서처럼, 평균적으로 사람들이 구매한 물건들의 총액은 올라갔다. 또한 소수점 없이 끝나는 가격에서는 5.08달러를 물건 값으로 사용한 반면, 9로 끝나는 가격일 때에는 6.53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겐과 자코브, 2005>

 좀더 독창적인 두 번째 평가에서는 가격이 구두로 주어졌다. 학생들에게 길거리 테이크아웃 할 수 있는 크레프(프랑스식 얇은 팬케이크-옮긴이)를 팔도록 했으며, 팡매수익은 좋은 일(암 퇴치 기금)에 쓰인다고 고객에게 이야기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6개의 크레프를 2.00유로 아니면 1.99유로에 팔았다. 
 실험결과 9로 끝나는 가격에서는 59%의 사람들이 크레프를 산 반면, 소수점 없이 끝나는 가격에서는 45.5%의 사람들이 크레프를 사갔다.                                       <게겐과 자코프, 2005>


결론  :  만약 9로 끝나는 가격이 구매행동에 실제적 영향을 미친다고 했을 때, 모순적 결과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 어떤 때에는 이러한 요술가격이 구매에 효과를 발휘하고 어떤 때에는 효과를 발휘하지 않았다.
 몇 가지의 변수, 예를 들어 물건 가격이 미리 붙어 있는 경우나 판매원의 말로 정해지는 경우, 또는 카탈로그보다 매장 안에 직접 가격이 제시되어 있는 경우, 숫자 9가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수도 있다. 9로 끝나는 가격 정책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 왔지만, 아직 그 비밀을 밝혀내지는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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