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 타오르다
우사미 린 지음, 이소담 옮김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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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 타오르다』는 신인 작가에게 주는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 제164회 수상작이다. 2021년 서점대상 9위에 오르고, 2021년 5월 기준 누적 판매 부수 50만 부를 돌파했다. 『최애, 타오르다』는 연예인을 좋아하는 여고생 아카리의 이야기다. 사람들은 왜 아카리의 이야기에 빠져들었을까?

 

최애가 불타버렸다.(7페이지, 첫 문장)

최애 마사키의 여성 팬 폭행 사건 보도와 함께 아카리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최애를 사랑하는 아카리는 직접 만나는 것은 원치 않고 익명의 팬으로 남고 싶어 한다. 친구 나루미는 최애를 직접 볼 수 없다는 것이 싫어서 최애를 소규모 공연장에서 활동하는 아이돌로 바꾼다.

 

아카리가 처음 최애를 좋아하기 시작한 것은 체육복을 찾다 발견한 <피터 팬> DVD를 발견한 순간부터다. 피터 팬 역의 아이돌 가수로 활동 중인 우에노 마사키를 찾아보고, 그의 눈을 보면서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거대한 에너지가 솟구치는 것을 느끼며 살아 있다는 것’(20페이지)을 떠올리는 순간 아카리의 최애가 정해진다. 최애가 보는 세상을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서 최애가 하는 말과 행동을 해석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최애 우에노 마사키의 여성 팬 폭행 사건이 터진다. 아카리는 최애가 팬을 때렸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지만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한다. 결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계속 최애를 응원하겠다고 마음을 정한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여러 가지 상황이 한꺼번에 몰릴 때 질식할 듯한 느낌이 들어 힘들지만 일할 때마다 최애의 공연과 CD, 굿즈 등을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견딘다. 아카리에게 최애는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존재다. 인기투표 결과 최애가 최하위인 5위라 발표되고 난 후 아카리는 모든 돈과 시간을 최애 덕질에 쏟아 붓는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고등학교 2학년 3월 ‘진급 불가’ 통보를 받고, 유급을 해도 결과가 같을 것이라 생각해 중퇴를 결정한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취업을 하라는 가족들의 압박에 답을 하지 못하는 아카리에게 언니는 혼자 살아보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내놓는다. 그때부터 아카리는 할머니 집에서 홀로 살아간다. 취업을 하려고 했지만 고등학교를 중퇴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해 취업에 계속 실패한다.

 

최애의 라이브 방송이 있던 날, 최애는 팀 해체 소식을 전한다. 팀 해체 기자회견이 열리고 최애는 팀 해체와 함께 연예계 은퇴 소식을 전한다. 아카리에게 최애는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었다. 최애의 은퇴 소식은 삶의 이유가 사라지는 충격을 안겨주었지만, 마지막 콘서트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최애를 보면서 아카리도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응원한다. 혼란스러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최애가 살고 있을 것이라 짐작되는 맨션을 찾아가고, 최애가 혼자가 아닐 것이라 짐작하면서 집으로 돌아온다. 긴 여정을 걸어온 아카리에게 앞으로 살아야 할 또 다른 긴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최애는 사라졌지만 아카리는 삶을 이어갈 것이라 생각한다. 그녀가 면봉 케이스를 바닥에 패대기친 후 다시 주울 때 아카리는 힘겹지만 최애의 부재를 잘 이겨낼 것이라 생각하게 됐다.

 

‘최애가 삶의 일부인 사람이 있고

그런 것을 아예 이해 못하는 사람이 있듯이,

세상에는 다양한 시선이 존재하고

각자의 상식에 맞춰 세상을 인식한다.’

(139페이지, 옮긴이의 말)

아카리가 최애를 좋아하고 덕질을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들은 아카리가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최애를 덕질하는 것에서 원인을 찾으려 한다. 언니처럼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어하는 아카리의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는 나도 최애를 덕질하는 것이 원인이라 생각했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어쩌면 아카리가 무언가에 몰입하고 삶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던 건 최애를 사랑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애가 없었다면 아카리는 무기력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생활을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카리의 최애 덕질을 응원하게 됐다. 최애의 은퇴 소식이 보도되면서 아카리가 혹시라도 잘못되는 건 아닐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아카리는 최애의 마지막을 받아들인다. 면봉 케이스를 집어 던진 후 다시 치우는 모습에서 나는 아카리의 삶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최애의 부재로 힘들어 하겠지만, 그 열정으로 또 다른 최애를 만들거나, 아니면 삶에 에너지를 쏟아 붓거나 할 것이라 생각한다. 옮긴이의 말처럼 세상에는 다양한 시선이 존재한다. 사람마다 좋아하고 몰입하는 것은 다르다. 누군가가 몰입하는 것에 대해 함부로 평가하고 비난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무엇인가에 몰입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존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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