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는 공간을 이동하지만 시간적 변화가 핵심이다. 연암은 서사와 사건을 구성하는 데 주력한다. 반대로 [목민심서]는 시간적 흐름을 따라가지만 공간적 배열이 더 우선이다.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되 항목별 질서와 배치에 더 중점을 둔다. 소리는 시간적 리듬을 타면서 움직이고, 빛은 공간의 점유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그래서 전자는 청각이, 후자는 시각이 더 주도적이다. 청각은 다중적이지만 시각은 일의적이다. 청각은 귀, 귀는 신장으로 이어지고, 시각은 눈빛, 눈빛은 심장으로 이어진다. 유머와 패러독스를 통해 의미를 다양하게 분사하는 것이 연암의 전략이라면, 다산은 주석과 인용을 통해 백과전서식 종합에 주력한다. 연암이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다면, 다산은 시각적 도표, 요즘으로 치면 프리젠테이션의 명수였다. 눈치챘겠지만, 전자는 물의 속성이고 후자는 불의 속성이다. 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