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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호에 핀 꽃 ㅣ 사거리의 거북이 16
김춘옥 지음 / 청어람주니어 / 2022년 1월
평점 :

올해는 어떤 책으로 우리 아이들의 세상을
넓혀줄까 고민하던 차에
청어람주니어에서 청소년 소설이 발간되어
먼저 읽어보게 되었어요.
제목은 소양호에 핀 꽃입니다.
책표지는 서정적인 느낌이 가득한데요,
책을 읽고 나서 다시 보니
먹먹함이 가득 묻어있더라고요.
특히 저 빨간 꽃이 어머니가 좋아하던 철쭉이라 생각하니
더 가슴이 뭉클해졌어요.

책을 쓰신 분은 <길족이야기>를 쓰신 김춘옥님이세요.
길족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소양호에 핀 꽃도 기대됩니다.

흔히들 '앞길이 구만리'라고 많이 하잖아요?
그 구만리와 무슨 관계가 있는 건가 했는데
전혀 아니었어요.^^;
강원도 인제에 있는 부락 중 하나가 구만리라고 해요.
이 책의 배경이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호수에 잠겨 볼 수 없는 마을이지만
소양댐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사람이 살던 곳이에요.
그곳이 고향인 사람들은 고향이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겠네요.
이 책은 광복이 된 후부터 한국전쟁이 일어나기까지
준태라는 청소년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을 보여줍니다.
그 준태가 지금은 할아버지가 되어 손자에게
매일 밤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주는
'아라비안나이트'같은 느낌을 줍니다.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나 광복을 맞았지만
남과 북이 갈리는 슬픔을 또 겪어야 했던
그 시절 사람들의 처절한 이야기가
10대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집니다.

사진이 비어있는 가계도를 만든 손자 가람이는
할아버지에게서 슬프고 괴로운 옛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왜 증조할아버지와 이산가족이 되었는지,
증조할머니는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할머니와는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 등이요.
어린 손자는 이렇게 가계도를 만들어서
증조할아버지께 선물하려고 합니다.

일제가 모든 것을 지배하던 시절,
준태 아버지는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 집을 떠났습니다.
그 때문에 준태는 어머니와 함께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지요.
준태뿐 아니라 어느 집이라도 다 비슷한 상황이었어요.
일제의 앞잡이가 된 사람을 제외하고는 말이지요.

작은 물고기까지 모조리 잡아가는 이 주사를 보며
사공은 왜놈들이 하는 짓과 똑같다며 분개합니다.
일제 일제지만 그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조선인들도
나쁘긴 매한가지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길거리에서 대한독립만세가 들리고
일본군들이 다 사라집니다.
광복을 맞이하고 마을 사람들은 분개해서 이 주사를 쫓아가
그동안 저질렀던 만행에 대해 대갚음을 해주지요.
그때 준태의 아버지가 나타나 이제부터라도 동포끼리 뭉쳐야 한다고 합니다.
이 주사의 가족은 그렇게 마을을 떠나게 되지요.
준태는 수영도 잘 하고 강단 있는 '난이'를 좋아합니다.
이 주사의 아들인 '승우'도 난이를 좋아하지요.
사춘기 소년소녀들의 삼각관계는 서로 오해를 풀고 이해하며
친구로 남게 됩니다.
마을을 떠나야 하는 승우는 준태에게 난이를 부탁하고,
준태는 그 약속을 지키려 합니다.
아버지가 돌아와서 좋았던 것도 잠시,
다시 나라에 흉흉한 소문이 돌고,
아버지는 준태에게 어머니를 부탁하며 또 사라집니다.
그 뒤로 소식이 끊겨버린 채 할아버지가 되었어요.
그러는 사이
남과 북이 서로 갈라져 마음대로 오갈 수 없게 되고,
그 소양강에서 어머니도 잃고,
난이까지 위험하게 됩니다.
열일곱 준태에게는 참으로 혹독하고 슬픈 현실이었겠어요.
할아버지가 된 준태는 무사히 아버지를 만날 수 있을까요?
아버지를 만난다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요?
어린 시절 사라진 친구 승우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요?
소설 속에 나오는 소양강뿐 아니라
모든 강물은 다 바다로 이어져요.
어차피 우리 모두는 바다에서 만나게 될 텐데
서로 미워하고 싸우며 보내는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 책을 읽고 자란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이 가슴 아픈 역사를 잊지 않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더 이상,
고향을 그리워하는 또 다른 사람들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