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등 굽은 정원사 - 굽은 소나무, 기근에 허덕이는 백성을 구하다,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최우수상 수상 ㅣ 케이팩션 3
천영미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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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 소나무, 기근에 허덕이는 백성을 구하다’(책 표지)

허욱의 아들이 죽은 다음 해에 손자 허은수가 태어난다. 손이 귀한 집안에 곱추로 태어난 은수는 집안 어른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으로 바르게 성장한다. 장애와 어머니의 죽음에 힘들어하던 은수는 외할아버지가 역모죄인이라는 이유로 혼사길이 막힌 아영과 혼례를 올리고, 이후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게 된다. 아영의 권유로 과거를 치른 은수는 장원급제를 하게 되고, 대신들의 반대에도 왕은 은수를 관리로 등용한다. 왕을 도와 제례를 지내던 중 넘어진 은수를 대신들이 탄핵할 것을 요구하고, 왕은 대신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척 하면서 은수를 궐내 정원을 관리하는 상림원 제조로 삼을 것이라 발표한다. 왕이 은수에게 내린 밀명인 겨울에도 채소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기에 상림원은 최적의 장소였다. 은수는 왕이 자신을 쓰임 있는 사람으로 여겨주는 것에 또 한 번 감동한다.

 

은수의 부인 아영은 역모죄로 모든 가족을 잃은 후 말을 잃은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 친정 식구를 잃은 왕비를 안타까워하던 왕은 아영의 어머니가 같은 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딸의 그림으로 위안을 받고 있다는 말에 왕은 아영을 궁의 다과연에 부른다. 아영의 그림을 본 왕비는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 아영의 매화 그림을 본 후 왕은 왕비의 헌신과 희생에 감사함과 미안함을 느껴 왕비의 식솔들의 근황을 조사하라 명한다.

 

‘약식동원, 의식동원’

-중략-

“매일 우리가 먹는 음식이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 될 수 있다는 뜻”

(101페이지)

궁의 약초를 관리하는 전의감 소속 의관 전순의에게 약초에 대한 지식을 알려준 스승은 음식으로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스승은 약초를 캐고 말리는 일뿐만 아니라 ‘고추, 무, 호박, 씀바귀, 도라지, 깨 등’의 음식재료를 말리는 일을 함께 한다. 그는 약초를 구하기 힘든 백성들에게는 음식이 약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하면서 먹거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의관이 아녀자들이나 하는 먹거리에 대해 연구한다는 이유로 의관들의 비웃음을 샀던 전순의는 우연히 임금과 마주치고 임금에게 ‘약식동원, 의식동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의관 전순의가 적은 기록을 본 왕과 박내관은 재배법과 조리법이 자세하게 적힌 내용을 보고 놀란다.

 

‘네 안의 아름다운 자질을 백성을 위해 사용하라.’(129페이지)

늦은 밤 왕은 허은수, 최아영, 전순의를 궁으로 부른다. ‘꼽추 대감, 아녀자, 천출의관’, 세 사람은 세상의 중심이 아닌 테두리에서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존재들이다. 왕은 이들에게 백성을 위해 추운 겨울에도 식물을 길러낼 수 있는 온실을 만들고, 온실에서 식물과 약초를 키우고, 그 효능을 기록하라 말한다. 아영에게는 식물과 약초의 생김을 그려서 백성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기록하라고 명한다. 왕은 온실을 만들 수 있는 설계를 거의 완성했을 때 은수와 전의관을 탐라로 보낸다. 귤나무와 제주의 흙을 도성으로 옮겨오는 일을 맡겼지만 이면에는 탐라 백성들의 생활을 암행할 임무를 숨기고 파견한다. 탐라를 가고자 하는 안평대군의 청을 거절하지 못한 왕은 안평대군을 은수와 전의관과 함께 탐라로 보낸다. 남자들이 배를 몰고 나가 목숨을 잃으면서 탐라에는 여인들의 수가 더 많다고 한다. 남자의 수가 줄어도 부역은 줄지 않았기 때문에 여인들은 잠녀가 되어 전복, 해삼, 미역, 옥돔 등을 잡아야 했다. 안평대군은 잠녀들을 보면서 삶을 짓누르는 무게에도 가라앉지 않고 떠오르는 생명력에 경이로움을 느낀다. 은수와 전의관은 귤을 진상하기 위해 탐라 백성들이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거짓으로 기재된 귤의 수량을 채워야 하는 탐라 백성들에게 귤나무는 저주받은 나무가 되어버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은수와 전의관, 안평대군은 귤나무를 가지고 한양으로 돌아온다.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귤나무의 원인을 찾던 중 은수는 지렁이를 보고 해결방법을 찾아내고 귤나무는 상림원에 뿌리를 내린다.

 

책읽기를 좋아하는 왕의 가장 큰 근심거리는 오랜 기근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백성들의 고통이다. 백성들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왕은 대신들의 반대에도 백성을 위한 정책을 고민한다. 임금은 대신들에게 기근에 대한 대책을 내놓으라 말하지만, 대신들은 현실성 없는 대안만을 내놓는다. 이조판서가 된 허은수가 백성들이 소나무 껍질을 벗겨 삶아 먹게 하는 방법을 이야기하지만, 대신들은 소나무는 사대부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나무이기 때문에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반대한다. 백성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왕이 노력하는 동안 대신들은 자신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궁의 약재를 빼돌리고, 5년째 이어가던 기근으로 백성들이 힘든 상황에서도 좌의정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연회를 연다. 대신들은 백성들보다 소나무가 죽어나가는 것을 걱정한다. 사대부를 상징하는 소나무의 죽음을 걱정할 뿐 백성들의 어려움을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사대부들은 소나무를 자신들의 나무라 생각하지만, 왕은 소나무를 백성의 나무라 생각해 백성들에게 돌려줄 방법을 찾는다. 백성들에게 소나무를 돌려주기 위해 왕은 뒤틀린 소나무를 재배할 것을 밀명으로 내리고, 은수와 전의관은 안평대군의 비해당에서 몰래 실험 재배를 시작한다. 하지만 결국 비밀은 상림원 별감에 의해 좌의정에게 알려진다. 대신들은 명나라가 천자의 나무인 소나무를 모독한다고 생각할 것을 걱정해 왕의 계획을 무산시키기 위해 상림원을 불태우기로 결정한다. 왕이 강무를 떠났을 때 대신들은 민가에 불을 지르고 화재로 인해 백성들이 많은 피해를 입게 된다. 상림원의 온실과 식물, 자료들 대부분이 불에 타 사라진다. 다행히 화재가 있기 전 아영이 왕비에게 맡겼던 식물 자료는 지킬 수 있었다. 상림원 화재로 좌절하던 은수는 비해당에 심은 소나무 중 굽은 소나무가 자라는 것을 보고 마음을 놓는다. 굽은 소나무를 산에 몰래 심으러 다닌 전의관의 노력은 꽃을 피워 굽은 소나무들이 건강하게 자리 잡기 시작한다.

 

“좋은 것을 백성과 함께 나누며 즐거워하는 것이

진정한 왕도 실현의 근간임을 잊지 말도록 하라.”(323페이지)

왕은 좋은 것을 백성과 함께 나누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왕도 실현이라 말한다. 이를 위해 백성을 위한 나무를 키우게 했고, 백성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인재를 키우고 정책을 시행했다. 명나라를 떠받들고 공맹을 주장하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사대부들의 반대를 누르고 여러 정책을 시행할 수 있었던 힘은 왕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몇 년 동안 이어지던 흉년이 끝나고 풍년 소식이 전해지자 왕은 경회루 옆 초가를 떠나 강녕전으로 돌아온다. 왕은 상림원을 크게 증축하고 그곳을 ‘기근에 대비해 조선 팔도의 모든 씨앗을 보관하고 재배하는 보물창고로 삼을 것’(338페이지)이라 말한다. 은수는 왕에게 조선 땅 곳곳의 수원을 찾아 천방을 개발하고 이용한다면 백성들을 위한 농지 개발이 가능함을 이야기한다. 이를 엿들은 신별감은 이조판서에게 전한다. 모든 것이 왕의 뜻대로 흘러가던 순간, 포쇄 작업을 마친 태조대왕실록에 좀이 슬었다는 보고가 올라온다. 그 일을 이유로 대신들은 허은수에게 죄를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함정임을 알면서도 왕은 이들을 지킬 방법을 찾지 못해 괴로워한다. 은수와 전의관의 말을 전한 안평대군은 이들이 자신들이 하던 일을 계속 할 수 있도록 유배를 보내줄 것을 청했다는 말을 전한다. 왕은 두 사람의 관직을 삭탈하고 온양 땅으로 유배를 보낸다. 왕은 온양 행차를 결정하고 왕과 왕비, 안평대군은 온양으로 향한다. 왕비의 가마 뒤 작은 가마에는 은수의 처 아영이 타고 있었다. 그들은 그리운 이를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났다.

 

‘사람들은 알까?

그들이 손쉽게 베어가는 나무들이

실상은 주어진 생을 살아내기 위해

격렬하게 몸부림치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까? 울창한 숲의 시작은

생을 포기하지 않는

작고 여린 씨앗이라는 것일.’(359페이지)

나무는 주어진 생을 살아내기 위해 격렬하게 몸부림친다. 나라의 백성 또한 생을 살아가기 위해 힘겨운 삶을 몸부림치며 치열하게 살아간다. 숲의 시작이 생을 포기하지 않는 작고 여린 씨앗이듯 한 나라의 시작은 작고 힘없는 백성들이다. 백성들이 생을 포기하지 않고 버텨주기 때문에 왕은 나라를 세우고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 왕(세종)은 그 사실을 잊지 않았다. 힘없고 불쌍한 백성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고통 받지 않고 살아가길 원했던 왕은 백성을 위해 함께 일할 인재를 찾아 곁에 두었다. 공맹사상만을 이야기하면서 백성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위선적인 사대부들의 반대에도 왕은 위민정책을 시행한다. 백성을 사랑하고 뛰어난 인재를 선입견 없이 곁에 둘 줄 알았던 왕의 시대를 살았던 백성들에게 왕은 가장 큰 선물 같은 존재였다. 허은수와 전의관은 왕의 믿음과 지지가 있었기에 자유롭게 자신들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다. 『조선의 등 굽은 정원사』는 백성들이 고통 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꿈꿨던 왕과 신하들의 이야기다.

 

『조선의 등 굽은 정원사』는 <<세종실록>> 18년의 기록에서 기근에 죽어가던 백성이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처벌하지 않은 사건에서 이야기의 아이디어를 얻어 소설로 적었다고 한다. 주인공 중 전순의는 세종, 문종, 세조를 모신 어의로 실존 인물이고, 그의 저서 <<산가요록>>도 실존하는 기록이라고 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농서이자 요리책인 <<산가요록>>은 조리서 부분은 보존되어 있지만, 농서를 기록한 앞부분이 사라졌다고 한다. 천영미 작가는 사라진 농서 부분의 내용을 상상해 굽은 소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설정했다고 한다. 책의 마지막 부분 <용어 해설>에서는 ‘작품 속에 언급된 역사적 사건’과 ‘궁중 행사’, ‘사료’에 대한 간단한 설명(366~371페이지)이 실려 있다. <참고 문헌>(372페이지)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참고한 자료의 출처를 적어놓았다. 책에서 언급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알고 싶을 때 참고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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