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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녀들의 숲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미디어창비 / 2022년 12월
평점 :
소식이 끊긴 아버지를 찾아
제주도를 헤매는 소녀들의 이야기다!
작가는 고려시대 학자였던 이곡이
공녀 제도에 대하여 원나라 황제에서 쓴
편지에서 착안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제주, 공녀, 소녀...
답답했다.
공녀야 말할 것도 없고,
쉽사리 사람들이 드나들수 없는 섬 제주에
함부로 다닐수 없는 소녀들이
무슨일을 할까 싶어 답답했다.
소식이 끊긴 아버지의 수사 일지를 받고
무작정 남장하고 제주를 찾아드는
주인공 민환이의 모습이
매우 불안하고 걱정스러웠다.
5년 만에 만난 동생 매월이랑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모습은
더 불안했다.
쉽사리 책이 넘어가지 않았다.
가면을 쓴 사람에게 공격당하고,
독에 감염되고, 다치고, 헤매고...
두 소녀에게 가해지는 시련에
점점 더
책에 빠져들었다.
조선시대 여인의 힘으로
어쩔수 없는 상황에서
과감하게 행동하는 무모한 두 소녀를
맘 속으로 응원하며 읽어내려갔다.
아니 빠져들어갔다.
숲에서 사라진 열세명의 소녀와
그 소녀들을 수사하다 사라진 수사관,
수사관 아버지를 찾는 두 소녀...
누구를 믿어야 하며, 누구를 의심해야하는지
5년의 공백을 뛰어넘는 자매의 우애와
힘든 상황에도 사건을 직시하는 언니 민환이와
먼저 움직이고 보는 과감한 동생 매월이의
수사활극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공녀에 대한 무서움과 두려움,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딸에게
가해질 수 밖에 없는 잔인한 일들.
'아름다운 처녀를 빼내려면
얼마나 큰 뇌물을 받쳐야할까?'
자신의 딸을 지키기 위해 가해지는
다른 폭력에 맘이 아파왔다.
최근 가슴 아픈 사건이 일어났다.
잃어버려서는 안되는 소중한 생명을
말도 안되는 상황에 잃어버렸다.
그런 유가족들에게 어떤 의원은
"나라를 위해 죽은 것도 아닌데..."
라는 막말을 했다.
고려의 공녀, 일제시대 위안부와는
다른 의미일수도 있지만
어쩜 같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가 지켜주지 못해
나라가 외면해서
버려지고, 비난받고, 아파하고...
몸과 맘이 죽어가는 상황을
계속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아
맘이 아팠다.
나라가 지켜주지 못한
소녀들의 이야기에
맘이 쓰렸다.
우리는 왜 그런 역사를 반복하는 걸까?
어린 두 자매는 설록 홈즈와 왓슨 박사처럼
사건을 해결해 나갔다.
댕기머리 조선 탐정 민환이와
아무리 힘들어도 위험한 상황이 닥쳐도
언제나 낙관적으로 도전하는 무수리? 매월이의
활약이 점점 더 기대가 된다.
또 어떤 사건을 해결하며
자신의 상황을 이겨나갈지...기대가 된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
어떤 이야기로 우리를 여행하게 할지
궁금하다.
오랜만에 두꺼운? 소설책을 재미나게 읽을 것 같다.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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