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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불행을 먹고 사는 사람들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6년 3월
평점 :
#남의불행을먹고사는사람들
◽️작가: 이동원
◽️출판사: 라곰
◽️카테고리: 소설
◽️별점: 4.3/5점
**본 게시물은 라곰을 통해 가제본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그알, 꼬꼬무의 메인 PD가 드디어 첫 소설집을 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10편의 단편이 담긴 책.
방송에서 세상의 어두운 면을 누구보다 가까이 들여다봐 온 사람이 쓴 소설이라니, 읽기 전부터 범상치 않을 것 같았다.
내가 읽은 단편은 「가해자 H의 피해일지」
10분이면 다 읽히는 짧은 이야기인데,
흡입력과 임팩트만큼은 장편 못지않았다.
평범한 우체부로 근근이 살아가는 '나'는
어느 날 교회에서 아름다운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배우를 꿈꿨지만 외모 문제로 인플루언서로 전향한 그녀.
가까워질수록 그녀가 악플러들을 고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처음엔 그녀의 피해가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런데 점점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악플러들을 불러다 겁을 잔뜩 준 뒤 합의금을 뜯어내는 그녀.
사랑하는 사람의 민낯을 마주하는 순간,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했을까.
거짓으로 자신을 온통 휘감은 사람과 오래 함께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 그 색에 물들어 버리는 걸까.
분명 이상함을 느낀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관계가 틀어질까봐, 그 감정이 깨질까봐
'나'는 그 신호들을 애써 외면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피해자였던 '나'는 어느새 공범이 되어 있었다.
그 대가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무겁고 가혹했다.
충격적인 결말 앞에서 한참 멍하니 있었다.
정상적인 사고로는 할 수 없는 선택인데,
사람이 극한의 상황에 몰리면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런 선택을 내릴 수도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합리적인 의심이 들면, 꼭 앞뒤를 두드려 보고 행동하자.❗️
이게 이 책이 내게 남긴 가장 묵직한 한 줄이었다.
사랑이든, 관계든, 어떤 상황이든.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는 대가는 생각보다 훨씬 클 수 있으니까.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나머지 9편도 벌써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