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극장 피카 그림책 17
아라이 료지 지음, 황진희 옮김 / FIKAJUNIOR(피카주니어)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간 : 2024/11/10 ~ 2024/11/10

참으로 멋진 그림책을 하나 발견했다.

그런데 이렇게나 아이와 나와 취향이 안맞는다.

난 진짜 너무나도 아름답고 멋진 그림책이라고 생각하며 봤는데, 아이의 반응은 영 시큰둥하다.

그동안 너무 자극적인 것들에 길들여져 있었나보다.

벌써부터 도파민 중독인건가.

슬슬 추워지고 있는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생각보다는 덜 춥다.) 계절에 어울리는 표지의 그림책이다.

12월 눈 내리는 겨울에 봤으면 더 잘 어울렸을테지만, 그때까지 기다릴순 없으니 냉큼 먼저 읽어버렸는데 역시나 눈이 오길 기다릴걸 그랬나 아쉬움이 든다.



아이는 집에서 아빠가 아끼던 나비 도감을 친구와 함께 가지고 놀던 중에, 친구가 도감을 빌려달라 하여 그걸 막다가 그만 책 페이지가 찢어지고 만다.

애써 붙여보려 노력해보지만 무리인듯싶다.

아빠가 나비 도감을 너무나도 아끼기에 아이는 아빠가 화를 낼까 두려워 스키를 타고 밖으로 나간다.

여기저기 눈밭을 맴돌다 그만 움푹 패인 구덩이에 빠지고 마는데..



거기에서는 놀랍게도 화려한 극장이 있었고, 작은 눈 사람들과 인형들의 멋진 공연이 시작되었다.

이 책의 표현에서는 '포슬포슬한 무대' 라고 쓰여져 있다.

겨울밤에 느낄수 있을 법한 약간은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면서도 조용하고 또 이불속의 따뜻함도 같이 느껴지는 마법같은 단어였다.

잘 쓰이지 않는 단어인데 어떻게 이렇게 딱 알맞게 번역을 하였는지 이건 정말 번역가의 힘인듯하다.



뱅글뱅글 도는 눈 사람과 인형들의 움직임이 점차 격해지며 눈발도 같이 더 강하게 흩날린다.

상상속의 세계와 현실 세계가 같이 합쳐져 격렬하면서도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그러다, 아빠가 나타나 아이를 구해주게 되고 아이는 환상에서 깨어난다.

이야기 자체는 사실 크게 색다를게 없는데 이 그림책에서 놀라운건 역시나 황홀한 붓 터치와 밀도 높은 색채감이다.

본격적으로 눈 극장이 시작되기 전의 장면은 겨울밤 집안의 느낌이 확 들 정도로 따스하며 마치 오타루에서 팔던 크리스마스 오르골같기도 하다.

그러나, 공연이 시작되고 노래가 울려퍼지면서 극이 점차 하이라이트를 향해 달려가면서 동시에 그림도 점차 점차 경계가 허물어지며 흐트러진다.

이 부분에서 난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이 떠올랐다.

눈이 휘몰아치는 니가타같지 않은가?

거기다 일본 특유의 저 '어~이' 라는 함성도 그렇고.

정말 오랜만에 아주 훌륭한 그림책을 본것 같아 매우 만족스러웠다.

난 아라이 료지라는 작가를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미 그림책 부분에서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작가였다.

너무 인상 깊었던 그림책이라 인근 도서관 검색을 해보았더니, 국내에 출판된 대부분의 책들이 비치되어 있는걸 확인했다.

거기다 대출까지 가능한것 같으니 조만간 전부 다 빌려서 아이와 함께 읽어볼 예정이다.

물론, 도파민에 이미 절여져버린 아이가 별 흥미를 못 느낀다 하더라도 나 혼자서라도 꼭 읽어봐야겠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눈극장

#아라이료지

#피카주니어

#그림책

#그림책추천

#추천그림책

#일본그림책

#일본그림책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