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그릇 - 돈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법
이즈미 마사토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부자란 어떤 기준을 넘어설 때 부자라고 할 수 있을까? 제목처럼 부자의 그릇이 따로 있을까? 책을 읽기 전 제목을 본 후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이다. 사람은 누구나 부자를 꿈꾼다. 나 또한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부자의 그릇이란 무엇인지 궁금했다. 이즈미 마사토의 경험을 소설 형식으로 써내려간 부자의 그릇은 나에게 어떤 답을 줄 것인지 궁금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사업에 실패한 남자에게 자신을 조커라 소개하는 노인이 말을 걸어오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남자는 왜 사업에 실패했고, 노인은 무슨 이유로 남자에게 말을 걸어왔는지에 대한 답을 함께 찾아가보자.

 

백화점 앞 분수 광장 앞에 앉아 있는 남자는 3년 전, 이 광장을 처음 알게 됐다. 관심 없이 스쳐 지나가던 광장을 지금 현재, 남자는 벤치에 앉아 사소한 것들까지 관찰한다. 3년 전 남자는 시간은 없었지만 돈은 있었고, 현재는 시간은 많지만 돈이 없다. 돈이 없는 것을 넘어 빚이 3억 원이나 된다. 음료수를 마시고 싶지만 100원이 모자라 낙담한 남자에게 한 노인이 100원을 건넨다. 자동판매기에 돈을 넣고 음료수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노인이 정말 이걸로 할텐가?(16페이지)’라 묻는다. 노인의 질문과 고개를 숙여보라는 말에 기분 나빴지만 참고 깊이 고개를 숙인 순간 남자는 노인이 왜 고개를 숙이라 했는지 깨닫는다. 따뜻한 밀크티를 마시고 싶었는데 급하게 서두르느라 차가운 밀크티 버튼을 누를 뻔 했던 것이다. 노인과 헤어지는 남자에게 노인은 성공하면 100원을 다시 돌려달라고 말한다. 남자는 1000만원으로 돌려주겠다 우기고 이에 노인은 그래서 남자가 망했던 것이라 말한다. 노인은 자신을 조커라고 소개한다. 노인(조커)은 사람들이 돈을 쓰는 것을 선택할 때 지금이 바로 사야 할 때라는 것으로 스스로를 납득시켜 자신이 올바른 선택을 했다는 만족감과 안도감을 느끼려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돈이 없을 때 판단력이 흐려져 급하게 돈을 쓰려고 한다. 조커는 사람마다 다룰 수 있는 돈의 크기가 있다고 말한다. 그 크기에 맞지 않은 돈을 가지고 있을 때 파산하게 되는 사례로 은퇴 후의 스포츠 스타들의 재정 상태를 들고 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크기를 초과한 돈이 들어오면 돈이 없을 때처럼 여유가 없어지고 판단력이 흐려진다는 것이다. 돈은 너무 없어도 또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아도 사람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드는 것 같다. 거액의 복권 당첨자 대부분이 많은 돈을 모두 탕진하고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것도 이 때문이라 생각된다.

 

노인(남자의 조커)은 남자에게 신용을 얻어야 돈도 함께 얻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 신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남자는 자신을 믿고 돈을 빌려줬던 친구들의 믿음을 배신하고 자신의 처지만을 한탄했던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본다. 친구들의 신용을 저버린 남자는 자신 스스로도 믿을 수 없게 된 상태다. 남자는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왔다는 노인에게 자신이 실패했던 일에 대해 털어놓는다. 남자(에이스케)는 지방 은행에 다니는 은행원으로 심사와 업무를 보았었다. 은행에 있을 때 남자는 파산해가는 공장을 살리기 위해 찾아오는 소규모 공장 사장들이 그 와중에도 벤츠를 타고 오는 모습을 한심하게 생각했었다.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도전하지 못하고 은행원으로 살아가던 남자에게 학창시절 친구가 찾아온다. 친구는 남자(에이스케)에게 함께 투자해 사업을 하자고 제안한다. 남자는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의무감에 망설이지만 사업을 시작하기 전 친구에게 대출금 없이 사업을 시작하자는 조건을 걸고 제안을 받아들인다. 주먹밥 사업은 히트 상품을 출시한 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사업이 성공하자 처음에 마음먹었던 자기 자본으로만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은행에 대출을 받아 사업을 확장한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생각했던 마음은 사업이 커질수록 가족에게 점점 소홀해지게 만들었다. 노인은 자네가 애당초 왜 사업을 시작하려고 했는지를 돌이켜볼 필요가 있었을 거야(164페이지)’라고 말한다.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면서 남자는 사업을 시작할 때의 처음의 마음가짐과 여유를 잃어버리게 된다. 결국 함께 사업을 시작했던 사업파트너를 잃게 되고 결국 사업은 빚만 남긴 채 실패한다. 사업에 만 매달렸던 남자는 가족을 챙기지 못했고 결국 아내와 헤어지게 된다. 노인은 남자가 돈에 휘둘려 실패했지만 이 경험이 돈의 그릇을 키워준 귀중한 재산이라 말한다. 남자는 딸이 수술을 받는 날이라는 노인의 말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가 아내와 수술을 마치고 나온 딸을 만난다. 그때 남자에게 쪽지가 전해지고, 쪽지를 읽은 후 노인의 정체가 사업가이고, 딸과 병원에서 만나 사연을 듣고 남자를 도와주기 위해 찾아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노인의 도움으로 직장을 얻은 남자는 빚을 갚아가면서 도전을 계속하게 된다.

 

저자 이즈미 마사토는 돈의 본질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소설 형식을 빌어 자신이 사업에 실패했던 경험을 전달하고 있다. 돈은 막연하게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만 있었다. 하지만 돈이 주어졌을 때 내가 그 돈을 다룰 수 있는 그릇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와 비슷하게 부자가 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그 전에 자신의 그릇을 키워야 한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한다. 부자의 그릇은 돈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보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은 돈의 본질을 알고, 자신이 갖고 있는 부자의 그릇을 키울 수 있도록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발췌글

9(첫 문장)

어느 늦은 가을날, 오후 4시가 지나니, 태양이 저물어가면서 세상을 점점 붉게 물들였다.

 

31

돈이란 건 말이지, 참 신기한 물건이야. 사람은 그걸 가진 순간에 선택해야 돼. 쓸까 말까, 쓴다면 언제 무엇에 쓸까?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생각을 안 하고 충동적으로 써버리지. 지금 필요하니까 지금 쓰는 거야.

 

32

인간이 돈 때문에 저지르는 실수 중 90퍼센트는 잘못된 타이밍과 선택으로 인해 일어난다네.

 

34

지금이 바로 사야 할 때라는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어. 첫 번째는 고객이 상품을 원하므로 지금이 사야 할 때’, 두 번째는 사회적 흐름이나 분위기로 볼 때 적절한 타이밍이므로 지금이 사야 할 때라는 뜻이지.

 

37

여유가 없는 상태, 즉 돈이 없는 상태가 되면 사람들의 판단력은 더 흐려져. 모든 걸 자기에게 유리한 대로 해석하려 들지. 머리로 냉철하게 생각하지 않고 말이야. 그리고 조금 전의 자네처럼 서둘러서 돈을 쓰려고 하지.

 

38

인간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돈을 가지고 있으면 반드시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는 거지.

 

56

돈이 만능은 아니지. 하지만 돈을 다루는 방법을 바꾸면, 인생도 바꿀 수 있어.

 

108

가치를 분별하는 힘이란, 상대방이나 물건을 신용할 수 있는지를 분별하는 힘을 의미해. , 이 또한 안과 밖이라 할 수 있어. 내가 신용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나 물건을 믿을 수 있는지 분별하는 힘도 중요하거든.

 

196

자네는 특별히 멍청하지 않아. 돈에 지나치게 휘둘렸을 뿐이야. 그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함정과도 같지. 어느 정도의 돈에 만족하는 건 어려운 일이거든. 돈은 가질수록 더 가지고 싶어지는 법이야.

 

219

돈을 어떻게 쓰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습관, 라이프스타일, 취미와 취향 등을 모두 알 수 있다. -중략- 돈이란 개인의 사고와 행동의 결과가 그대로 드러난 산물이다. 당연히 우리의 사고방식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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