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나, 예리! 특서 청소년문학 22
탁경은 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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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의 아이들은 친구와의 관계와 진로, 성적, 대학 등의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아이들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포기하게 만든다. 어린 시절 많은 꿈을 꾸던 아이들은 어느 순간 꿈이 뭐야?’라는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고 아무런 꿈이 없다고 대답한다. 왜 아이들은 꿈을 말할 수 없게 되었을까?

 

<스키를 타고 싶어>의 민아는 스키 타는 것이 즐거워 스키 선수를 꿈꿨다. 하지만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 실력에 한계를 느끼고 스키를 포기해버린다. 폭설이 내린 겨울 날, 홀로 계신 할머니가 걱정된 민아는 할머니를 찾아 스키를 타고 눈이 쌓인 거리로 나온다. 할머니 집으로 가는 동안 스키를 그만둔 것이 잘한 선택이었는지를 질문하면서 자신이 국가대표와 재능에 대한 무게에 짓눌려 스키를 좋아했던 마음을 외면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즐기면서 스키를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린 민아는 스키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길을 걸어간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거니까. 진짜 귀중한 것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 놓친다면 그건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일일 테니까.’(43페이지)

민아는 소중한 것을 한 번은 놓쳤지만, 두 번은 놓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할머니를 위해 위험한 거리로 나올 용기를 가졌던 민아는 포기했던 스키에 대한 꿈에 도전할 용기를 되찾았다. 나는 어떤 꿈을, 어떤 이유로 포기했을까? 나도 민아처럼 포기했던 꿈을 위해 다시 도전할 용기를 낼 수 있을까? 포기했던 꿈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지금 이 순간 나의 의식 깊이 잠들어 있던 잃어버린 꿈을 꺼내본다.

 

<마구>의 주인공 김민호는 야구선수이고, 포지션은 투수다. 어린 시절부터 야구를 시작한 민호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투수 외에 다른 포지션을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 예측할 수 없는 공을 던지면서 포수가 민호의 공을 받아내지 못한다.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하루 종일 연습하고 야구에 대해 공부를 했지만 민호는 선발투수로 나가지 못했다. 같은 팀 투수 준빈은 재능을 타고난 투수로 많은 연습을 하지 않아도 승리 투수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거친 행동과 욕설을 하고 아이들을 괴롭혔지만 대학 진학을 위해 아무도 준빈의 행동을 막지 못했다. 대학 진학을 결정하는 경기 중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프로팀 계약을 마무리한 준빈은 여유를 부리고 이에 분노한 팀원들은 준빈을 폭행한다. 투수들이 퇴장당한 후 민호가 그라운드에 올라오고, 민호의 아버지 김감독은 작전을 묻는 민호에게 마구처럼 던져, 민호, 너처럼 던지라고’(78페이지) 답한다. 민호는 노력을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을 때 꿈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타고난 재능을 가졌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고 아이들을 괴롭힌 준빈보다는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선발투수로 뛰지 못해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민호에게 더 정이 갔다. <마구>의 민호를 보면서 <스키를 타고 싶어>의 민아가 생각났다. 민호는 한계점에 도달했을 때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갔지만 민아는 한계점 앞에서 포기를 선택했다. 하지만 두 아이 모두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고 최선의 길을 찾으려 노력했다. 최고보다 최선의 선택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스트라이커!>는 낯선 환경에서 처음 축구를 시작하면서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간 혜지의 이야기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머니와 영월에서 살고 있던 혜지는 중학교 때 엄마를 따라 서울로 전학을 와야 했다. 낯선 학교생활로 힘들어 하던 중 시비를 거는 아이들과 싸움이 벌어진다. 교무실로 불려가 혼이 난 혜지를 본 여자 축구부 감독의 제안으로 축구부에 들어간다. 축구부 단원 빛나에게 축구 기술을 배우고 혼자 연습을 하면서 혜지는 가슴 속 분노와 서러움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는다.

제가 왜 축구를 해야 하죠?”(105페이지)

축구를 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 혜지에게 김규석 감독은 불공평한 세상에서 훈련한 만큼 성적이 나오는 축구는 재능이 없어도 노력을 하면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감독은 골을 잘 넣는 센터 포워드를 스트라이커라는 것을 설명하고, 혜지의 포지션을 센터 포워드로 정해준다. 혜지는 첫 번째 축구 경기에서 후반전에 역전승을 거둔 후 이게 축구구나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된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 축구선수로 성장한 혜지는 유명한 여자 축구 선수가 되어 해외 리그에서 활동한다. 경기 중 상대팀 선수의 태클에 당해 다리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재활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 혜지는 처음 축구를 시작한 감천중학교를 방문한다. 여자 축구부 감독으로 있는 친구를 만나 처음 축구를 시작할 때의 혜지와 비슷한 아이를 도와 달라는 친구의 부탁을 받는다. 혜지는 소현에게 축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가 보다 자기 자신이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뒤처질 것이 두려워 운동장에 서는 것이 무섭다는 소현에게 혜지는 열심히 해서 실력이 늘면 칭찬 받을 수 있는 운동장이 공평한 곳이라 말한다. 겁난다 말하는 소현에게 혜지는 운동장으로 가서 죽기 살기로 뛰어보라고 한다. 소현은 용기를 내서 운동장으로 뛰어 들어간다. 혜지와 소현은 갑작스러운 전학으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남들보다 큰 체격으로 인해 차별을 받았다. 축구는 낯선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었고, 인생의 길이 되어준 스포츠다. 이들은 스포츠를 통해 차별을 극복하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

 

<<달고나, 예리!>>의 주인공 예리는 이유를 말할 수 없지만 학교를 자퇴하고 싶다고 말한다. 엄마는 자퇴하고 싶은 이유를 찾아오면 자퇴를 허락하겠다고 말한다. 자퇴를 해야 하는 이유를 고민하던 예리는 수행과제인 1인 방송인을 인터뷰하기 위해 달리고 달리다채널의 유튜버 송하나를 만난다. 전직 영어 과외 선생님이었던 송하나는 유명 강사로 몸을 혹사시키면서 건강이 나빠지고 우울증에 걸렸지만 달리기를 하면서 벗어날 수 있었다. 왕따 문제로 자퇴를 하고 싶어 하던 환희가 달리기를 통해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달리기의 매력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유튜버가 되었다고 한다. 송하나 선생님은 인터뷰를 해주었으니 함께 마라톤 대회를 뛰자고 제안한다. 약속을 한 예리는 마라톤 대회를 위해 달리기를 시작한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달리기를 계속하면서 예리는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게 된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달리기를 하는 동안 몇 번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었지만 계속 달린다. 예리는 미친 듯이 뛰는 심장 박동을 느끼고 뛰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지만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10킬로미터 마라톤 뛰기를 완주한 후 예리는 닉네임을 달리는 고등학생 나예리라는 의미의 ‘DalgoNa’로 바꾼다. 예리는 송하나 선생님 덕분에 달리기라는 세계를 경험하면서 참고 인내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왕따 문제로 자퇴를 고민했던 한희와 예리는 송하나 선생님을 만나 달리기를 시작하고, 성취감과 자신감을 되찾아간다. 달리기를 통해 조금씩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가면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 작가 임지형은 달리기를 하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고 한다. 작가는 청소년들도 자신처럼 달리기의 맛을 알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경험을 글로 썼다. 예리의 변화를 보면서 청소년들이 용기를 얻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달고나, 예리>에 담았다.

 

<LIFEGUARD>의 유지는 엄마를 따라 해변 마을에 도착해 이층 양옥집에서 살게 된다. 유지는 양옥집 남자의 딸인 진희의 방을 몰래 구경한 후 갖고 싶은 물건들이 생겨났다. 시기와 질투의 감정이 생겨났지만 유지는 수영을 하면서 이러한 감정들을 날려 보낸다. 수영은 유지에게 유일한 안식처이자 피난처가 되어주었다. 다시 학교를 가기 위해 교복을 맞추었지만 말수가 줄어가는 엄마의 모습에 불안함을 느낀다. 진희는 유지에게 수영을 배워 혼자서도 바다에서 수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유지는 바다에서 수영을 하는 진희를 보면서 자신이 가장 중요한 것을 가르쳐주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여름이 끝나고 해수욕장이 폐장하던 날 진희의 시체가 바다에서 떠오른다. 유지는 해변에서 물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는 라이프가드가 되었다. 물에 빠진 여자 아이를 구하러 들어간 유지는 자신이 영원히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넓은 방을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LIFEGUARD>는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유지와 유지의 엄마의 말과 행동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알 수 없다. 사람들은 진실된 모습과 말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을까? 작가 마윤제는 사람들이 남에게 절대 보여주지 않는 얼굴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누군가를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선 그 얼굴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이것이 가능할까? 마윤제라는 작가는 알면 알수록 신기한 작가다. 그의 작품을 읽고 있으면 계속해서 수많은 질문들이 머릿속을 떠다닌다. 질문하고 답을 찾고, 또 질문하고 답을 찾게 하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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