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3 : 약속 식당 특서 청소년문학 25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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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지키고 싶은 약속이 있었다.’(책 뒷 표지)

누군가와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죽게 된다면?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음 생을 포기하고 약속을 지켜야 하는 상대가 환생한 세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열일곱 살 소년 채우는 보육원에서 설이를 만나 삶의 의미를 찾았다. 하지만 채우는 설이를 지키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설이를 지키려다 죽은 채우는 좋아한다는 말을 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려 다음 생을 포기하고 설이가 환생한 세상으로 내려온다. 설이와 함께 만들었던 음식과 미완성으로 남은 파감로맨스를 만들면서 환생한 설이를 찾는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식당 이름도 약속 식당으로 지었다. 식당을 열고 난 후 찾아온 구동찬을 통해 구주미와 고동미를 알게 된다. 동찬이의 누나 구주미와 주미의 친구였던 고동미가 음식을 먹고 알레르기 증상을 보인다. 친구를 괴롭히고 못된 말을 하는 구주미가 설이일리 없다 생각한 채우는 고동미를 설이의 환생이라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설이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구주미와 고동미를 화해시키는 것이라 생각해 식당의 괴담을 퍼트린 황부장의 실체를 아이들에게 알려준다. 화해한 구주미와 고동미가 식당으로 찾아오고 채우는 마지막 음식을 만든다. 음식을 만드는 채우에게 구주미가 파감로맨스 레시피를 알려준다. 놀란 채우는 파감로맨스를 만들다 손에 남은 도장이 희미해진 것을 확인하고 식당을 나간 후 사라진다. 채우는 다음 생을 포기한 선택을 후회하느냐는 만호의 질문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지금 하는 약속, 죽고 나서는 아무 소용없어.

지금 이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한 약속이 중요한 거야.(228~229페이지)

동찬이는 다음 생에서는 만나지 말자는 누나 주미에게 자신은 누나를 꼭 지킬 것이라 대답한다. 채우는 동찬이와 주미에게 살아가면서 한 약속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많은 약속을 한다. 대부분의 약속은 지키지만 가끔 지키지 못하고 잊어버리는 약속들도 있다. 어떤 약속이든 약속은 지켜야 한다. 살아 있는 동안 지키지 못한 약속을 죽은 후에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그렇다라고 말할 수 없다. 약속을 죽은 후에까지 지켜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음 생을 포기한 왕원장은 환생한 황부장의 악한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선택이 무의미했다는 것을 깨닫고 선택을 후회한다. 채우는 좋아한다는 말을 할 수는 없었지만 설이가 친구와 잘 지낼 수 있도록 화해를 시키고, 사라진 친구에 대한 죄책감을 덜어준다. 좋아한다는 말도 하지 못하고 파감로맨스도 완성하지 못하고 사라져야 했지만 채우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왕원장과 채우는 같은 선택을 했지만, 왕원장은 선택을 후회했고 채우는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채우는 사라지는 순간 만호에게 새로운 생을 달라고 제안할 때 살았던 그 세상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되었다’(239~240페이지)는 말을 꼭 해주라고 부탁한다. 살아 있을 때 한 약속이 중요하고, 살아 있는 동안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채우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라 생각한다. 지금 나는 최선을 다해서 약속을 지키면서 살고 있을까? 나는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대답하고 싶다. 이기적인 나는 지킬 수 없는 약속은 가급적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한 번 한 약속은 지키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내 마음이 편하고자 하는 일이니, 나는 이기적인 사람이다. 나는 앞으로도 이기적인 사람으로 살아갈 것이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니까.

 

약속 식당은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약속에 대한 이야기다. 언니와 오빠의 죽음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던 작가 박현숙의 아버지는 다음 생에 다시 만나 해주지 못했던 것을 해주고 싶다고, 떠나보내면서 그렇게 약속했다’(244페이지)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작가의 엄마는 아버지가 그 약속을 지켰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죽음으로 헤어져야 할 때 해주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서 후회한다. 나는 지금 누구와 어떤 약속을 했는지 생각하면서 책을 읽었다. 만약 내가 죽게 된다면 어떤 사람에게 무엇을 해주지 못해 후회할까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아이들이다. 잘하는 것보다 잘못한 것만 보고 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사랑하면서도 사랑한다는 말보다는 야단치고 잔소리를 하게 된다. 약속 식당은 약속에 대한 이야기지만, 살아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사랑을 표현하면서 살아가라는 말을 하는 것 같았다. ‘다음 생이 있고 없고에 상관없이 이번 생에서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책이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꼭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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