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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놀이 ㅣ 스콜라 어린이문고 37
이나영 지음, 애슝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7월
평점 :
'
상처놀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몇 년 전 인터넷 기사로 접한 상처놀이에 대한 소재로
상처를 놀이로 생각하며 몸에 가짜 상처를 그리는 아이와 진짜 상처가 있는 아이의 마음과 마음의 간극이 좁혀져가는 이야기가 담긴 이나영 동화작가님의 신간 「상처놀이」 를 읽게 되었어요
사업에 거듭 실패한 후 점점 폭력적이게 된 아빠에게 신체적·정신적 폭력 피해를 입은 시원이의 아픔은 아직 9살 아이가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아픔이었지만 상처를 놀이로 여기며 가짜 상처를 그리며 즐거워하는 가영이와 학교 친구들의 모습 역시 이해 안되는 건 매한가지였어요
아빠가 깨뜨린 유리 조각에 찔린 시원이의 손바닥 상처를 발견한 선생님이 상처에 난 피를 닦으며 건네는 위로의 말에
시원이를 보며 '만약 내 아이가 이런 상황이었다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에 함께 울컥하게 됩니다
가짜 상처를 누가 더 진짜처럼 만들었는지 상처놀이에 열성적인 학급 아이들 그리고 넘어져서 생긴 진짜 상처 조차 가짜라고 믿으며 아픔을 공감하지 않는 아이들.
상처놀이를 학급에 퍼트리며 분위기를 주도하던 가영이의 본심은 단지 가짜 상처로 관심 받기를 원했던 것 뿐
가영이가 손으로 바닥을 거칠게 훑었다. 어지러운 자기 마음을 추스르듯이.
가영이는 부모님이 자신을 보아 주지 않자 다른 사람에게라도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었던 것이다. 상처 놀이를 통해서.
- 스콜라 어린이문고 「상처놀이」 중
상처 안에 갇혀 더 큰 상처를 만들어 내고, 연민이나 동정이 아닌 타인의 아픔과 슬픔에 공감하고, '나'라는 존재감을 들어내려고 상처놀이를 즐기는 비틀린 방식에 대한 이해는 지금의 아이에게는 어려운 일이지만
아이가 한 살 한 살 성장하여 타인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 때 스콜라 어린이문고 '상처놀이'를 다시 읽어보며 시원이와 가영이의 마음에 대해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