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의 불시착
박소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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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부로 퇴사합니다.’(6페이지)라는 문자만을 보내고 팀의 막내 시준이 회사를 그만둔다. 전화를 걸어 봐도 없는 번호로 나오고 집도 이미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서 아무도 시준이 왜 퇴사를 했는지 알 수 없었다. 퇴사한 시준의 대리인이 찾아온다는 연락을 받은 후 회사는 발칵 뒤집힌다. 모두가 시준에게 어떤 말과 행동을 했는지 문제되는 것은 없는지에 대한 걱정으로 회사 분위기가 어수선해진다. 회사를 찾아온 시준의 대리인은 퇴사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한다.

 

막내 사원 시준은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팀장이 찢어버려 퇴사를 하지 못했고, 결국 대리인을 고용해 퇴사 절차를 마친다. 대리인이 방문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시준에게 했던 부당한 일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시준이 왜 퇴사를 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회사 다닐 때나 상사고 선배지, 그만두면 아무 관계도 아닐 사람들(20페이지)’이라고 말한 강과장의 말처럼 회사를 떠나면 아무 관계도 아닌 타인인 사람들이 왜 그렇게도 갑질을 해대는지 모르겠다. ‘나가면 알게 뭐예요? 말도 제대로 안 섞어줄 동네 아저씨고 모르는 아줌마(20페이지)’일 뿐인데도 직장 내 괴롭힘을 하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막내가 사라졌다는 직장 내 갑질로 인한 괴롭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무 생각 없이 했던 말과 행동이 누군가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다. 모두에게 친절한 민대리가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했던 인신공격성 발언과 업무를 빼준다는 명분으로 자신의 사적인 일을 시켰던 팀장의 행동은 당사자들은 별일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막내 사원 시준에게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시준의 사직서를 수락하지 않았던 팀장이 진지한 건 아니었다고 말할 때 대리인은 주관적인 판단이라고 반박한다. 같은 상황도 받아들이는 것은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갑질을 하는 사람은 그것이 갑질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행동한다. 하지만 당하는 사람에게는 심각한 갑질로 받아들여진다. 수많은 막내 사원 시준과 같은 이들이 직장에 입사하고 힘든 과정을 견디고 있다. 모든 직장인들 역시 막내였던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막내였던 순간을 떠올린다면 직장 내 괴롭힘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강과장의 말처럼 기본 매너를 지키는 직장이 된다면 막내가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재능의 불시착일하는 나를 인정하게끔 만드는, 짠내 나지만 산뜻한 응원을 건네는 여덟 편의 이야기가 실린 단편집이다. 여덟 편 중 막내가 사라졌다을 읽고 난 후 나머지 일곱 편의 이야기도 궁금하다. 박소연 작가는 작품을 통해 수많은 직장인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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