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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 식물 -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
안톤 순딘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집 / 2024년 11월
평점 :
'공룡과 같이 숨 쉬던 식물이 우리 곁에 있다는 생각을 하면 정말이지 황홀해서 숨이 막힐 지경이다.(7~8페이지)
어린 시절 봄이 되면 야산으로 고사리 끊으러 가곤 했었다. 어린 고사리는 부드러워 삶고 말려 나물로 먹으면 맛있다. 어른이 되어 고사리를 다시 보게 된 곳은 공원에 조성된 정원과 수목원에서였다. 산에 가면 흔하게 보였던 고사리를 정원과 수목원에 일부러 심었다는 게 신기했다. 이후 양치식물에 관심이 가던 중 알게 된 책이 안톤 순딘의《양치식물》이다.
다 같은 고사리인데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양치식물을 구분하는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은 '잎'을 관찰하는 것이라 한다. 책에 실린 양치식물 사진을 보면서 잎 모양이 다양하다는 걸 알게 됐다. 더불어 양치식물이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됐다. '정원식물, 약재, 염료, 공예품 제작, 가축사료, 지붕재료, 비누재료, 매트리스 속 등등'으로 쓰인다고 한다. 양치식물 잎 모양 디자인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그릇, 커튼, 의자 등에서도 양치식물 디자인이 활용되고 있고 예술작품에도 등장해 흥미로웠다.
《양치식물》내용 중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큰생이가래'에 대한 내용이었다. 번식력이 엄청나고 '전 세계에 사는 이 종의 식물은 유전적으로 동일하다'(64페이지)라는 내용을 읽으면서 김초엽의 《지구 끝 온실》에 나왔던 식물이 생각났다. 그리고 큰생이가래의 엄청난 번식력이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양치식물이 광풍이라 불릴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기 시작한 시기가 빅토리아시대(1837~1901)부터 시작됐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됐다. 이렇게 시작된 양치식물에 대한 관심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작은 화분부터 커다란 식물원까지 양치식물이 키워지고 있다. 다양한 디자인으로도 많이 존재하고 있었는데도 지금까지는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책을 읽고 난 후 다양한 양치식물과 디자인들이 눈에 더 잘 들어올 것 같다. 《양치식물》 이 한 사람의 인식을 확장시켜준 순간이다.
'우리가 정원에서, 집에서 키울 수 있는 양치식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122페이지)
책을 읽고 난 후 가장 궁금한 질문이다. 이러한 궁금증 또한 《양치식물》은 답을 주고 있다. 키울 수 있는 양치식물의 종류와 키우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며칠 천 '테라리움' 수업을 듣고 작은 유리병에 식물을 심었다. 강사님께서 '워드상자'를 설명해주셨는데 책에 워드상자(74페이지)에 대한 내용이 나와 신기하고 반가웠다. 테라리움에 양치식물도 식재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내가 만든 유리병은 크기가 작아 심지 못해 아쉽다.
새로운 것을 안다는 건 인식과 시야를 넓혀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양치식물》을 읽고 난 후 양치식물을 더 자세히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일상에서도 더 주의깊게 바라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