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요, 기후가 어떤데요? - 탄소 발자국에 숨은 기후 위기 왜요?
최원형 지음, 김예지 그림 / 동녘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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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을 보러 간다. 비닐 봉투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장바구니를 챙겼지만 장을 본 후 들여다본 장바구니 안은 플라스틱 용기와 비닐 봉투가 가득하다. 방울토마토가 담긴 투명한 플라스틱 용기, 고기가 포장되어 있는 플라스틱 용기와 스티로폼 용기, 파프리카와 사과가 들어 있는 비닐봉투, 과자와 라면 등을 포장하는 비닐봉투,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요구르트와 커피 용기 등등. 모든 생활공간에 플라스틱 제품이 존재한다.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아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생각했다. 그 다음의 대안으로 재활용 쓰레기 용기를 깨끗이 씻고 분리수거를 한다. 텀블러를 사용하고, 쓰지 않는 콘센트 뽑기와 같이 소소한 방법으로 에너지를 절약하고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이렇게 한다고 환경을 지킬 수 있을까? 기업들은 화석연료와 핵연료를 사용해 공장을 돌리고 제품을 끊임없이 만든다. 자동차는 매연을 내뿜으면서 도로를 달린다. 아파트와 공장을 만들기 위해서 또는 광물을 채굴하기 위해 땅을 파헤치고, 밀림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파괴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하는 작은 실천으로 과연 지구 환경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전 세계인 대부분이 사용하는 스마트 폰 평균 교체 주기는 2.7년이다.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20여 가지 광물이 필요하다. 광석을 캐고 가공하기 위해서 화학 약품, 에너지, 물 등을 소비한다. 2020년과 2021년 가뭄으로 비가 거의 오지 않았던 타이완은 주요 경제인 반도체 산업을 위해 한 해 농사를 강제로 쉬게 했다. 메인보드 부품 중 하나인 탄탈럼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광물 콜탄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채굴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쫓겨났다. 콜탄을 피의 다이아몬드라 부르는 이유다. 환경 단체는 전자 기기를 생산하는 기업에 피로 만든 광물은 사용하지 말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플라스틱은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썩지 않는 성질로 인해 플라스틱 쓰레기가 쌓여가고 있다. 섬유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합성 섬유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플라스틱 생산량 가운데 15퍼센트가 합성 섬유를 만드는 데 사용되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해마다 9,200만 톤의 섬유 폐기물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플라스틱의 원료는 원유다. 플라스틱 소비량이 증가하면 온실가스 배출량도 함께 증가한다.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을 줄이고 분리 배출을 통해 모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플라스틱 대용품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종이다. 종이를 사용해도 환경은 파괴된다. 종이를 만들기 위해서 나무를 벌목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축에게 먹일 콩을 재배하기 위해 아마존 열대우림이 불태워졌다.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18퍼센트 정도다. 고기를 운반하기 위해 배출하는 온실가스까지 포함하면 30퍼센트가 넘을 것이라 한다. 가축을 키우기 위해서 지구에서 생산하는 곡물의 3분의 1을 소비한다. 지구에서 이용할 수 있는 토지의 절반이 조금 안 되는 면적이 축산업에 사용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에서는 팜유를 생산하는 팜나무를 심기 위해 숲이 사라지면서 오랑우탄, 피그미 코끼리, 수마트라 호랑이, 나무 원숭이 등이 멸종 위기에 놓였다. 그 지역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사람들도 살던 땅에서 쫓겨났다.

 

2004년 크리스마스 다음 날 인도네시아 휴양지에 쓰나미가 덮쳐 23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서부 앞바다에서 발생한 초대형 지진으로 해일이 육지로 밀려와 피해를 입었다. 인도네시아 아체주가 가장 피해가 컸고, 몰디브는 아체주보다 상대적으로 피해를 덜 입었다. 섬나라 몰디브가 피해를 덜 입었던 이유는 섬 주변에 형성된 맹그로브 숲과 산호초를 잘 보존했기 때문이다. 맹그로브 숲과 산호초는 해일로부터 섬을 막아주는 자연 방파제 역할을 했다. 사람들은 새우 양식장을 만들기 위해 맹그로브 숲을 파괴했고 그로 인해 섬은 쓰나미를 막아줄 방패를 잃었다. 우리가 먹는 식재료는 생산 단계에서부터 유통되는 동안 많은 에너지와 자원이 들어간다. 생산된 식재료는 먼 곳까지 운반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소비하고 이 과정에서 탄소 발자국은 증가한다. 원거리를 이동하는 식재료를 저장하기 위해서 에너지가 또 들어간다. 이런 과정을 거쳐 생산되고 운반된 먹을거리 가운데 3분의 1이 먹기도 전에 버려진다.

 

지구 표면에 닿은 태양에너지의 일부를 반사시켜 우주로 돌려보내던 빙하가 녹으면서 기온이 상승한다. 지난 30년 동안 북극 빙하가 절반으로 줄었다. 빙하가 녹는 속도는 더 빨라지고 해수면 상승으로 남태평양의 섬들은 잠기고, 북극과 남극에서 살아가던 생물들과 사람들은 생존을 위협받는다. 갑작스럽게 녹은 빙하가 마을을 덮쳐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빙하가 녹으면서 지구 온도가 상승해 지구촌 곳곳에서 가뭄, 폭우, 폭설, 폭염등의 이상 기후 현상으로 인한 피해가 계속 늘어가고 있다.

 

20211월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기름을 수송하는 키스톤 파이프라인 건설 허가를 취소한다고 발표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기후 위기에 관해 자주 언급했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도 다시 가입할 것이라 했다. 키스톤 파이프라인은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의 반대에도 원유를 수송하기 위해 한반도 두 배 길이의 송유관을 건설하려고 했었다. 지난 50년간 전 세계 온실가스의 35퍼센트를 화석 연료 기업이 배출했다.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화석 연료 중심의 에너지를 재생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정부도 202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하면서 60개의 석탄 화력발전소를 2034년까지 30기 폐쇄하기로 했다.

 

쓰레기를 재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은 쓰레기 재활용의 대표적인 사례다. 버려지는 현수막을 이용해 에코백을 만들고 화물차의 화물칸을 덮는 방수천은 명품백 프라이탁으로 재탄생한다. 미국 뉴욕의 저스틴 지낙은 2001년부터 뉴욕 거리에서 주운 쓰레기를 아크릴 큐브에 넣어 뉴욕 기념품으로 판매했다. ‘뉴욕의 쓰레기라는 글자가 새겨진 뉴욕의 쓰레기는 특별한 날에 생긴 쓰레기의 경우 한정판으로 100달러에 팔리기도 했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이미 만들어진 쓰레기를 재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무심코 버리려고 했던 쓰레기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자. 그 안에 보물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쓰레기에서 보물을 찾아내고 지구 환경도 지켜낼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탄소발자국이 늘어날수록 지구는 오염되고 환경이 파괴된다. 지구의 기온은 요동치고 여기저기에서 이상 기온 현상이 일어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폭염의 정도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는 한 나라로 끝나지 않고 전 세계 모든 나라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미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더라도 지금부터라도 지구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시작해야 한다. 개개인은 쓰레기 분리배출 등의 작은 행동부터 시작하고, 기업과 국가도 환경을 지키는 정책을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한다. 이대로 계속 환경 파괴를 외면한다면 지금 세대는 물론 다음 세대에게 깨끗한 공기와 물을 남겨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

 

왜요, 기후가 어떤데요?는 환경의 파괴가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구 환경을 지키고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기업과 국가의 노력과 더불어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은 무엇이 있을까를 질문하게 된다. 각 장별로 <함께 토론하기>에 토론 논제가 실려 있어 책을 읽고 함께 토론을 해볼 수 있게 했다. 토론을 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듣고 지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왜요, 기후가 어떤데요?’라는 질문에 여러분은 어떤 대답을 할 것 같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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