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케어리스 피플 - 책임, 공감, 원칙이 사라진 거대 플랫폼 기업의 세계
세라 윈윌리엄스 지음 / 디플롯 / 2026년 5월
평점 :
《케어리스 피플》 서평
** 출판사 디플롯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거대한 기업은 어떻게 자신을 정의할까.
세상을 연결하는 기업.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기업.
사람들을 위한 기술 기업.
《케어리스 피플》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기업이 내세우는 이상과 실제 조직의 모습은 얼마나 다를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이 책은 페이스북(현 메타)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던 사라 윈-윌리엄스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회고록이다. 저자는 메타 내부에서 직접 보고 겪은 일들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 중 하나가 어떤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내렸는지 이야기한다.
물론 이 책은 어디까지나 한 개인의 기록이다.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회고록인 만큼 모든 내용을 절대적인 사실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실제로 메타 역시 책의 여러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우리가 평소 접하기 어려운 거대 기술 기업의 내부 풍경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책 속의 메타는 우리가 광고에서 보던 혁신적인 기업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
세상을 연결한다는 이상보다 시장 확대가 우선되고, 윤리적 고민보다 성장과 영향력이 더 중요하게 취급되는 장면들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기업의 성공 뒤에 가려진 개인의 모습이었다.
저자는 여성으로서, 그리고 임신한 몸으로 극한의 업무 환경을 견뎌야 했던 경험을 담담하게 기록한다.
성과와 속도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조직 안에서 개인의 건강과 삶이 얼마나 쉽게 뒷순위로 밀려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들은 읽는 내내 불편했다.
사실 책을 읽으며 가장 무서웠던 것은 특정 인물이나 특정 사건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런 모습이 메타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규모가 커질수록 조직은 숫자를 보기 시작한다.
사용자 수, 체류 시간, 성장률, 매출.
그 과정에서 원래 중요했던 사람의 얼굴은 점점 흐려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조직은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을 “더 큰 선”을 위한 것이라고 믿기 시작한다.
《케어리스 피플》은 그런 착각이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처럼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흥미로운 기업 내부 보고서였고, 또 한편으로는 권력과 인간성에 대한 이야기였다.
책을 덮고 나서도 메타가 정말 그랬는지, 저자의 기억이 어디까지 정확한지는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 질문은 남는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플랫폼들은 정말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 편리함의 대가로 무엇을 내어주고 있는가?
《케어리스 피플》은 메타를 고발하는 책이라기보다, 거대한 조직이 권력을 갖게 되었을 때 어떤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고문에 가까웠다.
기술과 혁신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물론이고, 조직과 권력, 인간의 본성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도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
“사람을 연결하겠다는 기업이, 정작 사람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가.”
책을 덮고도 오래 남는 질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