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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의 시간 - mRNA로 세상을 바꾼 커털린 커리코의 삶과 과학
커털린 커리코 지음, 조은영 옮김 / 까치 / 2024년 7월
평점 :
"연구가 research"가 "다시 찾는다 re-search"라는 뜻인 데는 이유가 있었다. 연구자는 그냥 찾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찾는 일을 반복하는 사람이다. 찾고, 찾은 다음에도 또 찾는다. 계속, 계속, 계속해서.(291페이지)
부제 'mRNA로 세상을 바꾼 커털린 커리코의 삶과 과학'에 '삶'이 들어간 이유다. 과학자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하면서 가설을 검증해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세상은 연구비, 학술지 게재, 연구 성과 등등을 통해 과학자의 가치를 평가한다. mRNA의 악명높은 불안정성은 과학자들이 이 연구를 회피하는 이유이고, 연구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이유다. 커털린 커리코는 이러한 분위기에도 굴하지 않고 연구를 계속한다. 녹록치 않은 현실의 벽 앞에서 '내가 지금 여기에서 뭘하고 있는거지'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바로 일어나 연구를 계속했다.
"너는 쿠터토(수색자)가 되었구나."(133페이지)
포기하지 않고 연구를 계속하는 커털린에게 아버지는 '쿠터토'라 말한다. 아직 알려지지 않았거나 검증되지 않은 것들을 찾고, 찾는 과정을 계속하는 쿠터토로의 삶을 선택한 딸을 응원한다.
《돌파의 시간》을 읽기 식작했을 때 자기 일대기? 자기 자랑?인가라는 생각에 잘 읽히지 않았다. 뒷 부분으로 가면서 왜 이렇게 글을 썼는지 이해되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인정 받지 못한 연구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커털린 커리코의 삶의 과정에 있구나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커털린의 삶의 시간이 과학자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고, 그 덕분에 악명높았던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었다. 우리 삶의 일부분을 도려내듯 모든 일상과 관계를 멈추게 했던 코로나 시기는 공포스럽고 암울했다. 처음 백신이 나왔을 때 백신에 대한 수많은 소문이 퍼져나갔고 접종을 주저하게 했다. 하지만 더 심각한 전염 상황에서 두려움을 안고도 백신을 접종했다. 다행히 지금은 백신과 치료제 덕분에 코로나는 감기처럼 가볍게 지나가는 병이 되었다. 우리의 일상을 되찾을 수 있었던 건 커털린 커리코 처럼 계속해서 연구를 멈추지 않았던 과학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훌륭한 과학자가 기존에 알려진 사실로 쉽게 설명되지 않는 현상을 마주하게 되면, 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 밖에 없다. 더 연구하는 것."(287페이지)
지금도 많은 과학자들이 다양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을 것이다. 이 분들 모두가 '유레카'를 외치며 샴페인을 터트릴 수 있기를 빌어본다.
《돌파의 시간》을 읽으면서 과학자 커털린 커리코의 업적 뿐만 아니라 엄마, 아내, 딸 커털린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 좋았다. 커털린은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도 강한 사람이다. 믿음과 가족의 응원과 사랑이 한 여성과학자가 연구를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이었을 거라 믿는다. 나는 현재 무엇을 목표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가를 뒤돌아본다.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세상의 시선과 평가 앞에서 무엇을 포기하고 주저하고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커털린처럼' 세상 앞에서 당당하게 나만의 연구를 계속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아니 노력한다. 현재형으로 적으면 그렇게 될거라 생각해 노력하겠다가 아닌 노력한다로 적는다.
《돌파의 시간》을 읽고 마음에도 백신 접종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