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이 그림 여행 - 화가의 집 아틀리에 미술관 길 위에서 만난 예술의 숨결
엄미정 지음 / 모요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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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문가가 아니다. 그림을 좋아하고, 그 중에서도 나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그림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그림의 기준을 정하진 않았다. 그림을 보고 눈이 가고 마음이 찌르르 움직이고 관심이 가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림을 더 오래 바라보게 된다. 다시 보고 또 보고 싶은 그림, 그것이 내가 그림을 보고 그림에 빠지는 이유다. 지극히 주관적인 시선으로 그림을 보고 평가하는 나의 얕은 그림 보기는 그 자체로 힐링의 시간이다. 화가의 그림을 보고 화가의 인생과 그림이 그려진 이야기를 듣고 난 후 그림은 더 가깝게 마음속으로 다가온다.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는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화가가 사랑한 주제나 사물을 새삼 알게 되고 그가 천착한 문제에 동참하면서 어느덧 그의 삶과 작품 세계에 부쩍 가깝게 다가서는 걸 느끼게 된다.”(360페이지)

 

영화를 본 후 영화를 촬영한 현장을 직접 가보면 영화가 더 깊이, 더 가깝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움직이지 않지만 그 안에 수많은 이야기와 화가의 마음을 담은 그림은 영화와는 다른 감동을 안겨준다. 화가가 살았거나 여행을 했던 장소를 직접 다니면서 화가의 흔적을 찾고,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에서 화가의 진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축복이다. 작가 엄미정은 그렇기에 너무나 부러운 축복받은 사람이다. 출판사에 보낸 <예술가의 여행>이란 기획서와 샘플 원고에 대한 출판사의 직접 가보지 않고 쓸 수 없는 책이라는 답을 듣고 난 후 엄미정 작가는 여행을 떠난다. 6주 동안의 그림 여행이탈리아, 네덜란드, 프랑스, 오스트리아를 거쳐 이탈리아, 스페인, 남프랑스, 독일의 미술관과 박물관, 성당, 모네의 집, 클림트의 길, 세잔의 길 등으로 이어진다. 책으로만 보던 그림을 직접 본다는 건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일까? 상상만으로도 짜릿한 전율이 흐른다. 작가의 힘들지만 설레는 여정의 가슴 떨리는 두근거림이 느껴지는 착각마저 든다. ‘내 여행의 동선보다 한 사람의 예술가가 밟아간 자취를 독자들이 오롯이 그려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10페이지)라고 말하는 작가는 그림 여행을 본 독자들이 예술가의 발자취를 그려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 화가가 머문 장소와 마주친 사람들은 화가의 작품의 배경이 되고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여행은 화가와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 생각한다. 후회 없이 그림여행은 직접 갈 수는 없지만 간접적이나마 화가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1<괜찮다, 다 괜찮다>에서는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여행에서 만나게 된 화가 뒤러, 페르메이르, 클림트의 발자취를 소개한다. 2부에서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편으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화가, ‘조토, 앙귀솔라, 카라바조, 엘 그레코의 작품 세계로 안내한다. 3<원하는 건 오로지 빛과 바람뿐>에서는 모네, 고흐, 세잔, 시냐크, 마티스의 삶과 예술의 세계로 안내한다. ‘빛과 바람을 찾아 떠난 이들의 행적을 하나씩 따라가면서 작품과 화가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르네상스 미술 양식을 최초로 알프스 이북으로 들여온 독일 출신 화가 뒤러는 미술 이론서를 집필하고 목판화를 책으로 펴낸 출판업자였다. 뒤러는 알프스를 넘어 베네치아로 첫 번째 이탈리아 여행을 떠난다. 그로부터 10년 후 르네상스를 배우기 위해 두 번째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고, 50세를 앞두고 네덜란드 여행을 떠났다. 뒤러의 길을 따라 뒤러의 그림 속 장소를 찾아가던 길에 길을 잃어 헤매던 작가의 모습을 보면서 길이 어느 정도 정비된 현대에도 이렇게 길을 걷는 것은 힘든데 지금보다 더 열악했을 당시에 뒤러는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이 길을 걸었을까? 뒤러의 <인스부르크성의 뜰> 연작은 도시의 거리와 건물이 보이고 하늘이 배경으로 존재한다.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그림 속 고요함, 고요함 너머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섞여 들리는 듯 착각이 든다면 너무 과한 감상일까? 잠들어 있지만 잠들어 있지 않은 도시, 죽어 있는 듯 보이지만 그 안에 수많은 생명을 품고 있는 도시의 모습은 고요함 너머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는 듯하다.

 

국립미술관, 반 고흐 미술관, 시립미술관이 모여 있는 암스테르담 박물관 광장은 한 곳에서 많은 그림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라 생각한다.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은 십 년에 이르는 개보수 기간을 끝내고 전관을 재개관(52페이지)했고, ‘반 고흐 미술관은 공사 중인데 며칠 후 다시 개관한다(53페이지)’는 내용을 보면서 박물관 개보수 공사 기간을 잘 체크하고 여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턱대고 갔다가 공사 기간이 겹쳐 미술관을 관람할 수 없다면 먼 곳까지 찾아간 의미를 잃게 된다. 여행을 갔을 때 이런 부분들을 미리 체크한다면 더 편리하게 여러 곳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다.

 

델프트에서 태어나 델프트에서 삶을 마친 화가 페르메이르의 작품 중 <진주 귀걸이 소녀>를 가장 먼저 알았다. 엄미정 작가가 여행을 했던 시기에 <진주 귀걸이 소녀>는 해외 전시 중이라 아쉽게도 볼 수 없었다고 한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페르메이르를 모델로 한 인물이 등장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페르메이르의 <델프트 풍경>에 매료된 프루스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보았다’(68페이지)라고 한다. 고전 작품 속 화가들의 이야기를 찾아 읽는 것도 그림을 더 깊이 있게 감상 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클림트의 그림을 보는 여정은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로 이어진다. 클림트의 작품 중 가장 먼저 알게 된 것은 <입맞춤(키스)>이다.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은 것은 그림의 색이었다. 강렬한 두 남녀와 다양한 패턴에 이끌려 작품에 빠져들었다.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클림트의 진품 감상하기이다. 클림트의 진품을 보고 있는 작가의 여행이 배 아플 정도로 부러웠다. 빈 분리파 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는 베토벤의 교향곡을 주제로 한 <베토벤 프리즈>는 더 강렬하게 클림트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 클림트의 작품은 강렬한 이미지로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후회 없이 그림여행은 작품을 보기 위해 미술관이나 성당 등을 방문할 때 어떤 준비 과정이 필요한지를 함께 설명해준다. 예를 들면 조토의 프레스코화가 있는 스크로베니 소성당을 방문하기 전에 사전 예약이 필요하고, 방문 시간 전 15분의 시간은 성당에 입장하기 전 준비 시간이 주어진다.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고 방문한다면 조토의 작품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앙귀솔라는 생소하지만 최초의 세계적인 여성화가라는 타이틀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르네상스 최초의 여성화가 소포니스바 앙귀솔라, 작가는 그림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말하고 있다. 앙귀솔라는 귀족으로 태어나 궁정의 시녀가 되어 왕비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궁정의 초상화가로 성공한다. 앙귀솔라는 라비니아 폰타나, 바르바라 롱기, 레데 갈라치아,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와 같은 여성 화가들의 롤 모델이 되었다.

당신이 있어주어서, 그런 당신을 알게 되어서, 고맙습니다.”(188페이지)

작가는 프라도 미술관에서 개최된 <두 여성 화가의 이야기 : 소포니스바 앙귀솔라와 라비니아 폰타나>(2019년 전시)를 관람한 후 전시 표지판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면서 돌아온다. 작가가 전시회 이후 마음속으로 앙귀솔라에게 고마움을 표했듯이 나도 작가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앙귀솔라라는 화가를 알 수 있게 해주어서 감사하다고. 좋아하는 화가와 작품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고, 또는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행복하게 책을 읽었다. 그 중 가장 감사하고 뜻 깊은 것은 앙귀솔라를 알게 된 것이다.

 

천재적인 재능으로 밑그림 없이도 뛰어난 그림을 완성해 내는 카라바조, 후원자의 지원을 등에 업고 마음대로 살았던 그의 사생활로 인해 그는 젊은 나이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겨우 사면을 받아 로마로 돌아오기 위해 길을 떠난 그는 자신과 다툰 기사의 의뢰를 받은 자객의 공격을 받아 부상을 입고, 겨우 살아남았지만 결국 말라리아에 걸려 생을 마감하게 된다. 빛과 어둠의 대비로 강렬한 그림을 그린 카라바조의 화풍은 이후 많은 화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후원자의 힘을 자신의 힘이라 믿고 오만하게 살았던 화가는 범죄자가 되어 쫓기는 신세가 되어 무슨 생각을 했을까? 카라바조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한 예술가의 서사 영화 한 편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수련을 그린 모네의 정원이 있는 지베르니를 찾아 활짝 핀 수련을 보고 싶다. 지베르니를 찾아가는 버스 안에서 보이는 풍경을 보면서 모네의 <지베르니 들판>, <지베르니의 건초 더미>를 떠올렸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림 속 장소를 직접 본다는 것은 신기하고 흥분되는 일이다. 모네가 매혹되었던 지베르니의 물그림자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다. 모네의 <수련> 연작은 클림트의 <키스>와 함께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그림 중 하나다. 오랑주리 미술관의 모네 전시실(1실과 2, 302~303페이지)은 사진으로 봐도 압도적이다. 직접 본다면 심장이 미친 듯이 두근거릴 것 같다.

 

폴 시냐크는 조르주 쇠라의 작품에 매료된 후 점묘법 작품을 찾아보다 자연스럽게 알게 된 화가다. 젊은 나이에 요절한 쇠라의 점묘법을 나와 같은 일반인도 알게 된 것은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화가들을 만나고, 논문을 통해 점묘법을 홍보한 시냐크의 노력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냐크에게 미안해해야 할지도 모른다’(365페이지)에서 말하는 것처럼 점묘법하면 쇠라만을 알고 있었던 나 또한 시냐크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냐크를 다시 기억할 수 있게 해준 작가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폴 시냐크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서 소개한 앙리 에드몽 크로스의 <황금의 섬, 예르 제도>’(370페이지)를 봤다. <황금의 섬, 예르 제도>는 작은 페이지 안에 더 작은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끌어당기는 그림이다. 황금빛 모래 알갱이와 바다로 퍼지는 빛 알갱이들과 수평선 너머 멀리 보이는 섬으로 지고 있는지 혹은 뜨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태양의 끝자락이 보인다. 코로나로 여행을 자유롭게 다닐 수 없는 지금의 나에게 황금빛으로 물든 바다는 바다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그림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바다를 본 듯해서 기분이 좋아진다.

 

한 화가의 작품을 보기 위한 여행은 나라와 나라를 이동하거나 도시와 도시를 이동하게 한다. 한 도시 안에서 성당과 교회로 갔다가 미술관을 방문하기도 하면서 한 사람의 작품을 감상한다. 각각의 작품은 화가가 여러 후원자를 만나거나 여행을 하면서 그렸기 때문에 혹은 작품을 구매하거나 기부 받았던 사람이나 기관의 위치에 따라 작품이 전시된 곳은 여러 곳으로 분산되기도 한다. 네덜란드의 크뢸러뮐러 미술관에는 고흐의 작품이 여러 작품 모여 있지만 고흐의 전 작품이 이곳에 전시되어 있지는 않다. 고흐의 다른 작품을 보기 위해서는 또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나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엄미정 작가의 그림 여행은 긴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품고 이어질 수 있었다.

 

그림을 보고 있다 보면 원작을 직접 눈앞에서 원하는 순간마다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권력과 부를 가진 사람들이 예술품 수집에 열을 올린 이유도 이해가 된다. 보르게세 추기경이 숙부 교황 바오로 5세의 위세를 내세워 라파엘로의 <그리스도의 매장>을 빼돌리고 카라바조의 작품 <과일 바구니를 든 소년><병든 바쿠스>를 세금 대신 몰수한 이유도 충분히 납득이 된다. 그렇다고 비도덕적인 행동까지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눈에 아른거리는 작품은 도록을 통해 본다 해도 원본의 강렬함을 재현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후원자들이 예술가를 후원하고 작품 수집에 몰두했을 것이다. 단순히 작품만을 설명하지 않고, 화가와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를 읽어 나가다 보니 그 작품과 예술가가 더 궁금해진다.

 

좋아하는 화가 클림트의 길을 따라 가 보았고, 처음 알게 된 여성화가 앙귀솔라에 대해 알게 된 것만으로도 나에게 이 책은 아주 귀한 책이다. 전문적인 미술 이론과 여행 에피소드를 함께 소개해주어 더 쉽고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었다. 화가를 알고 싶거나 그림을 보고 그림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은 분, 코로나 종식 후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 역사적인 유적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은 분, 더 깊이 있는 교양을 쌓고 싶으신 분 등등의 모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책을 읽고 난 후 엄미정 작가의 다음 책이 기다려진다. 다음 책이 나오기 전에 엄미정 작가의 번역서들을 먼저 읽어 보고 싶다. 작가의 뛰어난 필력 덕분에 읽는 동안 책이 안내하는 세계로 깊이 빠져들 수 있었다.

 

 

발췌글

46~47

왕성한 호기심으로 걸음마다 마주친 여성들의 복식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았으며, 신기한 동물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한걸음에 달려가길 주저하지 않았던 화가. 마치 오늘날의 여행자들처럼 그는 하루하루 빵 값과 팁, 숙박료까지 꼼꼼하게 금전출납부에 기록했으며, 지나치는 도시의 인상을 한두 줄로 간략히 적고 재빨리 스케치하곤 했다. 뒤러에게 길은 곧 또 다른 세계로 이어지는 통로였으며, 하루에도 몇십 킬리미터를 걷는 고행은 새로운 사유로 이어지는 여정이었다.

 

85

그의 일상은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의 표정을 관찰하고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빛의 색채를 구별하는 과정이었다. 어디로도 떠날 수 없었던 대식구의 가장. 기껏해야 덴하그에 갔다 오는 것이 여행의 전부였던 화가. 페르메이르가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아마도 캔버스 속 그 어디였을지도 모른다.

 

88

여행은 난생처음 가보는 곳도 새로워서 좋지만, 갔던 곳을 다시 가보는 것도 꽤 즐겁다.

 

90

세기말 오스트리아 빈의 불안과 혼돈, 에로티시즘과 욕망을 탁월하게 형상화한 거장 구스타프 클림트에게도 풍경은 위로였으며 자연은 휴식의 다른 말이었다. 그의 풍경화에는 자연에서 느낀 기쁨과 평화, 일체감이 담겨 있다.

 

104~105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문화예술의 도시 빈에서 박물관 지구가 써내려갈 미래는 또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149

백조의 노래(예술가들의 마지막 작품을 상징)

 

160

우연히 손에 넣은 책의 지은이에 매혹되어 홀연히 떠났던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라이문트 그레고리우스가 된 기분이었다. 그는 자기의 삶과는 완전히 달랐고 자기와는 다른 논리를 지녔던 어떤 한 사람을 알고 이해하는 것이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일까. 이게 가능할까라고 자신에게 묻는다. 앙귀솔라의 그림을 보게 되면,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될까······.

 

265

건축물에 여러 재료의 다양한 빛을 끌어들이는 바로크의 특징은 이탈리아와 다를 바 없지만, 스페인의 바로크는 장대하면서도 보다 섬세하게 감정을 자극한다.

 

271

톨레도에서 엘 그레코의 작품을 본 카잔차키스처럼 예술작품을 보면서 모든 것, 인간과 짐승, 미래와 과거, 삶과 죽음이 하나라는 사실을 어느덧 깨달았기 때문이다.

 

292

초록 이파리를 바탕처럼 깔고 빨강, 노랑, 주황, 보라, 흰색의 꽃들이 자유롭게 나부끼며 화려한 페르시아 융단처럼 잘 직조된 조화를 이룬다. -중략- 모네는 이 놀라운 정원을 손수 일구고 가꾼 총감독이었다. -중략- 색채 구도에 따라 식물 배치를 변경하고 항상 푸른 잎이 시들지 않도록 온갖 정성을 쏟았다. 그리고 이 정원을 여러 작품으로도 남겼다.

 

328

화가들이 세상을 그린다고 하지만, 때로는 그들이 그린 그림이 현실을 창조하기도 한다.

 

357

세잔에게 풍경은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역사이자 지구의 첫 날이며 온 우주였을지 모른다. 그는 평생 길 위의 화가로 살았고, 그의 예술은 새 시대 새로운 미술의 길이 되었다.

 

397

결국 중요한 것은 오직 하나다. 작품에 매진해야 한다. 특히 나중을 계산하지 않고 전적으로 작품에 자신을 던져햐 한다. 그래야 작품에 화가의 존재 전체가 담긴다.’(잭 플램, <<마티스 회고전>>)

 

414

살다 보면 가끔 가보고 싶었던 곳을 정말 우연한 기회에 가게 되는 행운과 마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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