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하다 - 이어령 선생과의 마지막 대화
김아타 지음 / 맥스미디어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어령 선생과의 마지막 대화 이어령하다.

 

 

이어령하다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르겠다.

읽는 동안 계속 무언가가 가슴을 울려서 중간부터는 계속 흐느끼며 책을 읽어 나갔다.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는 내가 생각한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이 아니라 많이 실망했었다.

작가 김아타란 사람이 기분이 돼서 선생님과의 관계를 편지 형식으로 보여주는 책이란 생각도 했었고 

이어령 선생님이 유명하니 이런 형식의 책을 쓰면 홍보가 좋으니 이런 걸까!!

여하튼 처음 책에 대해 실망한 나는 작가에 대해 이런 마음도 품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에게 너무 미안해졌고

작가 김아타란 사람에 대해서도 궁금할 정도로 그의 성품이 선생님과 오고 간 이메일에

녹아있었다.

다시 한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책 표지가 정말 압도적이다.

처음엔 좀 무섭기도 하고 왜 표지를 이것으로 택했을까! 의문도 많이 들었지만

책을 읽고 나니 이유도 알겠고 그 깊이도 느낄 수 있었고

처음에 가졌던 무섭다는 느낌보다는 가슴 아프고 숭고하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글, 그림:작가 김아타:1980년대 중반부터 활동을 시작한 대한민국 출신의 세계적인 사진작가이다.
그는 2002년 세계 3대 미술 축제인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한국 사진작가 최초로 한국관 대표 작가로 개인전을 하면서 세계 미술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2006년 6월,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 최고의 사진미술관인 뉴욕의 국제사진센터 ICP에서 3개월간 개인전을 하였다. 같은 해 7월, 뉴욕타임스 리뷰 다음 날 빌 게이츠가 작품을 구입하면서 뉴욕의 전설이 되었다.

그의 이력은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그의 평범하지 않은 예술인으로서의 고통과
그만의 철학을 느낄 수 있었기에 이 책이 더욱더 빛이 났던 것 같다.






 

이 책은 <이어령하다>를 엽니다로 시작해 

1부.................................대화하다.

2부.................................편지하다.

3부.................................아르테논하다

4부.................................얼굴하다.

5부.................................실존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을 여밉니다로 구성되었다.

 

작가 김아타는 새로운 것의 도전 자연이 그림을 그리는 프로젝트, <자연하다>를 하고 있다.

땅속, 바닷속, 자연하는 여러 곳에 캔버스를 세웠다. 그는 <자연하다>는 자연의 본성, 인간의 본능이라 했다.

군의 포 사격장에 캔버스를 세우고 캔버스를 향해 포를 쏘니 캔버스가 산산조각이 났다.

포가 그린 그림이라 했다.

 

"자연에서 죽고 사는 일은 일상입니다. 자연을 구성하는 모든 존재의 본성은 삶과 죽음으로 대별됩니다. 죽지 않고 살 수 없는 곳이 자연입니다. 잠시 살아서 죽고, 죽어서 영원히 사는 곳이 인간의 자연입니다. 자연에서 인간의 본성과 본능을 외면하는 것은 자연을 모독하는 일입니다. 이것이 <자연하다>의 실상입니다"

 

그는 여러 가지 이유로 한국 사진을 망치는 놈이란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 같다.

한국 사회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향이 많다.

작가는 그것을 다름이라 표현했고 한국 사회는 나와 다름을 수용하지 못한다고 했는데

이 부분에 엄청 공감한다.

그는 예술은 '다름'에서 시작돼서 '다름'으로 완성된다고 했다.

이런 철학 자체가 너무 와닿고 평소 나도 공감하는 분분이라 책도 진지하고 깊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2015년 8월 26일 ,

이어령 선생께서 당시 파주 출판 단지에 있던 나의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눈물이 난다.아타 선생은 신의 영역에 도전하고 계시다."

 

선생님은 자연이 그림을 그리는 프로젝트, <자연하다>를 긍정했다. 선생의 긍정은 내가 절망처럼 붙잡고 있었던 <자연하다>에 생명이 되었다. 나는 "부활했다"라고 [백정의 미학]에 썼다.

 

이틀 뒤,

나의 감사의 편지에 선생의 회신이 왔다.

 

"충격과 

어쩌면 질투에 가까운 부러움을 지니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뜻밖에 우리 가까운 곳에 

지적 모험과 영혼의 탐험자들이 있기에 

우리는 절망하다가도 한국을 잊지 못합니다."

 

선생께서 한참을 뒤에 서 있는 서툰 사람에게 마음을 내어 주셨다.(P33~34)

 

 

 

이 부분을 읽고 작가의 희망과 행복이 느껴졌다.

자신의 신념대로 일을 행하다가도 주변이 동조하지 않고

계속 부정적일 때 그런 기간이 오래되고 있을 때 나를 인정하는 단 한 사람이 나타나면 그보다 힘나는 일은 없는 것 같다.

그것도 예술 쪽에서 난해하다면 난해하고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프로젝트를 이어령 선생님 같은 지성인이 인정했다면 난 가슴이 벅차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 같다.

 

 

 

 

 

 

 

작가 김아타와 이어령 선생님 간의 7년의 편지를 담고 있는 이 책의 편지 내용은 

지적, 영적 완성체들 간의 대화 같아 날 것의 단어와 언어를 사용하는 내가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지성인이라면

어른이라면

성숙한 사람이라면

이런 단어와 이런 생각으로 대화를 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나의 작은 마음과 미성숙이 확연하게 드러나 이런 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글을 읽는 내내 너무 아름다운 표현과 성숙함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다시 생각에 잠기기도 한 정말 너무 감정을 움직인 책이다.

 

 

 

 

 

 

 

 

2022년 1월 23일 오전 4:53

 

구슐이라도 꼭 쓰겠습다 먼저 우워 맀다가이제서야 열어보았 니다 전화로 설명드리지요

                                                                                                        -p188

 

글이 눕다.

 

작가는 이어령 선생님의 회신을 보고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말한다.

몸이 눕는 일이 죽음이다.

스스로 몸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삶이 죽음이다.

                                                                     (  P 189)

 

나도 이 대목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한국의 지성인이 이어령 선생님의 글이 눕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상황인지 알기에...

 

마지막으로 작가 김아타의 글로 서평을 마치려고 한다.

너무 좋은 내용과 감성을 울리는 글이 많아 멈추지를 못하겠다.

 

 

 

창조적 인간 이어령

열어놓음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그것이 창조이다.
디지로그, 굴렁쇠, 갓길, 생명자본주의, 모든 것이다.

선생과의 대화는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한 시간, 두 시간, 토씨 하나 버릴 것이 없다.
폭발하는 화산에서 분출하는 마그마는 환상적이다.
통제할 수 없다. 창조의 원형이다.
지성의 상징보다 창조적 인간 이어령에 초점 하는 이유다. 창조적 인간이 아름다운 이유다.

창조적 인간은 다름을 배제하지 않는다.
창조적 인간은 다름에 차이를 두지 않는다.
창조적 인간은 벽이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