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만든 세계 - 세계사적 텍스트들의 위대한 이야기
마틴 푸크너 지음, 최파일 옮김 / 까치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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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역사는 초서에서부터 보카치오까지, 이런 근대적인 이야기 모음집으로 넘쳐나며, 액자식 이야기 모음집은 고전고대부터 현재까지 죽 이어지는 세계 문학의 위대한 형식 가운데 하나이다.’(180페이지)

‘역사에 대한 유사한 관심이 예수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조사하고, 종교를 역사적인 관점에서 이해하고자 했던 여행가들을 중동으로 이끌었다. 소설가들은 역사소설을 썼고, 사회 현실을 포착하는새로운 다중 플롯 기법을 발전시켰다. 그리고 찰스 다윈은 역사적 사고를 끌어와서 인간의 진화라는 새로운 장대한 이야기를 이끌어냈다. 지금 와서 보면 이 새로운 사고방식은 역사주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그 핵심에는 어떤 이야기가 승리할 것인지를 둘러싼 투쟁이 자리하고 있었다.’(320페이지)

‘역사에 대한 유사한 관심’은 새로운 사고방식인 ‘역사주의’를 이끌어냈고, 이러한 역사주의는 문자의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글이 만든 세계』라는 책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글이 만든 세계』는 ‘문자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시대별로 대표적인 내용을 담아 문자의 변천사를 설명한다. 부제 ‘세계사적 텍스들의 위대한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세계사적으로 의미 있는 인물들과 텍스트를 이야기한다. 글로 쓰인 이야기가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 세계를 만들고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로웠다. 책을 읽는 동안 왕들과 현자들의 일생을 함께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만약 글이 없었다면 우리가 이러한 이야기를 알 수 있었을까? 글이 없었다면 모든 이야기와 역사는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처럼 사라졌을 것이다.

‘문학의 역사에서 영향력 있는 다른 텍스트들은 오랜 세월, 때로는 수백 년이나 수천 년에 걸쳐서 힘을 획득했다.’(320페이지)

문자와 종이의 발명과 인쇄술의 발달로 무형의 생각은 유형의 글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글은 사람들의 생각을 움직여 행동하게 한다. 세상은 그렇게 변해 지금의 우리가 사는 세상이 되었다.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글이 세상에 나올지 알 수 없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의식은 글로 우리에게 전달되고 있다. 책을 읽고 리뷰를 작성하는 이 순간에도 생각은 글로 컴퓨터 화면에서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일리아스, 길가메시 서사시, 성경, 포폴 부 등등등 이러한 이야기들은 아주 오랜 시간을 거쳐 인류에게 전해졌다. 『일리아스』에서 시작된 글쓰기의 역사는 『해리포터』로 이어져 사람들 생각 속으로 스며들었다. 입에서 입으로 이어져 오던 이야기는 글로 쓰여져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고대 그리스 영웅들의 이야기는 현대로 이어져 판타지 속 영웅인 해리포터로 이어졌다. ‘출판의 형태는 옛것과 새것의 기묘한 혼합’(406페이지)라는 말처럼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많은 문학 작품들은 예로부터 전해져 온 많은 문학 작품에서 시작해 사고의 확장과 시대를 반영해 새로운 형태와 내용으로 만들어졌다. 『글이 만든 세계』는 그 긴 시간의 흐름을 우리에게 한 권에 간략하게 전달한다. 지금 읽고 있는 텍스트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이해하기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글로 만들어진 세계는 다시금 변화를 앞두고 있다.(417페이지)

미래에 글로 만들어진 세계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기대된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어쩌면 나의 개인적 바람일 수도 있지만-글로 만들어진 세계는 지금보다 더 다양하게 확장되어서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다. 그러한 세상을 꿈꾸며 ‘글로 만든 세계’ 속으로 다시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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