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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적기글쓰기 - 초등 학년별 아이의 성장에 필요한 글쓰기만 모은 첫 책! ㅣ 초등 적기 시리즈
장서영 지음 / 글담출판 / 2016년 1월
평점 :
국문학과나 문예창작학과를 가고싶어했을 정도로
글은 내게 친구이자 목표였다.
가끔 글쓰기가 어렵다는 친구들을 보면 이해가 되지 않았고,
글쓰기가 어렵기는커녕 수학문제 푸는 것보다 쉬웠다.
그런 내가 엄마가 되고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아들을 키우다보니
글쓰기를 어떻게 가르쳐야하나..고민에 빠졌다.
처음엔 일기를 쓰게 했다.
7살이 되었을 때 그림일기장을 사서 그 날 있었던 일을 적어보게 하고,
책 한 권을 골라 쓰고 싶은 한 문장 골라 그대로 따라 쓰게 했다.
두 아이 모두 재미있게 시작했지만 며칠 지나지않아 금방 싫증을 냈다.
오히려 한 살 어린 여동생이 더 신나서 일기를 썼다.
오빠는 여동생 일기를 몰래몰래 훔쳐보며 따라쓰기까지 했다.
문제는, 나에게는 글쓰기가 어려운 일이 아니다보니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 한다는 데에 있었다.
'아니 일기 한 줄 쓰는 게 그렇게 어려워?'
그런 마음으로 아이를 대하니 진전이 없었다.
결국, 일기 쓰기는 잠정 휴정 상태가 되었다.

그러다 만난 초등적기글쓰기
나처럼 아이에게 글쓰기를 가르치고 싶은 엄마는 물론,
아직도 글쓰기가 어렵고 무섭기까지 한 어른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책을 읽으며 글쓰기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새삼 다시 깨달았다.
선진국을 따라가기 위해, 성적을 잘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감정을 다스리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다.
국,영,수 세 가지가 제일 중요한 과목이라고 해도
그 첫번째에 '국'이 나오는 이유도 그 중 하나일까?

"글쓰기 능력은 스펙을 뛰어넘는 힘이 있다.
미래엔 글쓰기가 핵심 역량이다."
이 문장만 읽어서는 시큰둥하겠지만
책을 한 번 읽어보면 왜 글쓰기가 미래의 핵심 역량인지 알게 된다.
학교 평가도 점점 논술, 서술형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외고나 과학고 같은 특목고에 가기 위해서는 자기소개서도 작성해야한다.
비단 학교에서만 필요한 게 아니다.
취업을 해도 글쓰기는 끝나지 않는다.
기획서와 보고서 모두 글쓰기와 연관이 되어있다.
하물며 메일을 쓰거나 문자메세지를 보내는것도,
이렇게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거나 SNS에 덧글을 쓰는 것까지..
우리의 일상은 모두 글쓰기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가고 있다.

글쓰기를 걱정하면서도 글쓰기 교육에는 소홀하다.
나만해도 영어나 수학은 열심히 노출시키려고 하면서
정작 아이의 글쓰기에 대해서는 일기쓰기를 시도한 뒤로는 손을 놔버렸다.
글을 읽을 줄 알면 글쓰기도 잘 할 줄 알았고,
선생님에게 배울테니 언젠가는 하게 되겠지..막연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니 글쓰기라는 작업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일단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쉬지 않고 생각을 해야한다는 뜻이다.
주제 선정부터 글의 흐름을 생각하고, 어떤 낱말과 문장을 써야하는지 고민하며,
이 고민의 결과를 손과 눈의 근육을 움직여 글자로 풀어내는 과정이다.
생각한 것을 글로 표헌하는 작업.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어려운 작업을 아이에게 완벽하게 해내길 바라는건 부모의 욕심이다.
1학년이면 이제 글을 읽기 시작한 지 2년 남짓,
글씨 쓰기를 시작한 것도 겨우 1년 전후이다.
이 대목을 읽고 아차 싶었다.
난 아이가 기준이 아니라 내 기준으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었다.
30년 가까이 글을 읽고, 쓴 나와 이제 1,2년 된 아이..차이가 커도 너무 컸다.
이건
나에게 정확한 외국어로 완벽한 글쓰기를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느 과목, 행동이든 '칭찬'이 중요하듯 글쓰기라고 예외는 아니다.
무조건 지적만 하지 말고 칭찬을 많이 해주는 게 좋다.
내가 제일 취약한 부분이기도 하다.
일기쓰기 할 때에도 자꾸 지적하고 싶은 부분만 눈에 띄어서
글쓰기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지 못 한 것 같다.

초등적기글쓰기에는 아이들이 직접 쓴 글이 등장한다.
대부분 일기쓰기인데, 맞춤법이 조금 틀려도, 완벽한 문장이 아니어도,
아이들이 글을 쓰고 있던 순간의 감정과 진정성이 묻어난다면
좋은 글이라고 칭찬해줘야 한다는 걸 배웠다.
이 일기에는 할머니와 함께 잘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뜬 아이가
얼마나 좋은지 공책 가득 하트를 그린 게 눈에 띄었다.

대충 글을 쓰는 아이에게는 자신이 쓴 글을 다시 읽어보게 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건 어른들에게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처음 적었을 때는 완벽한 문장 같아도 다시 읽어보면 문제점을 찾기도 한다.

사춘기가 시작되는 6학년.
요즘은 더 빨리 시작된다고도 하지만 6학년이 되면 사회와 나에 대한 관계가 복잡해지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된다.
이 때에는 마음을 달래주는 글쓰기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마음이 싱숭생숭한 6학년에게는 마음일기를 권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나도 6학년이었을 때 어른에게 처음 비밀일기장을 선물로 받았다.
열쇠로 잠궈야하는 일기장은 참 매력적이어서
나 또한 책 속의 아이처럼 일기장에 이름을 붙여주고
매일매일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일기장에 내 감정을 정리했다.
그 일기장은 아직도 가지고 있다.
글쓰기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내 감정을 올바로 알고 조절할 수 있다는 것.
가끔 육아 스트레스를 받거나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흐름이 생기면
나도 블로그 새글쓰기를 열어 그 순간의 내 감정을 적기 시작하는데,
확실히 글을 마칠 때가 되면 혼란스러웠던 감정이 차분히 가라앉아있는 걸 발견한다.
사춘기를 겪는 아이에게 감정 정리할 시간을 만들어 주는 건 참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논설문쓰기, 신문읽기, 자기소개서 쓰기
6학년 아이에게 꼭 필요한 3가지 활동이다.
초등적기글쓰기를 통해 글쓰기의 기본을 배운 것도 크지만,
아이의 성장 과정을 미리 알 수 있어 더 도움이 된 것 같다.
책 속에 있는 조언을 토대로 지금부터 아이와 함께 적기글쓰기를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