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밥 먹여준다면 - 생애 첫 책을 위한 33가지 현장 이야기
이훈희 지음 / 가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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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밥을 먹여준다?’, 생각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다. 좋아하는 대상으로 밥을 먹고 산다는 것은 축복받은 삶이다. 모두가 원하지만 누구나 할 수는 없는 일이라 더 궁금하고 간절하다. 인쇄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했다. 아무나 책을 소유할 수 없었기 때문에 책과 지식은 곧 권력이 되었다. 지식을 독점하는 사람들은 권력의 중심에서 무지한 사람들을 다스렸다. 인쇄술의 발달로 현대에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책이 출판되고 있다. 평생을 읽어도 전 세계 책의 0.0000000000000000000001프로(이보다 더 많은 ‘0’이 붙어야 할지도 모른다)도 읽을 수 없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책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어떤 책은 서가에 꽂혀 있고, 어떤 책은 독자의 기억에서 사라져 파쇄 되어 버려지고 있다. 무엇이 책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일까? 『책이 밥 먹여 준다면』은 책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설명하는 책이다. 그와 더불어 책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

 

<책>

‘자신의 쓰임, 즉 소명을 다한 책, 출판한 목적을 이룬 책, 효과적인 기술을 익히는 것을 도와주는 책, 수십 년의 경험이 들어간 책, 세월을 견디고 오래 살아남은 책’을 좋은 책이라고 한다. ‘과대 포장 된 책, 함량 미달의 정보가 담긴 책,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로 쓴 책, 블로그에 올린 글을 그대로 적은 책, 다른 책이나 논문 자료를 짜깁기해서 만든 책, 함량 미달의 책’은 나쁜 책이다. 대중매체에 노출된 후 베스트셀러가 되어 판매량이 급증한 책을 이상한 책이라 말한다. 드라마 PPL로 등장해 베스트셀러가 된 대표적인 예가 <도깨비>에 나왔던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이다. 이훈희 작가는 책이 이상하다기 보다 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재미있기 때문에 이상한 책이라 적고 있다.

 

많이 읽히는 책은 대중의 욕구를 잘 반영한 책이라 한다. 대중의 소비양상과 욕구를 반영한 당시의 트렌드와 관련된 책이 많이 팔린다. 2000년대 가장 많이 팔린 책들은 ‘시대의 휘발성 있는 트렌드, 남들은 보지 못했던 아픈 상처, 숨기지 못하는 강렬한 욕망’(45페이지)을 담은 책들이었고, 현대 대중문화의 핵심 트렌드는 ‘작품을 통해 아픔을 치유하고 심리적 공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것’(55페이지)이라 한다. 이런 트렌드는 출판계에서도 이어진다. 당시에 출간되는 책의 제목과 내용을 보면 어떤 트렌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첫 목소리를 내는 ‘오리지널리티’(45페이지)가 될 것인가, 아니면 당시에 유행하는 책을 따라 하는 ‘아류’가 될 것인가. 그것은 독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얼마나 빨리 읽어내는지에 따라 나뉜다. 한 해 출판되어 유통되는 책의 40%가 반품되어 파쇄 된다고 한다. 그렇게 많은 양의 책이 폐기된다는 건 상상도 못했던 사실이다. 7만개가 넘는 출판사 중 살아남는 출판사는 6천 곳이 채 되지 않고, 연간 억 단위 순익을 내는 출판사는 상위 0.01%에 불과하다고 한다. 작가가 내는 책이 ‘좋은 책인지, 나쁜 책인지, 이상한 책인지’는 독자가 판단해 줄 것이다. 책은 독자를 위해 존재한다. 독자에게 선택된 책과 출판사는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 상위 0.01%의 출판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책 쓰기>

책은 하나의 콘셉트로 일관성 있게 쓰였을 때 전문성과 내공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책을 구매할 독자를 파악하고, 책의 효능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어떤 책이 인기를 얻었다고 모두가 비슷한 유형의 책을 쓴다면 희소성이 사라져 독자들에게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이훈희 작가는 ‘문학의 사명은 무뎌져 버린 사회의 굳은살을 파 드러내 통증을 느끼게 하고 각성시키는 작업’(68페이지)이라고 말한다. 그런 글을 쓰기 위해서 작가는 사회 현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유행에 따라 가볍게 글을 쓰면 된다는 것은 오만한 착각이다. 독자는 책을 구매할 때 ‘책의 제목, 디자인, 목차, 머리말, 작가의 이력 등’을 보고 선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쓰려고 할 때 글의 탄탄한 문장력과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와 더불어 책의 제목, 디자인, 목차 등을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책이 출판되려면 독자의 마음 이전에 편집장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하기 위해서는 우선 글을 써야 한다. 운동선수가 매일 운동해서 근육을 키우고 관리하듯 글도 매일 쓰는 습관을 들여 글 근육을 만들어야 한다. 생각을 글로 적어봐야 자신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글을 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글을 고쳐 쓰는 퇴고다. 퇴고 할 때 작가들은 익숙한 환경이 아닌 ‘낯선 시각, 다른 환경’으로 들어간 후 원고를 다시 검토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글을 쓰고 난 후 퇴고하는 것은 글을 읽는 독자가 더 쉽게 글을 막힘없이 읽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글을 쓰고 퇴고가지 마친 원고는 출판사에 보내지고 출판사의 선택을 받는다.

 

<출판하기>

2020년에 몇 명의 유명 작가들이 문학상 수상을 거부한 것이 이슈가 되어 기사에 실렸었다. 문학상 주최 측이 ‘출판권 양도’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책을 처음 출간하는 작가들은 이러한 법률적인 지식이 없어 부당한 계약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책이 완성되어 출판되기 위해서 출판사와 작가 간의 계약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저작권이 저작권법으로 보호받기 위해서 출판권 설정계약을 해야 한다는 것을 백희나 작가의 <<구름빵>>’을 사례로 들어 설명한다. 저작권의 종류는 134페이지에 표로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정리해놓았다. ‘출판권설정 표준계약서’(137~146페이지)와 ‘계약서에 넣어야 하는 핵심조항’(147페이지)을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출판사와 계약을 할 때 기본적인 지식은 가지고 있어야 부당한 계약을 막을 수 있다. 출판사에서 원고를 받아주지 않을 때 독립출판으로 책을 내는 경우도 있다.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와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대표적인 1인 출판사(독립출판)가 성공한 예이다. 1인 출판 이외에도 ‘사전에 구매자를 미리 확보하는’ 크라우드 펀딩의 대표적인 예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다. POD는 1인 출판 플랫폼(167페이지)으로 책을 주문제작해서 독자에게 배송한다. 책을 출간하기 위해서는 출판의 과정과 여러 가지 출판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chapter 3에서는 원고가 완성된 후 책을 출판하는 전 과정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를 참고한다면 출판과정에서의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출판하는 사람들>

책은 출판되어 나오는 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걸까? 아니,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 출판이 되었다고 끝은 아니다. 책은 많은 독자가 그 책을 읽어 주어야 한다. 출판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기에 독자에게 책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출판사는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해야 한다. 일주일이란 시간은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새로 출판되어 나온 책에게 일주일은 신간 코너에서 매대로 서가로 반품되어 다시 출판사로 돌아올 정도로 긴 시간이다. 책은 독자가 구매해 줄 때 생명을 이어갈 수 있다. 독자의 눈에 들지 못한 책은 반품되어 폐기된다. 책을 독자에게 알리기 위해 필요한 것이 마케팅이다. <<언어의 온도>> 이기주 작가는 책을 홍보하기 위해 서점들을 직접 방문했다고 한다. 출판사의 에디터는 기획과 편집, 마케팅 등 다양한 출판과 관련된 일을 한다. 에디터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과정과 자질이 필요한지를 적고 있다. chapter 4에서는 마케팅과 1인 출판사, 나홀로 출판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적고 있다. 종이책과 전자책을 비교하고, 미래의 출판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책을 쓰고 싶고 출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해 알려준다.

 

책을 쓰고 싶은가? 출판사의 운영자가 되고 싶은가? 출판사 에디터가 되고 싶은가?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 싶으신가? 출판사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고 싶으신가? 이 책 안에 질문의 답이 들어 있다.

책과 출판에 대해 많은 것이 궁금한 분들께 『책이 밥 먹여 준다면』을 추천한다. 작가는 ‘생애 첫 출판을 준비하고 있는 독자나 출판사 창업 또는 출판사 편집인을 준비하는 청년에게 생각할 지점을 주고 현실적인 준비경로를 밝히기 위해’(290페이지)서 썼다고 말한다. 이 책이 책으로 밥을 먹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 발췌글

23

‘많이 읽힌 책은 우선 좋은 책일 가능성이 높지만, 좋은 책이라고 많이 팔리진 않는다.’

 

32

대중은 어떤 콘텐츠를 원하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35

필자는 그것을 감춰진 대중의 열망이라고 본다. 얼음장 밑에선 강력한 담론으로 역동하고 있는데 표면에서 아직 미미하게 보이는 이슈를 정밀하게 대변하는 작품이 나오면 대중은 열광한다.

 

36

모든 작품은 저자의 의도와 관련 없이 사회적 맥락 아래 읽힌다. 즉 사회적 성격을 가지게 된다. 시대의 변화, 세태의 목소리,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들, 특정 집단의 움직임 등 이 모든 것이 출판의 목적과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37

많이 팔리는 책은 구성원의 결핍이라는 싱크홀과 사회의 욕망이라는 분화구, 이 두 가지를 다룬다.

 

45

시류는 파도와 같아 밀물이 있고 썰물이 있다. 하나의 시류를 다른 트렌드가 덮으며 전진하는 것, 그것이 출판시장이다. 시류를 읽어 유사한 책을 따라 하는 것을 아류라고 한다면, 사람들이 느끼는 결핍감과 사회의 벽을 부딪히는 소리에 반응해 첫 목소리를 내는 건 ‘오리지널리티’다.

 

58

책이 사회의 결핍과 욕망과 문화에 직접적으로 영향 받는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책이 가장 예민한 트렌드 상품 중 하나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65

책을 만드는 일은 하나의 콘셉트로 원고 전체를 관통하며 변주를 통해 울림을 주는 작업이다.

 

76

매일 쓰며 사유방식을 다듬는 건 운동선수가 제 근육을 키워 관리하는 것과 같다. 처음에는 매끄러운 글맛을 찾게 되고 그다음에는 문장과 표현에 집중하게 되지만 완숙해지면 더 깊은 내용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매일의 집필이 선사하는 내공이다.

 

93

퇴고의 목적은 글쓴이의 입장에서 독자의 관점으로 전환해 원고를 재구축하는 것이다. 말하는 방식을 점검하고 ‘낡은 언어’를 더 적합한 ‘언어’로 바꾼다. 고치고 고치다 다른 곳을 보고 돌아와 다시 고치는 것이다. 그리고 타인의 신랄한 지적과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퇴고다. 누가 그랬던가. 퇴고란 “저자 스스로 가장 적대적이고 악랄한 독자가 되어 원고를 찢어발기는 거”이라고.

 

122

자신의 이력에 걸맞은 책의 콘셉트를 만들어내는 것이 책을 구상하는 첫걸음인지도 모르겠다.

 

132~133

저작인격권은 저작자가 자기 작품에 대해 가지는 인격, 정신적 권리를 말한다. -중략- 저작인격권에는 ‘저작권자의 저작물에 대한 동일성 유지권’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중략- 저작인격권은 공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을 포함한다. 공표권 역시 어떤 경우엔 매우 중요하다. 저자가 출판 전에 작품 중 일부가 마음에 안 들어 삭제를 요청했음에도 출판사가 이를 무시하고 강행하면 공표권의 침해로 본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작품을 자신이 죽은 후에도 공표하지 말라고 하는 것 또한 이에 속한다. 성명표시권은 저작물에 이름을 어떻게 표기할 것인가에 대한 권리다. 필명으로 표시할 수도 있고 본명으로, 혹은 아이디를 성명으로 등록할 수도 있다.

 

239

1인 출판사의 성공비결은 다른 시장, 다른 테마다. 즉 출판사의 콘셉트로 경쟁한다. 단순히 책을 좋아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특정 장르에 좁고도 깊은 이해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1인 출판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246

‘서울출판예비학교’의 정식명칭은 ‘한국출판인회의 서울북인스티튜트’(SBI)

- 6개월 교육과정에 798시간 수업 진행

- 국내 67개 대형 출판사의 기부금을 모아 설립한 출판인 양성학교

 

248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평범하지만, 책을 다양한 사회적 시각으로 해부하고 다른 책과의 차별성을 밝히는 사람은 특별하다. 이런 능력은 주로 독후활동을 통해 길러진다. 독후활동으로 ‘요약문 단문 작성, 리뷰+에세이 쓰기, 감상 토론, 디베이트, 유사한 콘셉트의 책 비교하기’를 권한다.

 

248

리뷰와 에세이를 쓰면 자신의 주장이 강화되고, 타인과의 다른 관점으로 사물과 주장을 보는 훈련을 하게 된다.

 

250

같은 주제지만 다른 콘셉트를 가진 책들을 읽고 특징과 차별성을 밝히는 건 에디터에겐 꼭 요구되는 지점이다.

 

253

에디터는 세상 모든 학문을 아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어떤 학문과 이야기가 존재하고 누가 잘하는지를 아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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