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지리적 특징에 대한 유럽인들의 관심은 1708년부터 1717년까지 진행된 프랑스 예수회 선교사들의 정밀한 중국 지도 제작을 위한 대대적인 측량 사업과 더불어 증폭되기 시작했다. 중국 지도를 위한 과학적 측량을 위해서 한반도를 포함한 주변 국가들에 대한 지리적 관심이 증가하였기 때문이었다. - P72
수십 가지 유형이 있는 공감각은 개인이 보는 주관적인 세계가 놀라울 정도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해준다. 각자의 뇌가 스스로 무엇을 지각할지, 또는 무엇을 지각할 수 있는지 결정한다는 점을 우리에게 일깨워주는 역할도 한다. 이 사실이 여기서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점을 다시 불러낸다. 즉 현실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주관적이라는 사실. 뇌는 수동적으로 현실을 기록하기보다, 적극적으로 현실을 구축한다. - P118
따라서 휴가를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오면, 일이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 쪽이 일을 견디는 데에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두는 것이 좋겠다. 그래야 우리의 슬픔을 그나마 다독일 수 있을 테니까. - P75
그 말인즉슨 내가 나로 사는 것을 힘들게 만드는 모든 정신적 단점들이 같이 따라온다는 얘기다. 그 모든 불안, 후회, 혼란, 죄책감, 짜증 그리고 절망까지도. 여행을 꿈꿀 때는 스스로의 이런 면모를 고려하지 않는다. 상상 속에서 우리는 순수한 즐거움만을 본다. 하지만 정작 여행을 시작하면 얘기가 다르다. 황금 사원이나 소나무로 우거진 산을 앞에 둔 순간, 이 완벽한 풍경을 방해하는 ‘나‘의 존재가 너무 크게 다가오는 것이다. - P151
이 추억, 동일한 순간의 견인력이 아주 멀리서 찾아와 내 깊숙한 곳으로부터 부추기고 움직이고 끌어올리려 하고 있는 이 옛 순간이, 내 선명한 의식의 표면에까지 이를 수 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이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 그것은 멈추었고 다시 가라앉은 모양이다. 그것이 언제 또다시 어둠 속에서 솟아오를지 누가 알 수 있단 말인가? 열 번도 더 다시 시작해 보고, 그쪽으로 몸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온갖 어려운 일이나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고개를 돌리게 하는 저 비겁함이 이 모든 것을 그만두고 차나 마시며 별 고통 없이 되씹을 수 있는 오늘의 권태나 내일의 욕망만을 생각하라고 권고한다. - P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